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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난데없이 ‘가미카제 상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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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난데없이 ‘가미카제 상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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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말, 제국주의 일본은 패색(敗色)이 짙어지자 ‘최후 발악’으로 ‘자살특공대’를 조직했다. 전투기를 몰고 미국 군함으로 돌진해서 자폭하는 ‘가미카제(神風) 특공대’다.

잠수기(潛水機)를 타고 미국 군함과 충돌해서 자폭하는 ‘가이텐(回天) 특공대’도 있었다. ‘인간 어뢰’였다. 캄캄한 바다 속을 한참 달려가서 죽어야 하는 바람에 ‘가미카제’보다 훨씬 두려웠다고 한다.

그들은 ‘가미카제’를 찬양하기도 했다. ‘자살비행 1호’였던 ‘세키’라는 대위를 ‘군신(軍神)’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여학생들에게 ‘군신 세키 대위’의 사진을 방에 붙여놓거나, 품에 넣고 다니도록 했다.

일제는 이렇게 순진한 여학생들에게까지 전쟁과 적개심을 심어주고 있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헛되게 목숨을 버려야 했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조선의 젊은이까지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가미카제 특공대’에 수십 명의 조선 젊은이를 투입한 것이다. 조선 사람들은 ‘남의 싸움’ 때문에 글자 그대로 ‘개죽음’을 하고 있었다.
어떤 조선 출신 특공대원은 1945년 5월 10일 오키나와에서 출격하기 하루 전, ‘조국의 노래’라며 아리랑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또 어떤 조선 출신 특공대원은 조선에 있는 가족에게 자신의 기록을 모두 불태워달라는 ‘유언’을 남긴 뒤 떠나고 있었다.

이랬던 ‘과거사’가 있는데,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미카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광복 75주년을 앞두고 조사한 결과, 18개 쇼핑몰에서 티셔츠와 모자, 신발 등 ‘가미카제 디자인’ 상품을 팔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제품에는 ‘가미카제’라는 용어가 프린팅 되어 있었다고 한다.

‘가미카제의 과거사’를 잘 몰라서 그런 물건을 판매했을 것이다. 서 교수가 지적한 이후 일부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는 게 그랬다. 그렇더라도 반성 좀 할 일이다.

일제 치하에서 단재 신채호(申采浩·1880∼1936)는 우리 민족이 역사를 배우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역사를 배우게 하되 어릴 때부터 배우게 할 것이며, 역사를 배우되 늙어죽을 때까지 배우게 할 것이며,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배우게 하며, 지배계급뿐만 아니라 피지배계급도 배우게 할 것이다.…”

신채호는 “여자가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임진왜란 때 왜장(倭將)을 유인해서 순국한 논개 같은 인물이 태어날 수 없다”고 했다. 또 “피지배계급이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고구려 때 평민 출신으로 국상(國相)에 올라 태평성대를 이끈 을파소 같은 인물도 나무꾼으로 늙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오늘날 우리는 역사를 너무 모르고 있다. ‘한반도’라는 단어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도’는 제국주의 일본이 우리나라의 영역을 축소시키고,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보급한 말이다. 그런데 대통령부터 ‘한반도’ 대운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다. 대통령부터 ‘한반도’니, 국민도 ‘한반도’다. 광복과 함께 버렸어야 좋았을 말을 아직도 거부감 없이 쓰고 있는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