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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종주국 일본에서 한국 라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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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종주국 일본에서 한국 라면이?

- 일본 유튜버를 중심으로 한국 라면 먹방이 유행 -
- 일시적인 인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완전한 현지화가 중요 -


일본에 한국 라면 열풍? 실상은?

지난 2018년 6월에 일본의 최대 코리안 타운인 신오쿠보에 일본 대표 대형마트인 “돈키호테 신오쿠보역전점”이 신규 오픈했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기존의 신주쿠점도 있어 인근 지역에 돈키호테가 2개 점포가 있는 것이다. 두 지점 모두 점포 입구에서 가장 먼저 고객을 맞이하는 것은 한국 식품코너이다. 그중에서도 진열대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한국 인스턴트 라면”이다. 제품 종류를 보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시리즈”, “농심 오징어 짬뽕”, “농심 안성탕면”, “팔도 비빔면”, “오뚜기 리얼치즈라면” 등 각종 브랜드의 다양한 맛의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돈키호테 신오쿠보역전점 입구 진열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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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도쿄 무역관 직접 촬영

한국 라면은 코리안 타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 최대 대형 유통 그룹 “AEON”과 같은 일본의 일반 체인 마트에서도 만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도쿄도 고토구에 있는 AEON 시노노메점의 모습이다. 매장의 한 코너를 한국 라면제품이 차지 하고 있다. 종류를 보면 라면제품 뿐만 아니라 냉면, 떡볶이, 쫄면 제품도 함께 진열돼 있다. AEON는 2019년부터 매년 1월에 한국 페어(K-Beauty, K-Food 등 분야별 특설관)를 개최하는 등 한국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점포도 늘려가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에서 한국 라면이라면 신라면만 떠올랐으나 최근 신라면은 이미 일본의 슈퍼마켓,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이 됐고 요즘은 한국의 00라면 “먹방”이 나올 정도로 다양한 한국 라면 제품들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AEON 시노노메점 한국 식품 코너 전경

자료: KOTRA 도쿄 무역관 직접 촬영

한국 라면의 인기비결은 유투브

요즘 일본의 먹방 유튜버들 사이에서는 한국 음식을 먹는 콘텐츠를 한국어 발음 그대로 “モッパン(못팡)”이라고 부를 정도로 한국 음식이 유행이다. 유튜브 검색어 창에서 “한국 라면”을 검색하면 다양한 한국 라면 먹방 영상이 나오며, 영상 조회수도 높은 경우는 200만 회를 넘는 등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다양한 유투브 채널에서 다양한 한국 라면에 대해 소개하고 있지만 특히 매운 맛의 라면을 도전해보고 감상을 말해주는 영상이 인기가 많다.

일본 음식문화는 예로부터 매운 식재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 매운 음식을 자주 접하지 못해 “일본인들은 매운 음식을 잘 못먹는다.”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한류열풍으로 각종 한류콘텐츠에서 봤던 떡볶이, 치즈닭갈비 등이 유행함에 따라 일본 젊은이들이 매운 한국음식에 대해 거부감이 줄어들었고 오히려 도전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자극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YouTube 채널, 로시안 사토의 [배고파지면 MONSTER!] 한국 라면 먹방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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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Edgenner LLC.

구독자수 80만9000명을 보유한 '배고파지면 MONSTER!'라는 먹방 유튜브채널에서는 '팔도 틈새라면'과 영화 기생충에서 유명해진 '짜파구리'를 소개했다. '팔도 틈새라면' 영상의 조회수는 41만 회, '짜파구리' 영상의 조회수는 38만 회을 기록했다. 영상의 댓글에는 수많은 구독자들이 나만의 레시피를 알려주는 등 한국 라면을 더욱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에 KOTRA 도쿄 무역관에서는 사진 속 먹방 유튜버인 로시안 사토 씨에게 한국 라면먹방을 찍은 이유와 소감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로시안 사토 씨는 “한국 라면 먹방을 찍은 이유는 원래 매운 음식을 좋아하고 영상 속 제품은 구독자와 친구들에게 추천받아 촬영을 하게 됐는데, 영상을 본 구독자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라고 했다. 한국 라면의 인기의 비결에 대해서는 “맵지만 매움을 넘어서는 감칠맛이 있어 계속 먹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다. 면도 탱글탱글하고 각종 재료를 더해도 본연의 맛이 확고하기에 아주 맛있다. 한국 라면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전했다.

아래 그래프는 Google Trends에서 일본의 “불닭볶음면(プルダックポックンミョン)”의 검색 추세를 지수화한 그래프이다. 2017년 후반부터 급격히 검색량이 많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본의 “격하게 매운 챌린지(激辛チャレンジ): 매운 음식에 도전해보는 유행” 영향으로 관심이 많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Google Trends “불닭볶음면” 검색량 결과 그래프(2015년 7월~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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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Google Trends

한국 인스턴트 라면 수입량 증가로 이어져

2019년 일본 인스턴트 라면 품목의 총 수입 규모는 51억4000만 엔으로 그중 한국이 35억6000만 엔이며, 전체 중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수입 규모도 2015년부터 계속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 수입규모는 2015년 수입 규모(15억5200만 엔)의 2배를 훨씬 뛰어 넘는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2018년에는 對한 수입액이 전년대비 약 40%의 증가율을 보이는 등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간단 조리식 제품 수요가 증가에 한국 인스턴트 라면의 열기가 더해져 한국 인스턴트 라면 수입 규모가 지속적으로 계속해서 증가해 2020년 4월에는 전년동기(2019년 4월 해당품목 수입액 3억4900만 엔) 대비 약 2배 정도 증가했다.
· 2020년 월별 인스턴트 라면 수입 규모: 1월 3억2800만 엔, 2월 3억3300만 엔, 3월 5억3100만 엔, 4월 6억4300만 엔

일본의 인스턴트 라면 대한 수입 규모(HS Code 1902.30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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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2015
2016
2017
2018
2019
수입규모
1,552
1,823
2,254
3,116
3,560
시장점유율
60.14
71.10
67.75
70.99
69.25
자료: Global Trade Atlas(2020.7.18.)

삼양 재팬과의 인터뷰: 한국 인스턴트 라면의 인기 비결은?


KOTRA 도쿄 무역관에서는 일본에서 '불닭볶음면' 시리즈로 인기로 시작해 본격적인 일본 시장 개척을 위해 지난 해 1월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한 삼양 재팬의 마케팅부 담당자 O씨와 한국 인스턴트 라면의 인기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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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라면 종주국인 일본에서의 한국 라면의 인기는 그만큼 입맛이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들에게 우리 라면이 그 맛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라면 제조사들의 특별한 프로모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해 자연스럽게 인기가 많아진 것은 말그대로 일본 소비자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정도 열기에서 안주하면 안될 것이다. 우리 제품의 현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완전 현지화를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일본어 패키지'이다. 전 세계 수출을 위해 영어 패키지로 판매하거나 또는 한류 붐을 의식해 한글 패키지 그대로 판매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나 일본의 경우 일본어 패키지가 매우 중요하다. 일본 소비자들은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의식이 높아 제품 설명을 꼼꼼히 읽는 소비자들이 많다. 자국어 패키지라면 외국제품이지만 제품에 대한 상세 내역을 명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그만큼 제품에 접근하기가 쉽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일본어 패키지

자료: KOTRA 도쿄 무역관 직접 촬영

또한 지금은 제3의 한류 붐이라고 불리고 있을 만큼 한류붐이 대단하다. 지금은 텔레비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SNS를 통한 한류문화 전파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도 이 여세를 계속해서 밀고 나가기 위해 붐으로 끝날 수 있는 입소문에 의지하지 말고 기업들의 SNS를 통한 적극적인 프로모션도 필요하다.

코로나 여파로 수출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한국 라면의 인기는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다. 코리안타운에서만 보던 한국 라면이 점차 일본 곳곳의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볼 수 있게 된 요즘 앞으로도 일본 시장에서 다양하고 맛있는 우리 제품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자료: Global Trade Atlas, Google Trends, Edgenner LLC. 및 각 사 홈페이지 참조, KOTRA 도쿄 무역관 직접 인터뷰 및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