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G 칼럼] ‘여름잠’ 자는 악어

공유
0

[G 칼럼] ‘여름잠’ 자는 악어

center
백악기 이족보행 원시악어 복원도. 뉴시스
우리나라에서 두 발로 걷는 ‘원시 악어’의 발자국 화석이 세계 최초로 규명되었다는 소식이다.

진주교육대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 김경수 소장이 경남 사천에서 걸어 다니는 공룡발자국 화석 수백 개를 발견했는데, 중생대 백악기의 ‘원시 악어’로 확인되었다는 발표다. 사람의 발자국과 매우 흡사하다고 했다.

‘악어’는 중국에도 서식했다. ‘양자강 악어’다. 당나라 때 선비 한유(韓愈)의 글에 나온다.

한유에게 백성이 상소를 했는데, 악어가 가축을 잡아먹을 뿐 아니라 인명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대책을 세워달라고 한 것이다.

한유는 ‘선비답게’ 악어를 글로 꾸짖었다. ‘제악어문(祭鰐魚文)’이다.

“너희들에게 1주일의 여유를 줄 테니, 남쪽 바다로 옮겨가서 살도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모두 잡아서 죽여버리겠다”고 타이른 것이다.

여기에서 ‘저수하심(低首下心)’이라는 말이 생겼다. ‘머리를 낮추고 마음을 아래로 향하게 한다’는 얘기다. 머리 숙여 복종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라고 했다.

그런데, 어떤 종류의 악어는 ‘여름잠’을 잔다고 했다. 겨울잠인 ‘동면(冬眠)’이 아니라 ‘하면(夏眠)’이다. 곰이 ‘동면’을 하듯 악어는 ‘하면’을 한다는 것이다.

악어는 여름잠을 잘 때 맥박이 극도로 떨어지고, 호흡도 1분에 한 번 정도만 할 정도로 늦추는 ‘주특기’가 있다고 한다. 그렇게 신진대사를 스스로 조절하면서 몸 안에 비축해둔 영양분으로 버티는 것이다. 그랬다가 먹이가 다시 풍부해지면 여름잠에서 깨어나 사냥에 나선다고 했다.

악어에게는 불황을 극복하는 ‘노하우’가 있는 셈이다. 어쩌면 아득한 백악기에서부터 살아남기 위해 터득해온 생존방식이다.

이 동물의 여름잠 또는 겨울잠이 인간에게도 가능해질 것 같다는 보도다.

일본 쓰쿠바(筑波)대학 이화학연구소 연구팀이 쥐의 뇌세포를 자극해서 동면에 가까운 상태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쥐의 뇌에 있는 ‘휴면유도신경(Q신경)’이라는 세포를 자극, ‘인공동면’을 유도하는 실험 결과를 영국 과학 잡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하고 있었다.

‘인공동면’을 유도한 결과, 쥐는 37도였던 체온이 외부온도와 가까운 24도로 급격하게 떨어지고 산소 소비량도 5분의 1로 줄어드는 등 겨울잠을 자는 동물 특유의 상태가 나타났다고 했다.

연구팀은 ‘Q신경세포’가 인간을 포함한 많은 포유류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보도다.

이 인공동면 기술이 응급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우주비행사를 동면시키는 미래의 우주비행 기술로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일본 연구팀은 ‘우주비행’을 거론했지만, 활용 방법은 더 있을 듯싶었다. 코로나19 같은 불황이 닥칠 때마다 먹고살기 힘들어진 서민들은 몇 개월 동안 동면이나 하면을 하는 것이다. 또는 악어처럼 생존에 필요한 만큼만 신진대사를 하면서 경제가 좋아질 때까지 여름잠 시늉이라도 해볼 일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