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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각국 연구팀, BCG⁃폴리오백신 코로나19 효과 검증 러시 ‘지푸라기 잡는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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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각국 연구팀, BCG⁃폴리오백신 코로나19 효과 검증 러시 ‘지푸라기 잡는 심정’

세계 각국 연구팀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BCG와 폴리오백신의 코로나19 효과 검증작업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BCG 예방접종을 받고 있는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각국 연구팀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BCG와 폴리오백신의 코로나19 효과 검증작업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BCG 예방접종을 받고 있는 모습.

세계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을 종식 시키기 위해서는 백신 개발이 필수적이다. 미국 제약 대기업 화이자가 코로나19 감염증 예방 백신 ‘BNT162’의 제1/2상 시험에 돌입한 가운데, 독일과 미국 등에서 6월 9일 시점에서 9종류의 백신 후보에 대해 임상평가가 개시되었으며, 126종류의 비 임상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 면역 응답 활성화 작용에 대한 기대감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기까지의 일시적인 수단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BCG 백신(결핵)이나 폴리오 백신(소아마비) 등 다른 감염증 예방에 오랜 세월 이용되어 온 백신이다.

백신은 특정 병원체의 구조를 면역계에 기억시키고 병원체가 체내에 침입했을 때 그 기억에 따라 이를 배제하기 위해 접종되는데, 세월이 지나 다른 병원 체에도 대항하는 ‘오프 타깃’ 효과를 가져와 다른 감염증을 유발하지 못하도록 면역‧응답을 활성화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들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획득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증화 위험을 줄이거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극복하기 위한 자연면역을 갖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 일각에선 “감염 예방 효과 없다” 부정론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는 지난 3월 21일 유전자 재조합 BCG 백신 ‘VPM1002’의 제3상 시험에서 ‘VPM1002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면역계를 강화하는가‘에 대한 검증에 착수했다.

호주의 소아 의료연구소 ’머독 칠드런즈 리서치 인스티튜트(MCRI)‘에서도 의료 종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BCG 백신의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라드바우두 대학 의료센터와 위트레흐트 대학병원 공동 연구팀이 60세 이상 1,600명을 대상으로 BCG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위험과 중증화 리스크를 줄이는지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텍사스 A&M대학 제프리 시릴로 교수가 4월 29일 의료 종사자 수백 명을 대상으로 같은 목적으로 제4상 시험(제조판매 후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평가 결과는 6개월 안에 밝혀진다고 한다. 시릴로 교수는 “BCG 백신은 면역계를 강화하는 작용, 즉 훈련 면역을 가져올 수 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이것이 큰 차이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BCG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확산 저지에는 효과가 없을 것이란 얘기도 종종 거론되어 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4월 20일 “BCG 백신이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을 예방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1955년부터 1982년까지 모든 신생아에게 BCG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이후 결핵 유병률이 높은 지역 이민자들에게만 접종 대상을 한정하고 있는 이스라엘에서는 “정기 접종을 받은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률에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미국선 경구생 폴리오 백신 효과 검증 계획

BCG 백신 이외의 감염증 예방 백신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의 효과를 검증하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 산하 ‘생물학적 제제 평가연구센터(CBER)’ 연구팀은 6월 12일 학술지 ’사이언스‘를 통해 약독생백신, 특히 경구생 폴리오 백신을 통해 자연면역을 자극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을 일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가설을 제시하고, 향후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대처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클 부프마이어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기사에서 “이들 백신이 의도와는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면역반응이 과잉돼 최악의 경우 치명적 상태를 일으킬 수 있는 ’사이토카인 스톰‘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