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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하반기 말레이시아 경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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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하반기 말레이시아 경제 전망

위영오, AmBank 기업금융본부 부행장

글로벌 경제의 2020전망은 대체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금융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COVID-19 팬데믹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아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고 있으며 각국이 얼마나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COVID-19을 신속히 통제하느냐에 따라 해당국가의 2020년 및 향후 경제전망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IMF에 의하면 2020에 진행되고 있는 불황이 2009년 글로벌 금융사태보다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장기간 지속될 불황을 대비하여 각국 정부들은 경제부양대책을 발표하여 어려워지는 제조업, 수출업, 그리고 가장 중요한 노동계를 보호하기 위하여 특별예산을 수립하여 실행 중에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 역시 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다수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였다.

상반기 말레이시아 정부의 강력한 COVID-19 통제 정책으로 확진자 및 사망자 수가 많이 줄어들었고, 다수의 경제인들은 이제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 작년에 멈췄던 다수의 프로젝트 및 투자 계획을 진행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며 하반기 경제상황은 어떻게 될지 우려하는 금융시장 전문가들도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Source: AmBank Research)

말레이시아 하반기 경제를 간단히 표현하자면 “불확실한 순간들”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정치적 불안
·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의 현금흐름 상황, 구조조정 및 높은 파산의 가능성
· 모라토리움 기간 후의 상황
·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실업률
· 말레이시아의 주요 산업의 문제점

위의 불확실성의 요소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정치적 불안

2020년 말레이시아 정치 상황은 마하테르 전 수상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인하여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미궁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그렇지 않아도 마하테르 수상의 사임 시기 및 안와르 이브라힘을 후임자로 선임하는 절차에 대하여 거론되고 있던 2월 21일 즈음 다수의 말레이시아 원주민들로 구성된 야당들이 이것을 기회로 삼고 연합을 하면서 상상하지 못했던 수상 및 여당이 탄생하였다. 2018년 총선에서 여당의 위치를 차지했던 Pakatan Harapan당은 하루 아침에 야당으로 전락하면서 말레이시아 원주민들을 주축으로 하는 여당인 Perikatan Nasional이 탄생하였고 탄스리 무히딘 야신이 신임 수상으로 취임하였다 .

마하테르 전 수상이 공식적으로 사임한 2월 24일에 말레이시아 증시인 FTSE Bursa Malaysia KLCI가 2011년후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였으며 링깃화 역시 미 달러대비 가장 늦은 4.22에 거래되었다.

새로 수상이 된 무히딘 야신은 COVID-19 상황이 악화되면서 기대했던 경제 회복을 시키지 못했고 현 정부가 “뒷문”으로 여당 자리를 차지했다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정부의 각종 경제부양대책 등이 발표되고 있으나 여당과 수상의 임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및 기타 정책이 발표되고 있으나 효율적으로 집행되는지는 아직 평가하기 이른 것 같다. 새로운 정권이 장관 및 여당 멤버들을 공기업 및 정부관련 기업들의 수장으로 선임하고 있어 기업지배구조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금융시장의 우려가 있다.

2. 대기업/중소기업들의 현금흐름 상황, 구조조정 및 높은 파산의 가능성

COVID-19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시장과 유사하게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강력한 이동제한조치 (Movement Control Order)가 발표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강제 휴업에 들어가게 되어 현금흐름 상황이 어려워 졌으며 많은 기업들이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은행 대출금 이자 6개월 유예를 신청하였다. 유예를 신청하였다고 해서 그들의 상황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과거 금융기관을 통한 단기 및 장기 유동성 확보 경로가 거의 차단되면서 현금 보유 및 흐름 상황이 악화 되고 있다. 그리고 수취채권의 회수가 많이 늦어지면서 이에 따르는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악화된 현금흐름 상황, 그로 인한 불가피한 기업구조 조정 및 파산 가능성도 더욱 높아져 하반기에 만약 이것이 현실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3. 모라토리움 기간 이후의 상황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을 통하여 기업들의 금융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모라토리움 기간이 9월말이면 끝난다. 이 모라토리움 정책의 전제 조건은 6개월이 지나면 모든 경제상황이 정상으로 회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중인 COVID-19로 인하여 경제활동이 많은 부분 지연되고 있으며 산업에 주는 부정적인 효과는 날이 가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이 예측했던 6개월의 유예기간이 충분한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간단하게 본다면 중앙은행이 모든 시중은행들에게 추가로 6개월 모라토리움을 수용하라고 지시를 내릴 수도 있겠지만 모라토리움 기간 동안 이자수익이 거의 없어지기 때문에 6개월의 추가 기간은 은행들에게 아주 큰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은행들의 경영상황에도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4월 21일 무디스 신용평가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모라토리움은 기업들의 단기적인 현금흐름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금융기관들의 손익에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증가하는 악성채무 및 이자수익의 감소가 문제가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이 온다면 말레이시아 정부가 주요 대형 은행들의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며 최악 경우는 은행의 경영난이 금융업계 전체에 번질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하여 정치계에서는 기업의 줄도산을 막기 위하여 모라토리움 기간 연장에 대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4. 실업률 상승

말레이시아의 실업률이 COVID-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는 3% 대였다고 보도 되고 있다. 우리 엠뱅크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0년 4월 실업률이 5% 대로 오르면서 1990년 이후에 가장 높은 실업률이며 올해 3월만해도 실업률은 3.9% 정도 유지되고 있었다.

Unemployment Rate in Malaysia





첫 4개월 동안 실직자 수가 총 2백 4십만명에 달했으며 4월에만 778,800명의 실업자수가 늘어났다. 더욱이 하반기에 들어서면 실업률이 6%까지 올라갈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COVID-19으로 인한 기업들의 경영난이 현실에서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상반기에 구조조정을 통하여 인력 감축을 한 대표적 말레이시아 대기업은 다음과 같다.






5. 말레이시아의 주요 산업들의 문제점

경제 성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가 경제를 지탱해주는 기본 산업이 있어야 한다. 한국에 전자,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이 국가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것처럼 말레이시아의 경우 경제 성장을 리드하는 산업인 석유, 부동산 개발 및 건설업, 관광, 팜유 등이 모두 어려움에 처해 있다.

  • 석유 산업은 말레이시아의 총 GDP의 20% 정도 차지하고 매년 5%의 성장률을 보였던 정도로 말레이시아 경제성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이다. 석유 및 천연가스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숫자만 해도 3,500개가 넘을 정도이다. 그러나 최근에 폭락한 국제 유가로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거나 문을 닫고 있다. 만약 유가가 지금과 같이 베럴당 20불에서 25불을 유지된다면 말레이시아 경재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된다.

  • 부동산개발 산업의 침체는 상당히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개발중인 사업들이나 개발을 하려고 하는 사업들이 자금 문제로 중단 되어 있는 상태이며 COVID-19으로 인한 늘어나는 실업률, 금융기관의 신규주택담보대출 규제강화, 외국인 직접투자 축소 및 지속 등으로 경제성장이 크게 둔화되고 이로 인해 주택산업의 수요가 상당히 크게 축소하였다.

  • 건설산업은 완전 얼어붙어가고 있는 분위기이며 당분간 건설산업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부동산개발 산업의 침제, 그리고 더 큰 문제는 COVID-19 이후 정부의 예산부족으로 인한 신규 SOC사업의 투자 불가. 금융시장에서 흔히 표현하는 “Double Whammy” 인 것이다. 2020년 1분기 실적을 보면 완공된 건설프로젝트가 2019년 4분기 대비 6.3% 감소했으며 이것은 RM 35 billion정도의 규모이다. 공공부분과 사기업부분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비율은 45.2% vs 54.8% 이다.






최근 발표된 건설업 관련 뉴스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내용이 많다.

  • · '쿠알라룸프를 – 싱가폴 고속철도 프로젝트'의 회생 여부를 2020년 12월에 말레이시아-싱가폴 정부가 다시 의논하기로 하였음.
  • · 21억링깃 상당의 프로젝트인 MRT3사업이 정부의 신규 단기 경제회복계획에 포함되지 않았음.
  • · 신규 정부투자와 연관된 Malaysia Plan 제12호에 대한 정부 예산편성이 많이 지연됨.




하반기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6 “R” 이 실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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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볼 때 말레이시아 경제는 하반기에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COVID-19 통제를 위한 정책들로 인하여 발생된 생산 및 공급중단은 하반기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부가 경기부양책 및 The 12th Malaysian Plan을 성공적으로 실행에 옮긴다면 2020년 하반기에 경제가 회복세를 타서 2021년에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이동제한조치(MCO) 기간 동안 평균 소비가 크게 감소하였는데 이를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말레이시아 정부는 기준금리 인하를 여러 차례 단행했으며 그결과 2020년 7월7일 기준 금리가 1.75% 까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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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Department of Statistics)

Consumer Confidence – Malay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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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이 가져온 국민 보건 문제가 점차 해결되어 가계 지출이 늘어나고 정부의 프로젝트 재개 및 정부지출이 증가하기 시작하면 경제회복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21년 에는 글로벌 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안정화를 되찾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말레이시아 경제전망은 아쉽게도 그렇게 밝아보이지 않는다. 앞에서 거론한 내용 외에 금주 초에 발표된 산업생산성 (Industrial Production) 을 보면 5월에만 -22.1%를 기록하는 등 좋은 뉴스들이 전무하다. 가장 관심 있게 지켜봐야 되는 이슈 중 하나가 오는 10월 초, 은행이 기업에 이자 지급 및 원금 상환 재연장을 승인할 지 여부이다. 지금 말레이시아 경제의 흐름으로 보아 은행의 이자/원금 상환 지원 없이는 기업들의 경영상황은 악화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가 Visit Malaysia 2020이었는데 내년으로 연기할 수 밖에 없게 되었고 하반기에 해외 여행자 수가 얼마나 회복할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정치적인 불안정, 생산성 급락, 소비심리 위축, 실업률 상승 등의 여러 악재가 많지만, 말레이시아 경제는 하반기에 회복세를 기록해야만 2021년에 반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 모든 것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지혜로운 경제지원 정책에 달려있다고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