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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기념품 땅, 사랑하는 땅, 따라서 산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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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기념품 땅, 사랑하는 땅, 따라서 산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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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전, 정권인수위원회를 꾸렸을 때였다. 장관 ‘후보자’들의 ‘부동산 문제’가 요란했다. ‘부동산 내각’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왔을 정도였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여성부 장관 후보자의 땅은 전국에 ‘40건’이나 흩어져 있었다. 땅 중에는 ▲남편이 사준 ‘기념품 땅’ ▲나중에 살기 위한 땅 ▲사고 나서 판 적이 없는 땅이 포함되어 있었다. 어디에 있는지 일일이 ‘외우기도 힘들 땅’일 듯싶었다.

문화부 장관 후보자는 ▲처가 쪽 친인척을 ‘따라서 산 땅’과 ▲투기와는 거리가 먼 땅을 가지고 있었다.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자연의 일부인 ‘사랑하는 땅’이 있었고 ▲농사지어야 하는지 모르는 땅도 있었다.

총리 후보자의 땅에 대해서는 ‘우연히 투기지역과 맞아떨어지는 땅’이라고 꼬집는 말이 나왔다.

그러자 인수위 대변인 ‘해명’을 했다. 후보자 한 명이 많은 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떨어지는 땅’이라는 해명이었다. 물가와 집값 상승을 고려하면 그리 많은 게 아니라고도 밝히고 있었다.

이렇게 온갖 땅이 나오는 바람에 서민들은 기가 막히고 있었다. 서민들에게는 ‘불가능한 땅’이라는 점만큼은 확실할 것 같았다.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는 ‘다주택’이 시끄럽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직’ 대신 ‘집’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20년 전 어쩌다 다주택자가 되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소식이다. 그러면서 “종부세를 납부하고 있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다주택자가 되는 방법 중에는 ‘어쩌다’도 있는 모양이었다.

옛날, 숙향(叔向)이라는 사람이 고급 공무원인 한선자(韓宣子)를 찾아갔다. 이런저런 대화 끝에 한선자가 ‘신세한탄’을 늘어놓았다.

"나는 명색이 고급 공무원인데도 재산이 없네. 그래서 다른 공무원들과 어울릴 수 없어서 걱정이야."

숙향은 그 말을 듣더니 "정말로 축하한다"며 박수를 쳤다. 의아해하는 한선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경대부를 지낸 난무자(欒武子)라는 사람은 땅이 2백 경(頃)에 불과했다네. 조상에게 제사지낼 그릇조차 제대로 없었다고 했지. 그러면서도 덕행으로 일을 처리해 백성의 존경을 받았어. 제후들이 그와 교제하려고 했고, 심지어는 변방의 오랑캐까지 그에게 의지하려고 했다고 하네.”

숙향은 말을 계속했다.

“나중에 난무자의 아들이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받았는데, 아버지와 달리 포악하고 사치스러웠다고 했네. 재물을 긁어모으는 데 끝이 없었지(貪欲無藝·탐욕무예). 마땅히 벌을 받아야 했지만 아버지의 덕행 덕분에 화를 면할 수 있었다고 했네.”

재산이 없으면 자식에게까지 도움이 미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