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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일 전문가 “중 ‘디지털 레닌주의’ 무장하는데, 미 대응전략 안 보인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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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일 전문가 “중 ‘디지털 레닌주의’ 무장하는데, 미 대응전략 안 보인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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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제문제 전문가가 중국은 ‘디지털 레닌주의’로 무장하는데 미국의 대응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이 홍콩 국가안전법 제정을 결정함에 따라 미‧중 신냉전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을 상대로 무엇을 목표로 어떻게 겨룰지 미국의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옛 소비에트 연방과의 냉전때 러시아통 전략가 조지 케넌이 구상한 봉쇄정책을 바탕으로 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국제문제 전문가가 분석했다..

2차대전 직후인 1946년 2월 주소련 대리대사였던 케넌은 모스크바에서 대소련 정책을 헌책하는 긴 전보를 보냈다. 장문전보는 미 정부 요로에 회람되고 마셜 국무장관에 전달됐다. 이를 계기로 신설된 국무부 정책기획실 초대 실장으로 발탁된 케넌은 ‘마셜 플랜(유럽부흥계획)’ 입안에 관여하는 등 냉전 초기 미국 외교의 지혜가 됐다.

그는 ‘포린어페어스’지에 ‘소비에트 행동의 원천’이란 장문의 논문을 신분을 숨기고 X란 필명으로 기고했다. ‘X 논문’은 소련공산당 권력 이데올로기의 내력부터 설파하고 소련의 팽창 추세에 대한 장기적인 인내심과 주의 깊은 봉쇄(containment)를 주창했다. 소련이 서방세계에 비해 약한 상대로 내부에 문제의 씨앗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논거로 삼아 압력을 계속하면 소비에트 권력의 붕괴와 점차적 온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미국이 유의해야 할 것은 국내 생활의 문제에도, 세계적 강국으로서 책임에도 적절히 대처하고 있다고 하는 인상을 세계의 여러 국민에게 넓게 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피해야 할 것은 우유부단이나 소통 부족으로 인한 내부 붕괴의 노출을 경계했다. 그의 미국 최고의 전통을 발휘해 위대한 국가로 존속해야 한다는 통찰은 지금의 미국 정부에게 교훈이 될 법하다.

코로나19 사태에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시해 세계 최다 감염·사망자를 냈고, 경찰관의 가혹행위로 인한 흑인 남성 사망 사건으로 일어난 차별 반대 운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언동이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되면서 확산되고 있다. 케넌이 요구한 ‘미국상’과는 정반대다.

코로나19 유행을 세계에 알린 중국은 “신속히 국내 감염을 억제하는 국제 공조에도 주력했다”고 자평하는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이는 한편, 홍콩 국가보안법을 강행하고, 남중국해 센카쿠열도, 대만 근해, 인도와의 국경 등에서 도발적 행동을 되풀이하면서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를 펼치며 ‘세계의 악역’을 멘 듯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국도 자국에서 감염이 폭발한 뒤 책임을 전가하는 듯 중국을 비난하기 시작해 WHO(세계보건기구) 자금 출연을 중단하고 탈퇴를 선언해 국제사회를 당혹케 했다. 대중 포위망 차원에서 G7(주요 7개국)에 러시아, 인도, 호주, 한국도 가세하는 확대안을 불쑥 들고 나왔다가 유럽 국가들의 반대에 부닥쳤다. 이 또한 골똘히 생각한 전략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미·중 신냉전이 시작되고 있다는 재작년 10월의 허드슨 연구소의 펜스 부통령 연설도 중국에 대한 불만의 나열이었다. 그는 미국의 무역 적자의 약 절반이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이 ‘제조 2025’ 계획으로 최첨단 산업 90%의 지배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의 지적 재산 절도도 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지 오웰의 감시국가 체제를 강화하고 100만 명의 위구르족을 수용소 격리하는 한편 지원을 미끼로 한 ‘빚쟁이 외교’로 영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의 장래를 논한 또 다른 논문에서 케넌은 러시아에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기대해서는 안 되며, 정치체제가 전체주의와 선을 그은 어떤 명확한 한도 내에 머물러 다른 국민을 억압적인 굴레로 연결하지 않으면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미‧중 신냉전 체재에서 양보할 수 없는 ‘바텀 라인’은 무엇일까. 서플라이 체인(supply-chain‧글로벌 공급망)의 허브가 된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세계 경제에 오히려 해롭다.

이를 좁힌다면 독일의 중국 전문가 메르카토르 연구소 세바스티안 하일만이 그 의미를 부여한 ‘디지털 레닌주의(digital Leninism)’와의 대결 아닌가. 이는 펜스가 연설에서 비할 데 없는 감시국가(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같은)라고 표현한 중국 공산당 지배의 영속을 꾀하는 통치기법이다.

시진핑 정부는 인터넷 안전법 제정 등으로 인터넷 검열시스템 방화장벽을 강화하고 사회 신용등급 도입, AI 폐쇄회로(CC) TV망 구축 등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이 통치 시스템의 결함이 드러나게 했다.

우한 리원량(李文亮) 의사는 지난해 말 코로나19 감염 정보를 단체 채팅방에 올렸다가 경찰에 붙잡혀가 훈계 처분을 받았다. 자신도 코로나19로 사망한 이 의사는 병상에서의 언론 인터뷰에서 “건전한 사회의 목소리는 한가지 종류여서는 안 된다”는 ‘유언’을 남겼다. 이 의사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중국의 코로나19 정보 은폐에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 독일 프랑스 등도 비판하고 있다. 디지털화는 세계의 조류지만 디지털화 글로벌 스탠더드를 중국에 넘겨주면 민주주의는 위기와 직결된다. 자유를 압살하는 ‘디지털 레닌주의’의 중국을 봉쇄하고 감시국가의 수출을 막는 것으로 폭넓은 민주주의 국가 세력을 규합할 수 있을 것이다. 케넌이 살아 있었다면 그런 전략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