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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창업주 '프런티어 정신'으로 코로나 장벽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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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창업주 '프런티어 정신'으로 코로나 장벽 뚫는다

'벼랑 끝' 車부품업계, 사투 벌이는 만도
정몽원 전면에…'프런티어'로 정면 돌파
전기·자율주행 등 미래차 투자 진두지휘
'코로나 불황'서 재빠른 탈출 기대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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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겸 만도 대표이사가 지난 2018년 9월 경기 평택시 브레이크 사업본부 제동 2공장에서 신규 브레이크 제품 출시를 기념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라그룹/뉴시스
2020년은 자동차 부품업계에 가혹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주식시장 상장 부품업체 60%가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국내 2위 부품업체 만도도 예외는 아니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만도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량 줄어든 2조 3235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574억 원 적자였다. 코로나19로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 납품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2분기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해 위로금 등 550억 원을 지출했다.

게다가 자동차산업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공유 서비스를 비롯해 운송수단 전반이 '모빌리티(이동수단) 산업'으로 빠르게 바뀌는 중이다.

자동차 판매량이 곧 실적으로 이어지는 부품업계는 자동차산업 변화라는 큰 흐름과 코로나19라는 변수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몽원(65) 만도 대표이사 겸 한라그룹 회장은 아버지인 창업주 고(故) 정인영 회장이 입버릇처럼 강조한 '프런티어(개척) 정신'을 다시 들고 나왔다. 도전, 개척이라는 뜻의 프런티어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포부다.

정몽원 회장은 2018년 만도 경영 일선에 직접 뛰어들었다. 1997년 말 외환위기로 품을 떠났던 만도를 2008년에 되찾고 다시 10년이 지나 직접 경영에 나선 것이다. 동시에 만도는 한라그룹 주력 계열사로 올라섰다.
이후 만도는 사업 포트폴리오(구성)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대폭 수정했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 관련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정 회장이 2018년 만도 시무식에서 "미래를 위한 기술을 확보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정 회장은 또 올해 1월에는 직접 최고인사책임자(CHRO)를 맡으며 눈길을 끌었다. 당시 한라그룹은 "프런티어 정신이 강조되는 ‘젊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변화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그룹 인재를 양성하는 한라인재개발원 원장도 겸임 중이다.

정 회장이 가장 먼저 늘린 것은 연구개발(R&D) 비용이다. 만도 인수 직후 연 300억 원이 채 안 되던 R&D 비용은 10년 만인 2019년 3600억 원 규모로 12배나 급증했다. 아울러 만도는 오는 2022년 운영을 목표로 경기 성남시 판교 제2 테크노밸리에 미래차 연구소 '넥스트 M'을 건설 중이다. 이를 통해 만도는 현재 매출액 대비 5% 수준인 R&D 비용을 8%로 높일 계획이다.

투자 역시 정 회장 프런티어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차량 공유업체 '고젝'과 자율주행 라이다 센서 개발업체 '에스오에스랩',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업체 '스프링클라우드'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 관련 해외 스타트업에 4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미래차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다.

자율주행차에는 기본적인 차선과 경로 정보뿐 아니라 도로 흐름 같이 복잡한 변수를 읽어내는 레이더, 라이다 등 각종 장치가 들어간다. 이와 함께 수집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차량을 운행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수적이다.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만도는 최근 수주 낭보를 잇따라 전하는 모습이다.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도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또 현대·기아자동차가 내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에 사용될 후측방 레이더를 납품한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가 2022년 출시하는 전기차에는 만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00% 전기신호식 조향시스템이 탑재된다.

업계에서는 만도가 사업 수주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하반기 실적 반전이 가능할 거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하반기 흑자 전환하거나 적자폭을 크게 줄인다면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에서 탈출함과 동시에 사업구조 개편이 성과를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만도가 R&D와 투자를 지속하려면 거래처 다양화를 통한 현금 확보가 시급한 과제라는 목소리가 드높다. 현재 만도의 최대 고객은 현대·기아차다. 현대·기아차가 만도 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만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