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틱톡글로벌’을 승인하더라도 미국 정부의 여전한 ‘안보’ 우려와 중국 정부의 대응 등은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다. ‘틱톡글로벌’ 묘책으로 바이트댄스가 한고비를 넘긴다 하더라도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뿐 아니라 글로벌 공룡 인터넷 기업이자 ‘위챗’의 모회사인 텐센트도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어 미중간 갈등이 더욱더 깊은 격랑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오라클에 매각할 틱톡글로벌의 지분 규모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외신 등은 틱톡의 지분 20%가량을 오라클이 소유하고, 월마트와 오라클 간 제휴 가능성도 보도하고 있다.
이번 바이트댄스의 방안이 미국 ‘틱톡 미국 사업 통매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20일까지 틱톡 미국 사업 부문을 미국 기업에 완전히 매각하도록 압박을 가해왔다. 이에 바이크댄스는 틱톡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 핵심 기술을 유지하는 대신 미국 정부가 ‘안보 유출’로 꼽고 있는 미국내 이용자 데이터는 오라클에 넘기겠다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이 방안을 승인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크댄스의 방안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가 돌연 입장을 뒤집은 상태여서 승인 여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중 일부가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에 팔리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틱톡은 보안 문제가 100% 해결돼야 한다. 나는 아직 어떤 것에도 승인할 준비가 안 됐다”고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는 앞서 전날 “틱톡과 오라클이 합의에 아주 근접했다고 들었다”라는 언급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다.
현재 바이크댄스는 지난 15일 오라클이 지분 참여하고 바이크댄스 기술을 제공하는 ‘틱톡글로벌’ 설립 안을 미 재무부에 제출한 상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외신들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4~36시간 내에 틱톡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를 앞두고 걸림돌은 지분 구조라는 게 외신들의 진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은 ‘틱톡글로벌’의 지분 50%이상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글로벌’ 지분 인수에 오라클과 월마트가 공동으로 나설 가능성뿐 아니라 바이크댄스로부터 틱톡 인수 거절당한 마이크로소프트(MS)도 재참여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가 이날(17일) 오전 오라클, 월마트 대표들과 대화를 나눴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여전히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바이크댄스도 50% 이상의 지분을 미국 기업에 넘기라는 미국 행정부의 요청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바이크댄스가 미국 요구를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대치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기선제압’ 전략을 그대로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당초 바이크댄스가 ‘틱톡글로벌’의 일부 지분 매각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며 입장을 바꾼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이크댄스 대변인은 “틱톡과 미국 기업 간 거래는 중국과 미국 양측 모두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며 “중국 당국이 동의해야 한다”고 조건을 걸었다.
미국 행정부의 승인뿐 아니라 중국 정부의 동의라는 또다른 난관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간 힘겨루기에 ‘틱톡글로벌’의 미국화가 제동이 걸릴 경우, 양국간 대치는 물론 불똥은 미국의 또다른 제재 대상인 ‘텐센트’로 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8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뿐 아니라 위챗의 ‘텐센드’에 대한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었다.
익명을 전제한 국제 정세 한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 양국이 바이트댄스를 지렛대 삼아 자존심 대결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면서 “중국이 이번에 뒤로 후퇴하게 되면 미국의 추가 제재 대응이 어려운 만큼 방어선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정부가 겨냥하는 중국의 다른 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