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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내분에 시공사 공사중단 압박까지, 둔촌주공 재건축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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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내분에 시공사 공사중단 압박까지, 둔촌주공 재건축 '오리무중'

비대위, 조합 집행부 전원 해임안 발의 "사업지연‧분담금 증가 등 조합원 손해 끼쳐”
시공사업단도 “일반분양가 확정 안되면 공사 중단” 조합에 공문 '수용 결단'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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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신축 1만 2000여 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재건축 사업지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춘주공아파트가 일반분양을 앞두고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반분양가 결정을 앞두고 조합 내홍이 심해지고 있는데다 시공사들은 “일반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않으면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조합을 압박하고 있어 진퇴양난에 처한 모양새다.

2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인 25일 둔촌주공 조합사무실에서 조합장과 조합 집행부 전원 해임안을 발의했다. 사유는 사업 지연과 조합원 분담금 증가 초래 등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조합장과 조합 임원들의 무능과 실책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이는 결국 조합원의 분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오로지 시공사 이익만을 위해 일하는 조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해임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합장과 임원 해임안은 재적 조합원의 과반수 참석(서면결의 포함)에 참석자의 과반수 찬성이면 가결된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원은 총 6123명(상가 포함)으로, 최소 3062명이 참석해 1531명 이상이 안건에 찬성하면 가결될 수 있다는 것이 비대위의 설명이다.

둔촌주공은 현재 일반분양가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조합은 오는 7월 9일 임시총회를 열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 기준에 따라 ‘2900만 원대’ 일반분양가를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조합은 HUG 기준에 따른 일반분양가를 수용하고, 오는 7월 말부터 시행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비대위는 HUG의 2900만 원대 분양가로 사업을 진행하면 조합원당 분담금이 최대 1억 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반발하며, 차라리 후분양으로 가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시공사까지 조합에 분양가 수용을 압박하면서 둔촌주공 조합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등 4개 건설사로 구성된 시공사업단이 지난 24일 조합에 “일반분양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공사 중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기 때문이다.

시공사가 조합에 압박성 공문을 보낸 것을 두고 정비업계는 이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둔촌주공 조합이 끊임없이 내분을 겪고 있는데다, 조합이 주장하는 분양가와 HUG가 제시한 분양가의 차이가 워낙 커 의견이 쉽게 조율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시공사가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는 분석이다.

시공사업단은 공문에서 “일반분양 일정이 지연될수록 사업지연 금융 비용과 선투입 공사비 금융비용 등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금전적 비용이 기하급수로 증대하기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한 “총회 결과에 따라 일반분양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 부득이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으며, 그 기간은 일반분양 일정, 선투입 공사비에 대한 대책, 조합의 공사비 조달 대책이 확정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업단은 시공사로 선정된 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에 착수, 현재 터파기 공사를 완료하고 기초공사 등 본격적인 건설을 앞두고 있어 조합이 빨리 HUG의 일반분양가를 수용하기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자칫 조합 집행부 교체로 후분양이 표면화될 경우, 시공사의 공사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합에 일반분양가 결정을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시공사업단이 조합에 이같은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자 오히려 조합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둔촌주공의 한 조합원은 “지난해 말 시공사와 조합이 단지 고급화 등 일반분양가 인상을 전제로 공사비를 수천 억 원 이상 대폭 인상시켰는데, 시공사 본인들은 대폭 인상된 공사비를 낮추지 않으면서 분양가를 낮춰 분양하라고 반협박을 하고 있다”고 시공사업단을 비난했다.

이 조합원은 “근본적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면 조합 집행부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며 현 집행부를 향한 불신을 드러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