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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강화 전 막차 타자” 서울 재건축단지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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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강화 전 막차 타자” 서울 재건축단지 속도전

정부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 강화…사실상 재건축 ‘잠금장치’
송파 올림픽선수촌·노원 월계시영, 안전진단 신청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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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서울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들이 정부의 강화된 안전진단 규제 시행을 앞두고 재건축사업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 목동신시가지 일부 단지들이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데 이어 다른 단지들도 재건축 안전진단 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에 나서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정부,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 강화…재건축 문 잠궈

재건축 안전진단은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에 따라 A~E등급으로 나뉜다. A~C등급은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은 ‘재건축 확정’ 판정으로 분류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8년 3월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항목별 가중치를 조정하고, D등급에는 ‘적정성 검토’라는 추가 검증절차를 마련했다. 따라서 정밀안전진단 결과에서 D등급이 나온 아파트 단지는 관할구청이 공공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나 한국시설공단에 적정성 검토를 의뢰해 2차 안전진단까지 통과해야만 재건축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 국토부는 지난달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를 기존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재건축 추진을 위한 첫 관문인 1차 안전진단의 기관 선정과 관리 주체를 현행 시·군·구에서 시·도로 변경하고, 2차 안전진단 의뢰 주체도 시·군·구에서 시·도로 격상했다.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도시정비법을 개정해 내년 상반기 안전진단을 시작하는 단지부터 바뀐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2차 안전진단 시 현장조사를 강화하는 방안도 즉시 시행한다. 현재 1차 안전진단 결과 적정성 검토가 필요하면 현장조사를 해야 하지만, 주민과의 충돌이나 회유 등을 우려해 서류심사 위주로 소극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개선하고자 철근 부식도·외벽 마감 상태 등 정성적 지표에 대한 검증을 2차 안전진단 기관이 직접 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2차 안전진단 자문위원회의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해 구조 안전성, 건축·설비 노후도 등을 평가 분야별로 개별·분리 심의하고 총점은 비공개할 방침이다.

현장조사 강화나 자문위원회 공정성 제고 등 평가방법의 개선에 관한 사항은 6·17 대책 발표 후 2차 안전진단을 의뢰하는 단지부터 적용된다.

◆‘발등에 불 떨어진’ 재건축 추진단지, 안전진단 신청 잇따라

안전진단 신청 전인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본격적인 규제가 시행되기 전 관련 절차를 이행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7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송파구청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에도 안전진단을 신청했지만 정밀안전진단 결과 ‘C등급’에 해당돼 재건축 불허 통보를 받았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참가하는 선수들의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지어진 이 단지에는 현재 5540가구가 거주 중이다. 재건축을 통해 1만2000여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단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 모임(올재모)’ 관계자는 “단지는 과거 준공 일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해 시공결함이 상당하고, 지진에 대한 내진성능이 확보되지 않아 안전에 매우 취약한 상태”라면서 “최근 목동이나 강북권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것을 비추어볼 때 우리 단지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을 신청했다가 고배를 마신 서울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미륭·미성·삼호3차) 단지도 최근 안전진단 ‘재도전’에 나섰다.

월계시영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초부터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추진하기 위한 신청서를 걷고 있다. 1986년에 준공한 3930가구 규모 월계시영은 노원구를 대표하는 서울 동북부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힌다. 추진위원회 측은 동의서 접수를 진행한 뒤 곧 안전진단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재건축 첫 발을 내딛는 양천구 목동 단지들도 안전진단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 목동13단지는 지난 7일 양천구청으로부터 1차 정밀안전진단 결과 53.67점으로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최종 적정성 검토까지 통과해 재건축을 확정지은 6단지와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한 11단지에 이어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단지 내 세 번째로 안전진단 관문을 넘은 것이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에 이어 재건축사업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 절차를 대폭 강화하기로 하면서 재건축 시장이 ‘3중 족쇄’에 묶이게 됐다”면서 “내년 본격적인 규제 시행 전 안전진단에 나서는 단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