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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관의 배신, 투자자 불신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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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관의 배신, 투자자 불신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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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해 금융증권부 팀장
주식시장의 공공의 적은 누굴까? 아마 외국인 투자자를 떠올렸다면 요즘 주식을 하지 않는 투자자임에 틀림없다. 요즘 수급을 보면 외국인은 양반이다. 이달만 놓고 보면 외국인은 약 7428억 원을 내다팔았다. 전체 순매도 기조를 유지했으나 그 강도는 무섭지 않다.

골치덩어리는 기관투자자다. 같은 기간 기관은 무려 4조4264억 원치를 내다팔았다. 순매수에 나선 시기도 14일, 24일, 25일 사흘밖에 않다. 겨우 기지개를 펴는 증시에 재를 뿌리는 문제아라는 것이다. 개인투자자가 이 매물들을 받으며 힘겹게 증시를 받치고 있다.

기관의 배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은 또 있다. 최근 LG화학 물적분할 이벤트와 관련된 겉과 속이다른 매매다.

기관의 한축인 증권사는 LG화학 물적분할 발표 이후 ‘바로 지금이 투자적기’, ‘배터리 물적분할, 주주 손해볼 일 아니다’, ‘바로 지금이 투자적기’, ‘물적분할에 따른 주가 급락, 저가매수 기회’등 제목의 리포트를 쏟아냈다.

주요 내용은 물적분할이 주주가치를 강화하고 나아가 기업가치의 재평가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투자의견도 매수일색이다.

그러나 뒤에서 행동은 달랐다. 증권사는 물적분할 전후인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동안 보유한 LG화학 주식 2만6542주를 내다팔았다. 장미빛 전망 리포트를 쏟아낸 시기와 겹친다.

거래대금은 204억7864만 원으로 그 여파로 주가도 같은 기간 종가기준으로 68만7000원에서 66만6000원으로 떨어졌다. 이 리포트를 믿고 주식을 사거나 팔지 않은 개인들은 꼼짝없이 물렸을 것이다.

기관의 이중성은 본래의 역할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증권•투신•은행•보험 등 금융기관들과 연기금 등 전문투자기관들로 정의내리고 있다. 그 역할도 일반투자자들에 비해 주식투자에 관한 전문지식을 보유해 장기안목에서 투자하며 나아가 증권수급의 원활한 조절과 합리투자를 통한 증권시장의 안정을 꽤한다고 설명한다. 시장이 과열되면 진정시키고, 시장이 망가지면 제자리로 돌리는 증시의 안전판이라는 것이다.

기관의 역할을 저버린 지금 개인의 불신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동학개미로 비유되는 개인의 주식투자급증에도 기관 쪽으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이는 기관을 통한 간접투자수단인 펀드시장의 부진에서 잘 나타난다. 금융투자협회 펀드공시에 따르면 26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주식ㆍ채권ㆍ재간접 등의 공모펀드 순자산 총액은 86조4142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8조7825억 원 대비 12.52% 감소한 규모다. 분산투자로 위험을 낮추고 장기기대수익률을 높여 개인과 신뢰를 쌓아 직접투자가 아니라 간접투자가 대중화된 선진국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기관에 대한 불신은 개인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직접투자로 단기매매성향이 커지고 한방을 노리는 빚투자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투자가 아니라 투기로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기관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 무엇보다 주식시장의 안전판이라는 본래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증시가 안정되면 개인이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투자를 할 이유는 없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 주식시장이 활성화된 계기가 기관중심의 간접상품활성화에 따른 장기투자대중화에서 비롯된 것을 기억해야 한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