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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헤로도토스의 ‘금 털리는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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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헤로도토스의 ‘금 털리는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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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시스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인도의 사막에 서식하는 ‘희한한 개미’를 소개하고 있다. 이 개미는 ‘엄청 큰’ 개미다. “개보다는 작지만 여우보다는 큰 개미”라고 했다.

이 개미를 특별하게 기록한 이유는 ‘금을 캐는 개미’이기 때문이다. 이곳의 개미는 사막의 모래를 밀어 올려 수북하게 쌓아놓고 그 아래에 집을 짓는다고 했다. 그런데 그 쌓아 올린 모래에 금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금을 ‘모으는’ 개미인 셈이다.

인도 사람들에게는 그 금이 ‘대박’이 아닐 수 없었다. 낙타를 타고 사막의 서석지로 몰려가서 개미들이 쌓아놓은 금을 슬쩍한다고 했다.

슬쩍하는 이유는 ‘주인’인 개미의 허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사막의 폭염이 가장 뜨거워지는 시간이 되면 개미들은 땅속 깊이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데, 그때를 노려서 금이 함유된 모래를 자루에 퍼 담아 가지고 내빼는 것이다.

그렇지만, 금을 채굴하는 사람은 그때부터 목숨을 걸어야 했다. 개미들이 뛰어난 후각으로 냄새를 맡고 추격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미들은 그 큰 몸집만큼 속도도 다른 어떤 동물보다 빠르다고 했다.

따라서 재빨리 도망치지 못하면 ‘금 도둑’은 살아남기 어려웠다. 개미들이 낙타와 함께 ‘도둑’의 몸까지 잘근잘근 물어서 뜯어버리기 때문이다.

헤로도토스 시대의 인도 사람들이 금을 캐는 방식은 대부분 이런 식이라고 했다. 다른 곳에서도 금이 생산되지만 그 생산량이 너무 적기 때문에 목숨을 걸어가며 개미들의 금을 퍼 담는다는 것이다.

훗날, 이 개미는 모래 속에 굴을 파고 사는 산악 설치류의 일종인 ‘마멋(marmot)’으로 밝혀졌다는 연구가 나왔다. 서식하는 장소도 사막지대가 아니라 히말라야산맥의 고원이라고 했다. 어쨌거나 ‘헤로도토스의 개미’는 ‘금을 털리는 개미’였다.

지금, 대한민국 증시 주변에 여러 종류(?)의 개미가 생기고 있다. ‘동학개미’가 등장하더니,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하는 ‘삼전개미’가 출현하고 있다.

그리고 ‘대출개미’, ‘빚투개미’, ‘도박개미’라는 이름이 붙은 투자자 개미도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그 이름이 보여주듯 건전한 장기투자보다는 어쩌면 ‘투기’를 일삼는 듯싶은 개미다.

증시에서는 벌써부터 이른바 ‘유동성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풀려나간 ‘과다한 유동성’ 가운데 일부가 증시 주변으로 몰린 것이다. 여기에 빚까지 얻은 ‘대출개미’, ‘빚투개미’가 가세, ‘판돈’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빚을 얻어서 투자를 하다 보니 상환 부담 때문에 아무래도 급할 수밖에 없다. 빨리 차익을 남겨서 빚을 갚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단타매매’다.

그러나 ‘투기’는 위험하다. 투기는 돈 놓고 돈 먹는 ‘제로섬 싸움’이다. ‘대박’은 극소수, ‘쪽박’만 양산되는 게임일 뿐이다.

이러다가는 헤로도토스의 개미처럼 ‘금 털리는 개미’가 필연적일 수 있다. 그런 ‘과거사’는 상당히 많았다. 빚을 내서 주식 투자를 하는 것만큼은 피하는 게 좋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