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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마두로 vs 과이도, 영 보관 베네수엘라 19억달러 금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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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마두로 vs 과이도, 영 보관 베네수엘라 19억달러 금 쟁탈전

빠르면 8월중 법원판결 나올 전망

지난 3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사진=로이터
극심한 정치적 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등 양 진영이 영국 런던의 잉글랜드은행 지하에 보관중인 베네수엘라가 소유한 19억 달러 금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뉴스위크 등 외신들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측은 이 금괴가 베니수엘라 중앙은행의 자산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 등이 대통령으로 인정한 야당지도자 과이도는 이 자산을 관리해야 하는 측은 자신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정부가 베네수엘라의 정통성있는 지도자로서 인정하고 있는 측은 과이도측이다.
양측의 주장 중 어느쪽이 정당성이 있을까. 영국의 법원이 최근 이와 관련된 심리에 돌입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이 자산에의 접근을 인정하도록 잉글랜드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영국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관이 지난 5월 28일 공시한 결정문에 따르면 어떤 결론이 도출되는 것은 8월이나 혹은 9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마두로 대통령측 금 매각대금으로 코로나19 대책에 투입


감소를 지속하고 있는 마두로 좌파정권의 해외자산 중 이 금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변호사는 금 대부분은 매각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자금으로 충당할 예정이이라고 밝혔다. 6년간에 걸친 경제위기로 흔들린 베네수엘라 의료시스템은 코로나19 여파로 붕괴위기에 놓여있다.

그러나 야당측은 중앙은행의 주장을 부정한다. 마두로 정권이 이 자산을 우호국에 매각할 예정이라고 과이도 진영측은 지적한다. (마두로 정권측 변호사는 이를 부정한다) 지난 2년간 마두로 정권이 필요한 외화를 조달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국내의 금 약 30톤을 국외에 매각하고 있는 것이 관계자와 중앙은행의 데이터에서 밝혀졌다.

지난 2018년 5월 대통령 선거를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2019년1월에 마두로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하며 잠정대통령 취임을 선언한 과이도측은 이번에 유리한 판결이 나온다면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다른 외국은행 계좌에 동결된 50억 달러를 포함해 보다 많은 베네수엘라 자산을 장악할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과이도측 주임변호사(해외담당)를 맡은 호세 이그나시오 에르난데스는 “법원으로부터 승인을 얻게된다면 매우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은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이 결정된 지난 2018년 5월이다. 야당연합은 선거를 보이콧하며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영국의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적인 압박을 더욱 엄격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발언했다. 마두로 정권에 대한 제재강화를 우려한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잉글랜드은행에 대해 예탁된 금 자산 14톤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말경 칼리스토 오르테가 총재가 이 건과 관련해 잉글랜드은행 당국자와 협의하기 위해 런던을 방문했다. 잉글랜드은행측은 오르테가 총재에 대해 오르테카 총재의 권한에 의심이 있기 때문에 지시에 따를 수 없다고 대응했다.

지난해 2월 영국은 다른 많은 나라와 함께 과이도 야당측 지지로 선회했다. 미국의 재무부는 같은해 4월 “부패한 정권관계자의 축재를 위해 마두로 측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을 이용해 자산을 약탙하고 있다라는 이유를 들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 제재를 부과했다.

◇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금 약 4분의 1이 런던에


베네수엘라는 이 재판전에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금을 담보로 독일은행에서 조달한 자금을 상환했다. 잉글랜드은행에 보관된 금 17톤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관리하로 반환되면서 모두 31톤이 됐다. 이는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금의 약 4분의 1에 상당한다. 과이도 측 변호인단이 법원에 제출한 기록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이밖에 금스와프계약도 앞당겨 해제돼 더욱 많은 금자산이 중앙은행관리하로 반환됐다.

과이도측이 영국법원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을 대표해 금자산을 취득할 권한을 갖는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판단이다. 지난해 7월 과이도측은 중앙은행 이사를 독자적으로 임명했다.

올해 2월 마두로 정권측은 법률사무소를 교체했으며 새로시 자이왈라 변호사와 계약했다. 자이왈라는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이란 국영 멜라트은행의 변호사를 역임한 적이 있다. 경제제재에 따라 멜라트은행의 명성과 사업가치가 손상됐다라고 소송을 제기했으며 영국정부는 지난해 화해금으로 12억5000만 파운드를 지불했다.

자이왈라는 “영국법원의 판단은 세계적으로 존중받는다. 이번 소송이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어느쪽인가


영국법원에 제출된 소송서류에 따르면 자이왈라 변호사는 지난 4월 잉글랜드은행측 변호사에게 서한을 보냈다. 잉글랜드은행에 대해 10억 달러 상당의 금 매각을 준비하고 매각대금을 유엔개발계획(UNDP)에 송금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으로 UNDP는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의 코로나19대책에 필요한 의약품·식량을 구입하도록 돼 있다.

잉글랜드은행은 이를 거부했다. 자이왈라 변호사는 지난 5월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국가규모 및 글로벌 규모의 긴급사태에 있어서 잉글랜드은행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자산을 약탈했다”라고 주장했다.

오르테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총재는 5월에 “우리들로서는 어떤 수입도 없다. 캐시플로를 만들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마두로 정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코로나19 감염자는 지금까지 3300명이며 사망자는 28명이다. 최근 수주간 감염자는 급속하게 늘고 있으며 중증환자의 급증에 따른 의료붕괴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UNDP는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으로부터의 접촉이 있었던 것은 인정하고 있다. UNDP의 라틴아메리카담당자는 6월 3일자로 야당측에 보낸 서한에서 “UNDP가 어떤 관여를 하려고 한다면 베네수엘라와 잉글랜드은행간의 공식합의가 이루어진 후”라고 말했다.

잉글랜드은행은 마두로 정권과 과이도 야당측 양쪽의 중앙은행이사회로부터 지시에 따라야 할지를 법원의 판단을 요청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중에서 베네수엘라를 실질 지배하고 있는 것은 어느쪽인가 영국정부가 승인한 대사는 어느쪽인가를 판단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외무부의 외교관 리스트에 베네수엘라대사로 기재되 있는 것은 마두로 정권이 임명한 인물이며 과이도 야당측이 지명한 바네사 노이만이 아니다. 노이만은 이에 관해 과이도가 출입국관리국을 관리하에 두지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과이두 진영은 영국 정부가 누구를 베네수엘라 잠정대통령으로 승인하고 있는가에 근거해 법원은 판단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외무부는 지난 3월 법원에 보낸 서한에서 정부의 입장은 지금도 변함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과이도가 이끌고 있는 야당측은 마두로 정권에 의해 관계자가 협박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지난 5월 과이도와 그의 주임변호사 에르난데스가 금을 훔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6월 1일 에르난데스는 수도 카라카스 자택이 첩보원에 의해 습격받았다고 호소했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에르난데스는 “베네수엘라 해외자산을 지키려고 하는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