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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미국 셰일혁명 상징 체사피크는 왜 파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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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미국 셰일혁명 상징 체사피크는 왜 파산했나

셰일혁명을 주도한 미국의 체사피크에너지(이하 체사피크)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 세계의 공장가동 감소와 유가하락 등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다가 끝내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봉착했다.여기에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도 중단됐다. 셰일혁명 선봉장은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와 저유가를 감안하면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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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통사고로 숨진 체사피크 공동 창업자 오버리 맥클렌던. 사진=위키피디아

30일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는 29일(현지시각) 파산보호신청 하룻만에 체사피크 주식 거래를 중단하면서 체사피크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1989년 창업하고 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주에 본사를 둔 체사피크에너지는 2019년 하루 48만4000배럴 상당의 원유와 가스를 채굴했으나 설립 31년 만에 생사의 기로에 섰다.

2019년 기준 매출액 85억 9500만 달러, 총자산 161억 9300만 달러의 큰 기업이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수요감소와 저유가의 힘에 무릎을 꿇었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다.경쟁업체들의 파산에 이어 선두업체마저 백기를 들면서 세일업계의 줄도산이 본격화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체사피크는 앞서 지난 28일 텍사사스주 휴스턴의 텍사스 남부지방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체사피크는 올들어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 석유업체 중 가장 큰 회사다.

셰일업계 선두주자인 체사피크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은 코로나19 전염병에 따른 수익감소와 부채증가에 따른 심한 자금난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체사피크의 채무는 500억 달러( 약 60조 원) 이른다. 채권자도 10만 명에 정도로 많다.
체사피크는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제시한 구조조정 방안에서 부채 70억 달러를 탕감받으면서 기존 경영자 관리인제도(DIP·Debtor-In-Possession)에 따른 융자금 자금 9억2500만달러, 차환대출 17억5000만 달러, 기간대출 7악5000만 달러 등 회생 종결을 위한 대출 25억 달러 협상을 벌이고 있다.

체사피크가 기업 파산 관련법에 따라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구조 조정을 하는 동안 금융시장에서 기업 회생을 위해 조달할 수 있는 대출 자금은 약 2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 회사는 이 중 일부를 주요 채권자인 프랭클린 템플턴 투자 등에 진 빚 상환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체사피크는 기존 채무를 주식으로 출자 전환을 하는 방안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 남부법원은 자산과 부채 상황을 살피고 채권자 의견을 들은 뒤 체사피크의 생존 가능성을 바탕으로 파산보호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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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사피크 에너지의 미국내 사업장과 원유 가스 채굴기 숫자. 사진=체사피크에너지


오브리 맥클렌던과 톰 워드가 1989년 공동창업해 2000년대 미국 셰일혁명에 앞장선 체사피크가 몰락의 길에 들어선 것은 2018년 셰일석유에 과감하게 베팅했다가 실패한 것이 큰 부담이 됐다. 이윤이 적은 가스 대신 석유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텍사스주 셰일석유업체들을 인수하고, 와이오밍주에서 대규모 시추에 나섰다. 그러나 시기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이후 유가가 추락하면서 2008년 전성기 당시 350억 달러를 넘은 시가총액은 지난 26일 종가기준으로 1억16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2008년 6월 주당 1만2480달러까지 치솟은 주가가 11.85달러로 폭락한 데 따른 것이다.

이달에는 1350만 달러인 이자 지급을 건너 뛰었다. 올해 대규모 채권 만기를 앞두고 채권 가격은 액면가의 5% 수준까지 추락했다. 체사피크는 자산 매각, 경영진에 대한 2500만 달러 상여금 지급 보류 등 자구방안을 시행하고 채권단과도 채무 구조조정 합의에 이르렀지만 파산을 피하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셰일업계를 상징하는 체사피크의 도산은 군소 셰일업체들의 본격적인 줄도산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수년간 저유가로 경영압박을 받아온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미국 유가가 지난 4월 바닥을 찍은 뒤 반등했지만, 일부 셰일석유 업체들이 생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배럴당 45달러 이상에는 크게 미치지 못해 파산이 이어지고 있다.

분석가들은 앞으로 수주 동안 석유·천연가스 가격이 소폭 반등해도 추가 파산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