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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가르기 사회가 만든 '맹종의 틀' 깨려면 자신의 태도 성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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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가르기 사회가 만든 '맹종의 틀' 깨려면 자신의 태도 성찰 필요

[심리학자 한성열의 힐링마음산책(192회)] 태도 형성과 독립적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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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과 같은 학습 과정을 거쳐 평가를 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같은 동아리 소속인 철수와 창수는 동아리 대표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하고 있다. 철수는 대표가 유능하다고 평가하는 반면, 창수는 너무 독단적이라고 평가한다. 남편인 창식이는 특정 정당이 서민을 위하는 정당이라고 지지하는 반면, 부인인 영희는 그 정당이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위선적이라고 싫어한다. 사제 간에서도 인공유산에 대해 서로 찬반이 갈릴 수 있다. 이처럼 사람에 따라 동일한 사안에 따른 의견이 상반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대인관계와 사회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 사람의 행동을 연구하는 사회심리학에서 '태도(態度)'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태도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나 상황 따위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입장"이다. 사회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정의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유명한 심리학자 올포트(G. Allport)가 제시한 것을 주로 사용한다. 그에 의하면, "태도란 태도 대상과 상황에 관련된 소지자(所持者)의 반응에 직접적이거나 역동적인 영향을 주는 심리적이고 생리적인 준비상태로서 경험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태도 대상에는 일이나 상황뿐만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게 포함된다. 그리고 마음가짐에는 심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생리적인 측면까지 포함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태도는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학습, 즉 배워서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태도에는 세 가지 요소, 즉 인지적, 평가적, 행동적 요소가 있다. 인지적 요소는 태도 대상에 대해 소지자가 가진 모든 생각과 지식, 신념 등을 말한다. 평가적 요소는 정서적 요소와도 같은 것인데, 이것은 태도 대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좋다' 혹은 '나쁘다'의 정서적 평가를 말한다. 즉 태도 대상에 대한 '호오(好惡)'를 말한다. 행동적 요소는 태도 대상에 대해 취하는 행동 또는 의향(意向)을 의미한다. 만약 태도 대상에 대해 좋은 감정이 있다면 당연히 호의적인 행동을 할 것이고, 대조적으로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부정적이거나 적대적인 행동을 할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소의 관계를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유권자인 영자(소지자)는 특정 정당에 대해 많은 지식과 특정 정당이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신념에 대한 독자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인지적 요소). 이런 다양한 인지적 요소를 접한 후 철수는 결론적으로 그 정당에 대해 긍정적 평가(평가적 요소)를 내렸다. 그 후 실시된 선거에서 철수는 그 정당에 찬성표를 던졌다(행동적 요소).

​진영논리에 갇히면 근거 없는 편견가져
우리편만 감싸고 상대편은 심하게 비판

태도의 구성 요소들과 그들과의 관계 외에 태도 연구에서 제일 먼저 다루어야 하는 과제는 어떻게 특정 대상에 대해 태도를 갖게 되는지, 즉 태도의 형성(形成)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모두 태어날 때부터 특정 대상에 대한 태도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자신을 돌보아주는 부모와 깊은 애착 관계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부모의 태도를 유전적으로 물려받는 것은 아니다. 자녀들은 성장해가면서 부모에 대한 태도가 형성된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태도는 태어난 이후 배운 것, 즉 학습(學習)된 것이다.

우리가 직접 경험한 태도 대상에 대해 좋고 싫음의 평가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에게 선물을 준 사람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특별한 이유 없이 나를 무시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대상에 대해서도 좋거나 나쁜 감정을 가질 수 있다.
특별한 경험이나 접촉 없이 특정 대상에 대해 '호오'의 평가를 한다는 것은 그 평가가 학습된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그렇게 평가하도록 배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태도의 형성도 다른 지식을 습득하는 것과 동일한 학습(學習)의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학습은 크게 세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고전적 조건학습'이라고 불리는 과정으로, '연합(聯合)'을 통해 학습된다. 전문용어라 어렵지만 쉽게 '파블로프(I. Pavlov)의 개' 실험을 통해 세간에 널리 알려진 학습방법이다. 음식을 보면 침을 흘리는 반응은 배워서 나오는 반응이 아니라 거의 본능적이다. 이 현상에서 음식을 무조건반응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음식을 주기 전에 침 흘리는 반응과 아무 관련이 없던 중성자극인 종을 울리고 음식을 주는 과정을 되풀이하면 나중에는 종만 울려도 침이 나온다. 이런 학습을 고전적 조건학습이라고 부른다. 고전적 조건학습에는 '연합'이라는 기제가 매개한다. 이 학습 과정을 이용한 대표적인 현상이 광고이다. 처음에는 아무 반응을 일으키지 않던 특정 제품(중성자극)을 인기 많은 모델(무조건자극)과 짝지어 노출시키면(연합) 매상이 오르는 것이 바로 고전적 조건학습 효과인 것이다.

두 번째는 '도구적 조건학습'이다. 이 학습은 '스키너(B.F. Skinner)의 비둘기' 실험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학습에는 '보상(報償)'과 '처벌(處罰)'이 중요하다. 지레(lever)가 달려있는 상자 안에 비둘기를 넣어보자. 비둘기는 처음에는 상자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우연히 지레를 누르자 먹이가 주어진다. 처음에는 지레와 먹이와의 관계를 모르고 또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우연히 지레를 건드리자 또 먹이가 주어진다. 이 과정을 되풀이하면 비둘기는 지레와 먹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학습한다. 그리고 배가 고프면 곧 지레를 누르고 먹이를 얻어먹는다. 즉, 지레와 먹이와의 관계를 학습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지레를 누르면 먹이라는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학습이 일어난다.

​합리적 판단하던 사람마저도 달라져
항상 내편 옳거나 틀릴 수 있음 알아야

숙제를 안 하면 꾸중을 받는 경험을 되풀이하게 되면 숙제와 꾸중과의 관계를 깨닫게 되고, 꾸중을 피하려고 숙제를 하는 행동이 학습된다. 이 과정에서는 행동의 결과로 얻는 꾸중이 처벌의 기능을 한다. 도구적 조건학습에서는 행동의 결과로 얻게 되는 보상과 처벌을 통해 학습이 일어나는 것이다. 특정 집회에 참석하고 지인들에게 칭찬을 받게 되면 앞으로도 동일한 목적의 집회에 참석할 확률이 높아진다. 반면에 그 집회에 참석했다가 부모나 친구들로부터 비난을 받으면 다음에 그 집회에 참석할 확률이 떨어지고 특정 집회에 대한 ‘호오’가 결정된다.

세 번째로는 ‘사회학습’이 있다. 사람들은 영향력이 있거나 존경하는 사람의 행동을 모방(模倣)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태도를 형성한다. 아들은 아버지의 행동을 따라하면서 남성적 행동을 배워나가고, 딸들은 어머니의 행동을 본받으며 여성으로 성장해간다. 마찬가지로 아동들은 부모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특정 대상에 대한 태도를 본받으며 자신의 태도를 형성해간다. 물론 사람들이 따라 하는 모델이 부모만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명성이 높은 저명인사를 따라 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연예인이 입은 옷이나 악세서리를 따라 하는 것을 좋아한다. 저명인사가 자살하면 갑자기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도 같은 현상이다.

현재 우리는 편을 갈라 내편은 서로 감싸고, 상대편을 심하게 비난하는 '진영사회(陣營社會)'에 살고 있다. 진영사회의 폐해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에서도 심각한 것은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나갈 젊은이들에게 자신과 의견이 다르고 진영이 다른 대상에게 전혀 근거 없는 편견을 가지게 만드는 태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진영에 가담하게 되면 그 진영에서 요구하는 태도를 갖게 된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을 하던 사람도 일단 특정한 진영에 소속하면 "사람이 달라지는" 이유가 바로 살아남기 위해 태도가 바뀌기 때문이다. 일단 주위의 사람들이 가진 태도를 모방해서 자신도 같은 태도를 갖게 된다. 또 진영 안에서 다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에 대해 처벌을 하고 같은 태도를 가진 사람에게 보상을 주는 학습을 통해 동일한 태도를 갖게 만든다. 그리고 승진 등의 무조건자극과 상급자에 대한 맹목적 충성과 같은 중성자극을 연합하여 상급자에 대한 맹종(盲從)을 학습시킨다.

이렇게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태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아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우리 편이 항상 옳을 수도 없고, 상대편이 항상 틀릴 수 없다는 것은 자명(自明)한 일이다. 상대방에 대한 가지는 나의 행동의 근원인 태도를 내가 어떻게 갖게 되었는지를 성찰(省察)해 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마치 파블로프의 개처럼 음식과 연합된 종소리에 학습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항상 돌아볼 일이다. 마치 스키너의 비둘기처럼 우연히 주어진 먹이에 따라 행동이 조성(造成)된 것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항상 마음속으로 외쳐야 한다. “나는 실험실의 개나 비둘기가 아니다. 나는 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독립적인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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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열 고려대 교수

필자 한성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내 긍정심리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미국 심리학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심리학이 문화의 영향력을 경시하는 것을 비판하고 인간 행동에 미치는 문화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한 교수는 심리학 전공자가 이론보다는 많은 사람을 만나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업체, 대학, 교회 등을 찾아다니며 몸 건강 못지않게 마음의 건강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명의 심리학’이 있으며 역서로는 ‘성공적 삶의 심리학’ ‘노년기의 의미와 즐거움’ ‘남자 나이 마흔이 된다는 것’ 등이 있다.


한성열 고려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