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뉴질랜드 해외취업 성공기

공유
0

뉴질랜드 해외취업 성공기

- 해외취업의 문, 끈기를 가지고 두드리면 기회 찾아와 -

- 현지 경험을 쌓기 위한 첫걸음, 어렵지만 과감한 도전 필요 -




KOTRA 오클랜드무역관은 최근 뉴질랜드에서 취업에 성공한 이정수씨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정수씨는 한국에서의 직장 경험 없이, 뉴질랜드 대학교에서 공부를 한 후 현지 공공기관 계약직을 거쳐, 현지 전자제품 판매법인의 영업관리부서에 정규직으로 취업한 보기 드문 케이스이다. 이제 이정수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만의 현지 취업 노하우를 살펴보고자 한다.



해외 취업에 대한 꿈 그리고 힘들었던 첫번째 도전은 어땠는지요?




이제는 누구나 해외에서의 취업을 한번쯤 꿈꿔보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제가 첫발을 내딛은 곳은 뉴질랜드 제일의 경제도시인 오클랜드입니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전공이긴 하지만, 오클랜드 대학교에서 논리계산학(Logic and Computation)과 철학(Philosophy)을 전공했습니다. 데이터 분석에 대한 관심이 많아 관련 분야로의 취업을 생각하며 따로 자료 분석기법 등을 많이 공부 했었습니다.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뉴질랜드에서도 사회경험이 없는 대학졸업생을 데이터 분석가 (Data Analyst)로 받아 주는 직장은 많지 않습니다. 저도 다른 해외취업준비생과 같이 여러 기업들에게 이력서를 제출하고 인터뷰를 기다렸지만 답변은 오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좌절하기도 하고 힘든 그런 일상이 반복되는 한마디로 앞이 않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뉴질랜드에는 한국의 대졸 공개 채용과 같은 프로그램이 없나요?


한국에서는 많은 대기업들이 대학졸업생들을 대상으로 공개채용을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육성하는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뉴질랜드에는 그런 큰 대기업들이 많지 않습니다. 낙농식품가공회사로 유명한 폰테라, IT시스템통합 회사인 Datacom, 이동통신 사업자인 보다폰NZ과 스파크와 같은 회사가 있지만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공개채용과 유사한 졸업생 전형(Graduate Program)이 있지만 채용 규모가 작고,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는 상황입니다. 이마저도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이 취소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곳 뉴질랜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난은 심각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업들은 이미 숙련된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검증된 직무 경험(Work Experience)이 있는 경력자들을 선호하지, 비용을 들여 신입사원들을 육성하는 것에는 인색한 것 같습니다.


이런 좁은 해외 취업의 문을 어떻게 여실 수 있었는지요?


휴먼네트워크(Human Network)라고 요즘 주위에서 말을 많이 해요. 주변 사람들의 취업 동향과 최근 기업들의 채용 공고 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적교류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발이 넓지 않아서 이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본기에 충실하려고 꾸준히 노력했고, 설령 실패하는 과정가운데서도 얻어 지는 것이 있다는 믿음으로 현지 사회경험을 쌓기 위해 힘썼던 것 같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주택 렌트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어떤 일이든 시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파트타임 일을 하면서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찾는 일을 병행했습니다.

시행착오를 많이 경험했던 부분은 이력서 작성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가능한 나를 많이 알리자는 목표로 이력서 템플릿에 많은 내용을 일단 채우자는 식으로 접근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력서를 여러 곳에 비슷한 회사에 일단 많이 내보자는 식이었는데, 역시나 회사로부터 아무런 답도 얻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런 식으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왜 내 이력서에 관심이 없을까?” 고민에 고민을 하던 차에 내가 선택 받지 못했다는 건 그 회사 입장에서 내가 필요한 인재가 아니라는 건데, 그렇다면 뭐가 문제인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백지에서 이력서를 써보기로 했고, 대신 저의 관점이 아니라 회사관점에서 필요한 인재상을 생각하며 이력서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회사에 대해서 먼저 정확히 이해를 해야 했습니다. 결국 지원하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무슨 역할을 하는 사람을 채용 하려는지, 지원하는 회사를 꼼꼼히 분석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회사의 업력 그리고 주요 사업영역, 최근 뉴스 등을 충분히 훑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채용공고 상의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를 상세히 들여 보면서, 회사가 필요한 기술과 역량이 무엇인지 꼼꼼히 검토하고 저의 역량을 하나하나 매칭하였습니다. 결국 새로운 이력서를 통해 회사의 요구사항과 제가 가진 역량을 잘 매칭하면서 점차 기업들의 관심도가 올라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지인을 통해 전해들은 이력서 작성 팁이 있습니다. 현지인들이 이력서를 작성할 때는 책 한권을 읽었더라도 그 것이 회사에서 요구하는 특정 직무나 기술에 관련된 것이라면, 그 부분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통상 한국에서는 학교에서 오랜 기간 배운 지식이나 사회경험을 통해 습득한 기술일 경우 이력서에 한 줄 올릴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경쟁자인 현지인들은 관련분야에 작은 경험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너무 소극적으로 자신의 경력을 어필하다 보면, 이력서 검토과정에서 현지인들과 비교할 때 상대 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역량이 과소 평가 될 수 있음을 염두 해 두셔야 합니다.

이런 이력서 준비과정은 결국 성공적인 인터뷰와도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미 이력서 준비를 해 회사에 대한 정보 채용 직무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되어 있기 때문에 실무인터뷰에도 한층 더 자신감 있게 나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고려한 이력서 작성은 기본 중에 기본이라는 걸 깨닫고 나서야 힘겨운 해외취업의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급한 마음으로 무조건 많은 이력서를 보내보자 라는 식의 접근 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확률을 높여나가는 방식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과 뉴질랜드 회사의 근무환경과 문화적 차이는 없는지?


저는 한국으로 치면 영업관리(Sales&Finace Analyst)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영업에 필요한 프로모션 관리, 예산 관리가 주요업무지만 매출 및 손익 분석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처음 입사해서 3개월은 회사가 새로 입사한 직원에게 일하기 위한 방법들을 알려주는 시기로 보시면 됩니다. 물론 역량이 뛰어나 분들은 이기간에 이미 실무를 병행하면서 성과를 내시는 분들도 있지만, 보통 해당 기간 동안 회사의 일하는 방식에 최대한 익숙해 지고 향후 성과를 내기 위한 준비 기간을 가지신다 생각하면 됩니다. 요즘에는 회사 내부 프로세스들이 IT시스템을 통해 운영되기 때문에 그런 시스템 사용에 익숙해지는 것도 매우 중요 했던 것 같습니다.

영업 지원부서에서 근무하다 보니 매출과 손익 관리가 가장 중요한 업무입니다. 그래서 인지 책임감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보통 9시부터 5시까지가 근무시간이고 필요에 따라서 영업 마감과 같이 일정 내에 처리할 일들이 있을 때는 늦게까지도 일을 하곤 합니다. 점차 주변 동료들과 친해 지면서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었고, 지금은 전우애 같은 끈끈한 정도 생겼습니다. 인원이 많지 않은 기업이라 여러가지 일을 분담해서 해야 하기 때문에 직장 동료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동료들과 자주 이야기 할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또 서로 배려하다 보면 어느새 제가 이들과 같은 회사의 구성원이 되었구나 하고 느끼는 시기가 왔던 것 같습니다.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국내 청년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국내에서도 취업하기 어려운 상황에 해외에서 취업을 준비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 언어의 장벽,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비자(VISA) 문제 등 취업에 대한 고민 말고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저는 좌절할 때마다 “첫술에 배부르랴” 라는 속담을 자주 떠올렸습니다. 현지에서 태어나고 또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에 서 공부한 현지인들도 어려운 취직을, 외국에서 온 제가 한번에 원하는 직업을 얻을 수 있다는 건 좀 이기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원하지 않은 자리일 수 있지만, 영어공부를 위해서든, 기술과 사회경험을 얻기 위해서든 과감하게 첫발을 내딛는게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그곳에서 꾸준히 일하고 경험을 쌓다 보면 기회가 만들어지고 또 그 기회로 한발 더 도약하고 또 어느새 내가 원하는 곳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한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자면, 먼 해외로 출발 하기 전에, 꼭 본인이 정말 해외 취업을 원하는지, 각오가 되었는지 충분한 고민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일단 가서 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보다는 준비 할 수 있는 것은 한국에서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특히 IT와 관련한 자격증들은 구제적으로도 공인해 주는 자격증들이 많다고 합니다. 현지에서 이런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아무래도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능하면 이런 것들은 미리 취득해서 오시면 훨씬 유리할 것이라 생각되고, 영어도 어느정도 기본기를 만들어 오시면, 현지적응과 더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지금의 정규직(Permanent Job)이 되기까지 이곳 대학을 졸업하고 2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사이 정말 다양한 사회 경험을 해보았습니다. 주변에서도 한번에 본인이 목표로 하는 직장에 취직하는 분들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산을 오른다는 느낌으로 한발, 한발 작은 경험들을 축적 하다 보면 원하는 자리까지 올라 가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이 원고는 해외취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으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