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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24 강소기업] 엔씽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으로 기후변화 대응 스마트팜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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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24 강소기업] 엔씽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으로 기후변화 대응 스마트팜 선점"

ICT 접목 기존 창고형 수직농장 한계 극복...생산 최대 100배, 연중 공급 인프라 구축
씨앗 발아부터 재배·포장·배송 원스톱 운영에 친환경 농업 '균일한 고품질' 작물 생산
경기도 30톤 생산단지 조성, 농업인프라 취약 중동시장 집중공략 UAE에 100개동 목표

김혜연 엔씽 대표가 회사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엔씽이미지 확대보기
김혜연 엔씽 대표가 회사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엔씽
한정된 공간에서 최대 100배 높은 생산량을 내며 연중 안정된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직농장은 물과 영양분만 사용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친환경 아파트형 시스템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뉴노멀 시대에 새로운 식량 생산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스마트팜 스타트업 '엔씽'은 이같은 수직농장의 개념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킨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 시스템'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기존의 수직농장 시스템이 컨테이너와 창고에서 작물을 생산, 관리하는 방식이라면 엔씽의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은 작물의 재배부터 포장, 배송까지 기능별로 컨테이너를 모듈화(규격화)해 농업 서비스를 하나의 상품처럼 판매하는 스마트팜 통합 솔루션이다.

김혜연 엔씽 대표는 "10여년 비닐하우스 제작 농자재회사에서 일하다가 우연히 우즈베키스탄의 토마토 농장 개설에 참여하면서 단순히 토마토를 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토마토를 잘 키우기 위한 환경 조절의 중요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엔씽 창업의 계기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2년 전자부품연구원 위촉연구원으로 입사해 IoT(사물인터넷)의 붐이 일기 전까지 사물인터넷(플랫폼) 서비스 아이디어를 개발에 참여하면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혁신형 농장'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농업이 지닌 잠재력과 정보통신 기술을 결합해 미래사업의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비전을 갖게 된 것이었다는 설명이었다.

2014년 대학 동기들과 엔씽을 창업한 뒤 선보인 1호 아이템은 최소단위의 농장 '스마트 화분'이었다. 이어 IoT 센서 업그레이드, 재배 데이터 수집 플랫폼, 식물생장 LED 등 개발에 성공한 김 대표는 2017년부터 소규모 컨테이너 농장을 연구개발한 끝에 이듬해인 2018년 콘테이너형 수직농장 사업을 본격화했다.

김 대표는 "농업은 시공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산업으로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에 시공간의 제약을 없애주는 IT 기술을 결합해 여러 종류의 제품,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의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 재배동 내부에서 자라고 있는 작물 '타이바질'의 모습. 사진=엔씽이미지 확대보기
경기도 용인의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 재배동 내부에서 자라고 있는 작물 '타이바질'의 모습. 사진=엔씽

수직농장 기술은 한정된 공간에서 최소 40배, 최대 100배 높은 생산량을 내고 년내내 균일한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순환식 수경재배 기술은 약 95%의 물을 아낄 수 있다. 특히, 밀폐환경에서 작물을 키우는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토양오염, 지하수오염 같은 환경문제를 해소한 지속가능한 생산방식이 장점이다.

그럼에도 기존에 있던 수직농장들은 작물을 재배해 효율적으로 키우는 것에만 치중한 탓에 농업 서비스를 하나의 제품으로 규격화해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없는 한계점을 안고 있었고, 엔씽의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은 바로 이같은 단점을 극복했다는 점에 주목받고 있다.

엔씽의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은 40피트(12.2m) 길이의 컨테이너 안에 작물을 생산·관리하는 자동화 농장이다.

김 대표는 "컨테이너 모듈을 수평으로 연결하고 수직으로 쌓아 기존 창고형 수직농장과 달리 농장을 유연하게 구축하고 확장할 수 있으며, 모듈별 컨테이너가 각기 다른 환경을 구축할 수 있어 다른 경쟁사와 달리 고품질 성채 작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모듈형 자동화 농장은 총 5개의 컨테이너들인 ▲입구동(입구 방역동) ▲육묘동(씨를 심은 후 일정 크기까지 키우는 공간) ▲재배동( 일정 크기 작물을 옮겨 심어 성체까지 키우는 공간) ▲작업동(수확, 포장, 세척 등 작업 공간) ▲출하동( 냉장 창고, 제품 출하 공간)으로 이뤄져 작물 씨앗 발아부터 재배, 제품 포장, 배송까지 처리 관리하는 원스톱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엔씽의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은 농장 하드웨어와 운영 체제가 통합된 솔루션이기에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통일된 프로세스로 운영하고 균일한 고품질 작물을 반복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엔씽의 혁신기술력과 김 대표의 자신감은 시장에서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엔씽의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 모델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으며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엔씽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경기도에 연 30톤 생산 규모를 갖춘 농장 단지를 만들어 국내 B2B(기업간거래) 방식으로 경기도 내 레스토랑에 샐러드 채소류, 허브류 등 고품질 작물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 개발과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현재 중동 등 해외시장 진출에도 힘쓰고 있다. 중동시장에서는 걸프만 산유국 6개 나라 회의기구인 GCC(걸프협력회의)의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을 주요 타깃으로 시장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UAE는 기후와 지역 특성으로 경작 가능한 농지 면적이 0.4%에 그쳐 식품수입 의존도가 80%에 이를 만큼 국가식량 확보에 취약해 UAE 정부는 국가식량안보전략을 수립해 첨단농업 부문에 전폭적인 국가 재정을 지원하고 있는 상태다.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에 UAE의 관심과 수요가 집중되면서 엔씽은 UAE의 수직형 농업회사 스마트에이커스(Smart Acres)와 손잡고 현지 농업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UAE에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 100개동을 올해 안에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혜연 대표는 "전세계 어디서든 동일 품질의 작물을 균일하게 얻을 수 있는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 시스템을 하나의 패키지 제품으로 만들어 해외시장 확장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은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esta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