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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안중근 의사 입안에 가시 돋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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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안중근 의사 입안에 가시 돋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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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정치판이 ‘안중근 의사’의 말까지 정쟁에 끌어들였다가 빈축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논란이 된 것이다.

민주당은 서면브리핑 자료에서 이 부분을 삭제하고 원내대변인이 사과를 했지만, 한번 꺼낸 말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추 장관의 아들 서모씨를 빗대 “서○○ 의사에 대한 국가서훈을 추진하자”고 비아냥대고 있었다. 박형준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서 일병을 안중근 열사에 비유하는 것을 보면서 ○○○ 의원을 유관순 열사에 빗댈 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안중근 의사의 유명한 말은 ‘위국헌신 군인본분’ 말고도 더 있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속에 가시가 돋친다(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는 말이다.

그런데, 정치판에서는 이 말도 비슷하게 써먹은 적 있다. 2018년 1월, 민주당 대변인의 논평이었다.

“홍준표 대표부터 심재철 국회부의장과 김문수 전 지사에 이르기까지,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망언과 막말을 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라도 돋는 집단인가.”

민주당은 이렇게 한국당을 비난하고 있었다. 안중근 의사의 말 앞부분 ‘일일부독서’ 가운데 ‘독서’만 ‘망언(妄言)’으로 바꾸면 그대로 적용할 만했다. “一日不妄言 口中生荊棘”이다.

그랬었는데, 한국당도 이 말을 비슷하게 ‘재탕(?)’하기도 했다. 2019년 6월, 한국당 원내대표가 “하루라도 국회 탓을 안 하면 입안에 기사가 돋는지 궁금하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한 것이다.

원내대표의 비난도 안중근 의사의 ‘일일부독서’ 가운데 ‘부독서’를 ‘원국회(怨國會)’로 고치면 그대로 될 법했다. “一日不怨國會 口中生荊棘”이다.

지금은 ‘무소속’이지만, 홍준표 의원은 한국당 대표 시절 당직자들에게 ‘막말 자제령’을 내린 적 있었다.

최근에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언행 주의를 강조하기도 했다. 비대면 의원총회에서 “잘하면 그냥 당연한 것이고, 조금 삐끗하면 그것이 큰 뉴스가 되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그 점에 마음을 쓰면서 활동해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그랬는데도 안중근 의사까지 끌어들이며 싸움질이다. 저세상에서 그런 정치판을 꾸짖을 수 없는 안중근 의사의 입안에 되레 가시가 돋을 판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