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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미국 여학생 기숙사 습격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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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미국 여학생 기숙사 습격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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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미국 대학생 몇몇이 여학생 기숙사로 몰려갔다. 몰래 숨어 들어가서 팬티를 훔치거나 속옷을 빼앗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시작된 ‘놀이’였다. 대학생들이 모여 있다가 성적 호기심 때문에 여학생 기숙사를 습격, 팬티를 ‘강탈’하기로 결의한 것이다. 그 놀이의 이름은 ‘팬티 레이드(Panty Raids)’였다.

‘놀이’는 점점 확산되었다. 대학생들은 떼를 지어 “여학생 기숙사로!”를 외치며 몰려다녔다. 이들은 훔치거나 빼앗은 팬티로 자랑스럽게(?)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숫자가 불어나면서 일리노이대에서는 한꺼번에 1500명의 대학생이 ‘도둑질’에 참가했다. 미주리대에서는 2000명의 ‘약탈자’가 몰렸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분교에서는 3000명이 동원되기도 했다. 이렇게 규모가 커지는 바람에 경찰이 투입되는 경우까지 있었다.

여학생들은 기겁을 했다.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기도 했다.

하지만 잠깐 동안이었다. 곧 남학생들에게 호응하게 되었다. 쳐들어온 남학생들에게 웃으면서 스타킹과 팬티, 브래지어 등을 던져주기도 했다.
오히려 여학생들이 남학생을 ‘공격’하는 ‘반전사례’도 생겼다. 여학생들이 남학생 기숙사의 창 아래로 몰려가서 러닝셔츠나 사각팬티 등을 내놓으라며 ‘농성’을 한 것이다. 1952년 봄이었다.

이 ‘희한한 놀이’가 매스컴을 타게 되자, 학자들은 나름대로의 견해를 발표하고 있었다.

어떤 학자는 ‘팬티 레이드’의 시작을 로마시대에서 찾고 있었다. ‘풍요의 신’에 대한 남성의 이기적인 축제라고 그럴 듯하게 주장했다. 어떤 학자는 봄이 되면 남성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게 되는 법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원조 논쟁’이 붙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미시건대가 ‘도둑질’의 원조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미주리대가 최초였다고 우겼다.

‘팬티 레이드’는 1960년대까지 매년 봄 연례행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점차 시들해졌다. ‘성 개방 풍조’가 확산되면서 속옷 따위를 훔치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속옷 도둑’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잊을 만하면 등장하고 있다. 20세기의 미국 대학생처럼 ‘집단도둑질’이 아니라 ‘단독범행’이다.

울산에서는 어떤 30대가 여성 속옷을 훔쳤다가 징역형에 처해지고 있었다. CCTV가 작동되지 못하도록 연결 케이블을 자른 뒤 도둑질을 했다고 한다. 이 30대는 이미 같은 범죄로 복역을 했던 ‘상습범’이었다.

몇 해 전에는 점쟁이의 말을 믿고 속옷을 훔친 50대도 있었다. 여성 속옷을 훔쳐 입고 로또 복권을 사면 1등에 당첨될 수 있다고 해서 ‘상습범’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