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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부담되는 대기업 ‘추석 상생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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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부담되는 대기업 ‘추석 상생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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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올해도 대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중소 협력업체에게 납품대금 등을 앞당겨서 지급하고 있다.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이유는 쉽다. 협력업체들의 경영을 안정적으로 지원, ‘상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 ‘조기 지급’ 규모가 간단치 않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은 자그마치 ‘조’를 넘고 있다. ▲롯데 6000억 원 ▲현대백화점 5225억 원 ▲CJ 3700억 원 ▲신세계 1900억 원 ▲SK하이닉스 1500억 원 ▲GS리테일 1300억 원 ▲현대중공업 1100억 원 등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조기 지급’ 계획은 아마도 계속 발표될 것이다. 어쩌면 ‘눈치’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1차 협력업체뿐 아니라 2, 3차 협력업체의 자금사정까지 알뜰하게 챙겨주고 있다. 이를 고려해서 납품대금을 일찌감치 지급하는 것이다.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일 먼저 지급하고 있다.

‘조기 지급’은 추석 때뿐 아니다. 설 명절 때에도 예외가 없다. 마치 ‘정기적인 행사’가 되고 있다.

그러고도 더 있다. ‘상생펀드’ 등을 조성, 협력업체들을 지원하는 대기업도 적지 않다. 그 규모도 ‘수천억’이다. 명절 때는 온누리상품권도 대량 구입하고 있다.

협력업체 등에게는 반가운 일이겠지만 ‘거금’을 지출해야 하는 대기업으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대기업들이 지출하는 대금은 이를테면 ‘상생비용’이다. ‘경비’다.
물론, 장사가 잘 된다면 괜찮을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가 껄끄러운 판에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친 것이다.

그 바람에 ‘대표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코스피 상장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2%나 줄었다. 매출액은 5.8% 감소했다.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에서는 기업들의 2분기 매출액이 10.1%나 줄었다. 수출이 죽을 쑤고, 내수는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는 탓이다.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참으며 당분간은 버틸 수 있다. 그렇지만 ‘외형’인 매출액 자체가 감소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기업의 생존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코로나 위기’가 언제쯤 풀릴지도 감감한 노릇이다.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지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는 ‘감량경영’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대기업은 직원 채용도 미루고 있다. 그러면서도 납품대금만큼은 ‘조기 지급’이다.

자금사정이 넉넉하다고 할 수 없는 대기업은 ‘상생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경우, 자금계획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다른 곳에 쓸 돈을 억제하는 등 자금계획을 바꾸는 것이다.

‘상생비용’ 지출이 과다해질 경우에는, 그렇지 않아도 오그라든 영업이익의 ‘추가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는 기업의 주식값 하락 요인이 되고, 결국은 주주와 투자자들의 손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기업이 ‘자구책’을 찾아서 제품가격에 반영하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도 있다. 피해가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게 되는 셈이다.

더 문제는 이같이 ‘상생비용’을 부담하면서도 칭찬은커녕, 되레 욕을 먹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대기업들을 도와주는 대신 ‘때리기’로 일관하고 있다. 이른바 ‘공정경제 3법’ 개정 등이다.

오죽했으면 경제단체들이 ‘공동의견서’ 등을 통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것도 벌써 여러 차례다. 그래도 막무가내다. 고질적인 ‘반기업정서’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