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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금수저와 '황제 복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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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금수저와 '황제 복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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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자식을 군대에 보낼 때 대한민국의 많은 어머니는 훌쩍거린다. 자식과 헤어지면서 눈물을 펑펑 쏟는 어머니도 적지 않다.

아버지는 그런 아내의 눈물을 보면서 자신이 입대하던 때를 돌이키며 슬그머니 눈시울을 붉힌다. 당시에는 자신의 어머니가 지금의 아내처럼 눈물을 떨구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생이별’이 아니다. 휴가를 나오거나 면회를 가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도 자식을 떠나보내는 부모의 속은 닳고 있다. 자식의 손을 한 번이라도 더 잡아주고 나서야 보내고 있다.

입대 당일로 끝날 수 없다. 자식이 입대한 다음날 아침, 부모는 또 허전해진다. 자식이 누웠던 자리, 입었던 옷, 읽었던 책과 컴퓨터 등은 모두 그대로인데 자식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새삼스럽게 자식이 입대했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이다.

이른바 ‘빈 둥지 증후군’이다. 주로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는 증후군이다. 그 허전한 마음이 오랫동안 계속되면서 상실감이나 우울증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는 증후군이다.

부모가 눈물을 흘릴 일은 더 있다. 자식이 입대할 때 입고 있던 ‘사복’이 ‘군대소포’로 돌아오면 또 눈물을 글썽이는 것이다. ‘얼마나 고생될까, 배는 고프지 않을까” 등등의 걱정이다.
군 당국도 이런 사실을 고려, 사복을 ‘택배’로 보낼 때 자식의 편지와 함께 사단장이나 연대장급 지휘관의 감사 또는 위로 편지도 동봉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입대하는 자식도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다. 걱정하지 말라며 억지웃음이라도 지으며 의젓하게 또는 군대 용어로 ‘보무당당하게’ 입대한다. 평생 써본 적 없던 편지도 부모에게 보낸다. 철부지를 벗어나 ‘대한민국의 청년’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에는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하는 국민이 수두룩한 현실이다. ‘끗발’ 높은 사람들이 주로 해당되고 있다.

고위공직자 가운데 9.9%가 ‘병역면제자’라는 몇 해 전 보도도 있었다. 일부 고위공직자의 경우는 자신의 아들까지 ‘병역 면제’라고 했다. 이를테면, ‘대물림 병역 면제’였다.

‘군대 갔다 와야 사람 된다!’는 좀 희한한 제목의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린 적도 있었다. 국회의 끗발도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해주는 토론회라고 할만 했다.

그런데, 그 끗발에 ‘돈’도 포함되는 모양이었다. ‘황제 복무’라는 게 그랬다. 어떤 재력가의 아들이 군대생활을 하면서 간부들에게 빨래를 시키고, 1인실에서 생활하고, 외출증 없이 근무지를 이탈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물의를 빚고 있다. 이 재력가는 ‘빈 둥지 증후군’이 남다른 듯싶었다.

‘황제 복무’라고 했으니, 어쩌면 ‘군대밥’이 싫다며 동료들과 다른 음식을 먹고, 보초도 서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재력가의 아들과 비슷한 사례는 더 있다는 보도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병역을 마치면 부모가 자식을, 자식은 부모를 느끼지 못할 게 분명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