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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아동 학대, 노인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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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아동 학대, 노인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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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옛말에, 불효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고 했다.

① 게을러서 부모를 돌보지 않는 것 ② 도박과 술을 좋아해서 부모를 돌보지 않는 것 ③ 재화와 처자만을 좋아해서 부모를 돌보지 않는 것 ④ 유흥을 좋아해서 부모를 욕되게 하는 것 ⑤ 성질이 사납고 싸움을 잘해서 부모를 불안하게 하는 것 등이다.

옛날에는 이런 정도의 ‘불효’를 저질러도 온 마을이 시끄러웠다. 사또가 노발대발해서 처벌하기도 했다.

이랬던 대한민국에서 오늘날에는 노인들이 푸대접을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노인 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전국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노인 학대와 상담 사례 등을 분석했더니, 지난해 전국 34개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학대 건수가 1만6071건에 달했다고 했다. 365일로 나누면 하루 평균 44건이나 되었다. 하루 44명의 노인이 서러움을 호소한 셈이다.

또, 이 가운데 ‘학대 사례’로 판단된 게 5243건이라고 했다. 하루 평균 14.4건이었다.

그 학대 가운데 84.9%가 가정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자식인 아들의 학대가 1803건이나 되었다.

‘물리적인 힘이나 도구’에 의한 학대가 38.1%를 차지하고 있었다. 늘그막에 매를 맞는 노인이 이렇게 많았다.

임금이나 연금, 임대료, 재산 등을 가로채는 ‘경제적 학대’도 426건이나 되었다고 했다. 그 가운데 41.8%는 ‘아들’의 소행이었다. 손가락이 닳도록 일해서 키워놓은 아들에게 재산까지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부모나 조부모 등을 때리거나 살해하는 ‘존속범죄’가 해마다 1000건에 달한다는 몇 해 전 경찰청 집계도 있었다. 경찰이 집계한 것만 이랬다. 신고하지 않은 패륜 행위는 아마도 훨씬 많았을 것이다. 자식이 처벌받는 게 껄끄러워서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즉다욕(壽則多辱)’이라고 했다.

어떤 사람이 요(堯) 임금에게 말했다. 요 임금은 성인(聖人)이니까 장수하고, 부자가 되고, 아들도 많이 낳으라고 덕담을 했다.

그러자 요 임금은 싫다고 대답했다. “아들이 많아지면 걱정이 많아지고, 부자가 되면 귀찮은 일이 많아지고, 장수를 하면 욕된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라는 답변이었다. 걱정 없이 곱게 늙는 게 최고라는 말이었다.

앙드레 지드라는 서양 사람도 한마디 보태고 있다.

“늙는 것처럼 쉬운 일은 없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일은 아름답게 늙어 가는 것이다.”

오늘날 노인 학대가 얼마나 많았으면 ‘노인 학대 예방의 날’이라는 것까지 생기고 있다. 그런데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넘어가고 있다. 노인 학대가 아닌 ‘아동 학대’ 때문에 여론이 끓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