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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엔터 24] 빌보드 ‘HOT100’ 1위 BTS 멤버 병역 문제 전 세계 언론에서도 초미의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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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엔터 24] 빌보드 ‘HOT100’ 1위 BTS 멤버 병역 문제 전 세계 언론에서도 초미의 관심

신곡 ‘Dynamite’로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HOT100’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BTS).이미지 확대보기
신곡 ‘Dynamite’로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HOT100’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BTS).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한국발 K-컬처 약진의 해이기도 했다. 영화 ‘기생충’의 미국 아카데미 4관왕 수상을 비롯해 넷플릭스 송출을 계기로 ‘이태원 클래스’와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인 붐. K-팝 걸그룹 블랙핑크는 히트곡 ‘DDU-DU DDU-DU’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재생 횟수가 지난해 11월 한국 아이돌 최초로 10억 회 재생을 기록했다(9월 5일 기준 13억 회 돌파).

그런 가운데 지난달 31일 또 다른 기록달성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인기 남성 아이돌 BTS(방탄소년단)의 신곡 ‘Dynamite’가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HOT100’에서 1위에 오른 것이다.

이는 한국인 최초의 위업이자 2012년 한 시대를 풍미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조차 7주 연속 2위에 머무르며 1위까지 오르진 못했다. 지금까지 아시아인으로는 유일하게 사카모토 큐의 ‘스키야키(SUKIYAKI)’가 3주 연속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두 번째가 된다. 또 BTS는 2018년 5월 앨범차트 ‘HOT200’에서 ‘LOVE YOURSELF 전 Tear’가 1위를 획득하고 있어 양쪽 모두에서 1위를 획득한 것은 아시아인 최초다.

이러한 대기록은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크게 보도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에게 병역면제를!”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12월 28세가 되는 진 입대 첫 대상자

한국과 미국·일본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징병제도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 남성들은 성인이 되면 병역의무가 있다. 신체검사 결과나 상황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육군은 18개월, 해군은 20개월, 공군은 22개월을 복무해야 한다.

다만 입영 통지가 와도 본인이 재학 중이거나 일부 인정된 대학 재수생일 경우 입영 시기를 최대 28세까지 연기할 수 있다. 연예인들도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의 방법으로 입대를 연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본적으로 28세 생일 이후에는 재학 중이라도 입대를 해야 한다. 방탄소년단의 최고참인 진은 올해 12월 4일로 만 28세 생일을 맞는다.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공헌한 방탄소년단에 징병 특례를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치권도 발 빠르게 나섰다. 빌보드 1위 등극 발표 나흘 뒤인 9월 3일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에 의해 병역법 개정안 통칭 ‘BTS법’이 발의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적을 인정받은 예술인은 입대 시기를 만 30세까지로 해 종전보다 2년 연기할 수 있게 된다.

■ 빌보드 1위 경제효과 1조7000억 원

지금까지는 병역법 60조 2항에 따라 연수기관에서 정한 과정을 이수 중인 자, 체육 분야 우수자 등에 한정해 입대를 최대 30세까지 늦출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 대중문화 유공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개정법안은 이를 포함시켜 방탄소년단 멤버도 포함시켰다. 전용기 의원은 “지속적인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는 e스포츠의 우승자 등 새로운 장르의 유공자들도 포함시킬 수 있도록 논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법을 개정해 입대 시기를 늦추더라도 방탄소년단이 계속 활동하기를 바라는 이유는 바로 이들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다. 지난 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합동 분석한 결과 발표가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1위 획득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무려 1조7,0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것은 소속 사무소 매출 규모와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 또한 Google 트렌드에 의한 검색량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 방법으로 나온 숫자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이 진정되면서 각국에서 관광객이 돌아오고 방탄소년단 또한 세계를 무대로 한 활약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멤버들이 줄줄이 입대해서는 안 된다는 게 속내일 것이다.

■ 병역면제 대상에서 대중연예인 배제

하지만 방탄소년단 팬들이 볼 때 비록 입영연기가 결정된다고 해도 2년 뒤에는 또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차라리 이들에게 병역을 면제시켜줄 수는 없는 것일까. 그동안 한국 올림픽 대표 메달리스트나 아시아경기대회 우승 선수들이 대체복무제도로 불리는 혜택 대상이 돼 왔다. 이는 단 4주간의 훈련을 받으면 군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른바 병역면제 대우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예술 분야 대상자의 경우 정부지정 국제콩쿠르 등에서 1, 2위로 입상하거나 국내 대회 1위 등이 대체복무제도 혜택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예술 분야 대상자는 국악, 판소리 등 전통적인 ‘순수예술가’로 한정되며 아이돌, 가수 등 대중예술 연예인은 포함되지 않는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아이돌 최초로 국가로부터 화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이때도 이미 팬들 사이에서 군 면제 혜택이 되는 것 아니냐는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 남자로 태어나면 태어날 때부터 짊어진 숙명과 같은 병역 문제. 아이돌이라고 해도 숙명에는 변함이 없다. 군 복무 중인 1년 반은 팬들을 기다리는 길고 긴 시련의 기간이 될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입대는 진의 생일을 맞이할 때까지 최근 몇 달 안에 발표가 있겠지만 어떤 결과가 있든간에 그들이 훌륭한 공을 세웠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으며 앞으로 더욱 활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