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봉쇄로 향후 1년간 산업계 전반 부진 예상, 호주 경제 30년 플러스 성장 마침표 눈앞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자 빅토리아 주정부는 약 500만 명이 거주하는 멜버른에 2차 봉쇄 조치를 내렸다. 6월 말부터 지역 감염이 확산되면서 일부 12개 지역을 락다운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7월 7일 신규 확진자 191명이 발생한 후 Daniel Andrews 주수상은 다음날인 7월 8일 자정부터 6주동안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멜버른 전체 지역이 봉쇄될 것임을 밝혔다. 3단계 Lock-down 조치가 내려지면서 주민들은 생필품을 구입할 경우, 직장 혹은 공부를 해야 하는 경우(집에서 불가능할 시), 치료를 받을 경우, 운동을 하는 경우 4가지를 제외한 후 외출을 할 수 없다.
빅토리아주의 2차 Lock-down 지역
자료: The Age
멜버른 2차 Lock-down 에 따른 경제 손실 한 주에 10억불, 호주 경제회생에 찬물
멜버른에 2차 감염이 확산되기 전까지 호주는 비교적 성공적인 방역을 실시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빅토리아주의 경우 다른 주와 달리 가장 강력한 규정을 실시해 오며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감소하는 등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6월말부터 빅토리아주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뉴사우즈웨일즈 주정부는 100년 만에 처음으로 VIC-NSW주 간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기에 이른다.
호주 재무장관에 따르면, 호주 전역을 락다운 했을 때 발생하는 경제 비용이 40억 호주달러라고 한다. 빅토리아주의 경우 호주 전체 경제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어, 6주에 걸친 락다운 조치로 빅토리아주는 1주일에 10억 호주 달러씩 총 60억 호주달러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Deloitte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0년 한해 동안 호주 전체 주(state)가 약 3%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했으며 2차 감염으로 인해 빅토리아주의 경제 성장률(Gross State Product)이 가장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주별 경제 성장률 전망
자료: Deloitte
올해 초까지 계속된 산불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호주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2.2%에서 1.4%로 0.8% 하락하는 등 호주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2011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호주가 29년 동안 유지해온 경제불황 없는 성장 기록도 유지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하면서 지난 5월 호주의 실업률은 7.1%까지 상승했고 7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호주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면 3월부터 5월까지 총 83만 5000명이 실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1년 10월 이후 최고 수치로 정부의 고용지원책(Job Keeper and Job Seeker Payment)이 9월 말에 종료되면 대규모 실업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 정부에서는 지난 3개월간 100억 호주달러 이상의 경기부양자금과 고용지원금을 빅토리아 주정부에 투입해 왔으며 일자리 지키기 수당(Job Keeper Payment)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뉴노멀이 된 현지 기업의 재택근무
CT Group의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기업들은 재택근무의 지속 시기를 묻는 설문에서 6~12개월 정도가 될 것이라는 기업이 가장 많았고 각 분야의 유력기업 역시 상황 종료 시까지 재택근무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멜버른에 본사를 두고 있는 호주 최대의 통신사인 Telstra는 재택근무가 일부 직원들의 정신건강과 웰빙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조사돼 7월 둘째 주부터 점진적으로 회사 출근을 시행하려고 했으나 2차 락다운으로 인해 재택근무를 연장한 상황이다. Telstra의 많은 직원이 원격 근무를 함에 따라 CEO와 전 회사 구성원이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호주 최대의 전력회사 AGL Energy는 2차 락다운 전에 발표한 재택근무 종료일인 8월 3일 복귀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출근을 반드시 해야 할 경우 기본적인 체온 테스트 외에도 사용할 책상 및 기물의 소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 기업인 Toll은 현지 직원들의 근무 시간과 휴식 시간을 서로 엇갈리게 조정해 직원들 다수가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시스템을 변경하고 재택근무를 연장한 상황이다.
국가별 기업들의 재택근무 종료 시점 예상도
자료: CT Group
멜버른 소매업계 다시 시작된 불황
현지 부동산에서는 멜버른 상업용 빌딩의 공실률이 평균 10~14%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쇼핑거리인 채플 스트리트, 투락 로드, 브리짓 로드의 경우 임대료가 평방 미터 당 800~1500 호주달러로 높지만 유동인구수는 85%나 감소해 이를 견디지 못한 매장들이 폐업하면서 지난 6월에는 공실률이 많게는 22.1%를 기록했다.
멜버른 주요 쇼핑거리의 공실률 및 임대표시
자료: Plan1
특히 고용지원책과 주요 은행의 대출 상환금 연기가 끝나는 9월 말을 기점으로 소비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Deloitte에서는 호주의 실업률이 2021년 회계연도를 기점으로 8.2%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실직과 노동 시간 감소, 임금의 인상 부진이 가계 수입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면서 소비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식료품 부문의 소비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소비자가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의류 및 액세서리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위기 초기 단계에 집을 개조하고 정원을 정비하는 DIY 하드웨어 소비가 급격히 증가했지만 락다운이 다시 시작되면서 주춤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대부분의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과 배달 서비스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호주 산업계 영향
관광, 요식업
락다운으로 문을 닫은 멜버른의 카페거리
자료: SBS
건설업
멜버른 시내 메트로 건설 현장
자료: Inside Construction
헬스케어
RedMed 사의 인공호흡기
자료: RedMed
전문 서비스
교육
코로나19로 폐쇄된 호주 대학교
자료: ABC News
호주의 많은 산업이 해외에서 유입되는 인구, 여행객, 유학생과 대면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어 현지 기업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재고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국가의 경제 지표가 된 코로나19 감염도
호주 정부에서는 이번 멜버른의 2차 감염 사태가 다른 주에도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빅토리아 주수상이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191명의 최대치를 기록했을 때 총 60억 호주달러의 막대한 락다운 비용을 지불하고도 6주 간의 봉쇄를 결정한 것은 이보다 더 큰 경제손실을 막기 위해서이다. 3월 초 호주에서 감염이 확산되던 시기 호주 정부는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 하에 9월 30일까지 경기부양지원을 약속했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락다운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을 위해 5억 3400만 호주달러 규모의 지원책을 7월 10일에 긴급 발표했다. 해당 지원책에는 요식업, 숙박업 등이 포함된 호스피탈리티 산업, 관광업,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금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멜버른에서 시작된 2차 확산으로 현재의 위기가 안정되는데 1년이 더 소요될 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확진자 수에 따라 경제가 움직이는 뉴노멀에 적응하기 위한 정부, 기업, 산업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경제 회복을 위해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Financial Review, ABC News, Deloitte, IBIS World, KOTRA 멜버른 무역관 보유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