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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손자병법과 ‘서울 불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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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손자병법과 ‘서울 불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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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손자병법’은 불로 적을 공격하는 ‘화공(火攻)’에 5가지가 있다고 했다.

① 적군의 병사를 불태우는 것(火人) ②적군의 양식과 군수물자를 불태우는 것(火積) ③적군의 수송 차량을 불태우는 것(火輜) ④적군의 창고를 불태우는 것(火庫) ⑤적군의 운송시설을 불태우는 것(火隊) 등이다.

‘손자병법’은 ‘화공’을 하는 조건도 있다고 했다.

우선 적당한 천시(天時)를 택할 필요가 있다. 기후가 건조할 때를 골라서 화공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적당한 시기도 가려서 하라고 했다. 바람이 일어나는 날 화공을 해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이 ‘5가지 화공’을 한꺼번에 해치울 작정인 모양이었다. ‘서울 불바다’ 위협이 그랬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잊혀져가던 ‘서울 불바다설’이 다시 떠오를 수도 있고, 그보다 더 끔찍한 위협이 가해질 수 있겠는데, 그 뒷감당을 할 준비는 되어있어야 하리라고 본다”고 겁을 준 것이다.

물론 오늘날의 ‘화공’은 ‘손자병법’ 따위는 우스울 수도 있다. 미사일 한 방으로 5가지는 물론이고 전투와는 관계가 없는 ‘민간’까지 ‘불바다’에 빠뜨릴 수 있을 것이다. 그 미사일이 ‘핵’일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일본 나가사키(長崎)대 핵무기근절연구센터(RECNA)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가 지난해 20~30개에서 올해는 35개로 늘었다고 추정된다고 밝혔다는 보도다.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30~40기라고도 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1989년 프랑스 위성이 ‘영변’의 핵시설을 촬영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늘어난 것이다. 30년이 흐르면서 이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과 맞장을 뜨겠다고 큰소리칠 정도다. 그런 자신감 때문인지 ‘서울 불바다’ 위협은 지난 1994년 처음 나온 이래 여러 차례나 들리고 있다.

그렇지만, 대만의 ‘과거사’가 있다. 북한이 꼭 알았으면 싶은 ‘과거사’다.

1970년대 중반, 대만의 장경국(蔣經國) 총리가 서방측 기자들과 만났을 때였다. 어떤 기자가 불쑥 질문했다. “대만이 자위책의 일환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한다던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장 총리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대답했다.

“장개석(蔣介石) 선친이 살아 계실 때 핵무기 개발계획을 이미 보고한 바 있습니다.”

‘중대발언’이 아닐 수 없었다. 중국에 이어 대만도 핵을 보유하기로 결심한 것 같았다. 기자들은 긴장했다.

하지만, 장 총리의 계속된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기자들의 긴장을 풀리도록 만들고 있었다.

“선친으로부터 쓸데없는 짓이라고 꾸중만 들었습니다. 우리 중국 사람들은 ‘대량살상’하는 방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습니다.”

중국 사람들의 기본생각은 이랬다. 자기들끼리 무차별 살상하는 어리석은 행동 따위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서울 불바다’를 외치는 우리와 달랐다.

‘손자병법’은 강조하고 있다.

“군주는 한때의 분노로 인하여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장수는 한때의 노여움으로 인하여 싸움을 벌여서는 안 된다(主不可以怒而興師 將不可以慍致戰).”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