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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의 틱톡·위챗 제재가 시사하는 미·중 무역분쟁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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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의 틱톡·위챗 제재가 시사하는 미·중 무역분쟁 동향

- 틱톡 제재 제2의 화웨이 사태로 주목, 미·중 기술패권다툼 본격화 -
- 우리 기업들 각국의 대응 방안 모니터링하며 대비책 마련해야 -



트럼프, 8월 6틱톡, 위챗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시각 8월 6일 중국의 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운영하는 동영상 공유 SNS 앱 ‘틱톡(Tik Tok)’과 텐센트(Tencent)가 운영하는 다목적 메시징 앱 ‘위챗(WeChat)’의 미국 내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발효 시점은 9월 15일로 해당 행정명령은 틱톡과 위챗의 미국 자산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되고 있다. 이로써 미국 기업이 9월 15일까지 틱톡과 위챗을 인수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서비스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2020년 7월 초, 미국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오가 틱톡·위챗을 비롯한 중국 SNS를 통해 미국 소비자의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로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7월 31일 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미국 내 틱톡·위챗 운영 금지 의사를 밝히며 45일간의 협상 기간을 지정하면서 본격화됐다.

이번 조치에 대해 틱톡 측은 즉시 성명서를 내고 "트럼프 행정부가 표준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합의 조건을 지시했으며, 민간기업 간의 협상에 개입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행정명령에 충격을 받았다고 표현하고, 해당 명령이 "표현의 자유와 시장 개방 개념에 대한 위험한 선례를 만들었다"고 덧붙이며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가 틱톡의 미국 운영권 매입 여부를 협상 중이며 9월 15일까지 해당 논의를 완료할 것이라 발표했으며, 8월 8일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내용에 따르면 트위터 측도 틱톡 측과 인수 여부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분쟁의 본질은 기술패권 다툼

표면적으로 이번 행정명령의 직접적인 이유는 ‘중국이 미국인의 개인 및 독점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잠재적으로 중국을 위한 기업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이번 행정명령 조치가 결국 지난해 미국이 화웨이·ZTE를 제재한 것과 마찬가지로 최근 격화되는 미·중 무역분쟁의 본질인 기술패권다툼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2018년 3월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미국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이 이에 대응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이 다시 관세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촉발됐다.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미·중 양국은 수시로 무역규제 및 분쟁 해결을 반복하며 서로 견제해왔으나, 과거의 갈등이 WTO 체제하의 통상적 수준의 견제였다면, 이번 갈등은 기존의 무역규칙과 규범을 넘어 보복의 악순환이 전개되는 ‘무역전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 제조 2025’를 필두로 차세대 정보기술, 로봇, 항공 우주, 해양 공학, 고속철도, 신에너지 차량, 친환경 전력, 신소재, 바이오 등 미래 핵심산업을 육성하고, 중국의 기술자립화를 통한 기술대국화, 더 나아가 세계 최강국 실현을 목표로 미래 핵심 첨단산업분야에서 중국의 기업을 세계 최고로 만들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웨이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중국이 적극 성장을 지원해 온 기업으로 2019년 5월, 미국 상무부 내 산업안보국(BIS)이 중국의 화웨이 및 해당 기업의 68개 해외 관계사를 ‘Entity List(미국의 안보 및 외교 정책에 위해가 되는 기업, 개인, 정부 등을 목록화해 미국기업이 이러한 기관과 거래할 경우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는 수출행정규정)’에 추가한다고 발표하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미·중 무역분쟁의 핵심 사안으로 대두됐다. 이후 2020년 5월에는 미국의 기술 및 부품이 포함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는 외국기업에 대해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추가 제재를 개시해 양국 간 갈등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각계에서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미·중 무역분쟁의 본질은 미국이 세계 제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을 견제하고, 향후 세계경제질서를 좌우할 첨단산업분야(ICT)에서 패권을 유지하려는 의도임이 자명하게 드러났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정부의 틱톡·위챗에 대한 제재조치를 두고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제2의 화웨이 사태라 부르면서 미·중 간 기술경쟁이 장기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이로 인해 기존의 글로벌 밸류체인의 혼돈이 불가피해짐과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기술시장 전반이 위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기술분쟁 관련 주요 언론 반응과 주변국 동향

워싱턴포스트는 미·중 기술경쟁이 국경 간 투자,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등을 통해 국제사회가 상호의존적으로 발전했던 개방경제 시스템을 침식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정교한 전략, 현명한 정책, 연구 및 혁신에 대한 대규모 투자 등으로 민주주의 가치를 선전하는 개방형 인터넷을 지원해야 하고, 일부 특정 기업에 대해 극단적 제재만 가할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다국적 기술 거대 기업이 윤리적이고 투명한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도록 시행 가능한 규칙을 마련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미·중 기술 분쟁은 글로벌 경제·정치적 이슈와 맞물려서 주변국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은 2020년 1월 화웨이 장비의 제한적 도입을 추진했지만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압박으로 도입 여부를 전면 재검토·배제 입장으로 번복하다 7월 14일 영국 내 화웨이 퇴출을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이탈리아에서는 자국 최대 통신회사 텔레콤이탈리아(TIM)가 5G 구축사업에 필요한 장비 도입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했다. 이탈리아는 그동안 중국과 경제적·외교적 우호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유럽 전역에 화웨이 퇴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브라질은 2021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지만, 미국이 해당 사업에 화웨이를 배제하는 것을 조건으로 브라질 정부에 금융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어 향후 브라질의 행보에 주변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인도는 지난 6월 29일 자로 국가안보·공공질서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틱톡, 위챗, 바이두맵, QQ메일, 웨이보 등 중국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59개의 앱의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중국기업이 인도 국민의 개인정보를 해외로 유출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중국과 인도 간에 국경을 접한 지역에서 군사 분쟁 사태가 본질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어 국가 간 기술 분쟁이 글로벌 경제·정치적 이슈와 맞물려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사점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이 표면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확실한 무역수지 적자 축소 및 중국 시장 개방을 목전에 내세우며 실질적으로는 중국과의 기술 주도권 다툼을 계속해 분쟁 상황을 장기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 정부의 화웨이·틱톡 등에 대한 제재 조치는 긴 싸움의 시작에 불과하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세계무역질서가 자유무역주의에서 보호무역주의로 이동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도 중국-인도 간 국경 분쟁과 같은 국가 간의 경제·정치적 화두가 중국 기업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라는 점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실물부문의 영향이 커질 것인 바, 우리 기업들은 각국의 대응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 미국의 관세는 상품의 HS 코드와 원산지를 기준으로 결정되므로 생산기지를 다양화하는 등 무역 분쟁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양국의 탈동조화 이슈를 염두에 두면서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Reuters, The New York Times, The Washington Post, The Wall Street Journal, 동아시아 연구원-확대되는 미·중 무역전쟁 한국은 어디로?, Business Insider,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