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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로맨틱 발레에서 현대발레까지 가슴으로 읽는 통사적 명작 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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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로맨틱 발레에서 현대발레까지 가슴으로 읽는 통사적 명작 발레

김순정 지음 '발레 인사이트'(쎄네스트 刊)

김순정 안무 '눈의여왕', 김순정발레단, 2018이미지 확대보기
김순정 안무 '눈의여왕', 김순정발레단, 2018
김순정(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교수, 김순정발레단 예술감독)이 스물다섯 편의 발레 작품을 가지고 발레의 숨은 이야기를 펼쳐낸다. 도서출판 쎄네스트에서 펴낸 184쪽 분량의 변형 신국판으로 엮은 책은 로맨틱 발레에서 고전발레, 현대발레까지의 큰 흐름을 아우르면서 부드러운 필치로 서술한다. 지은이는 아직도 열정적으로 안무를 하고 춤추는 현역 발레리나이다. 발레리나가 해박한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에 대한 심도있는 주관을 써내는 것은 드물다. 지은이는 50년이 넘도록 발레와 더불어 생활해왔고, '삶을 위한 발레'를 생활화하고 있다.

'발레 인사이트'는 김순정이 발레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탐구심이 돋보이며, 현장 발레와 이론 발레를 이해하는 지침으로 기능한다. 이 책은 이론을 위한 건조한 발레 이야기를 지양하고, 발레 작품의 탄생 배경과 특징적 의미를 살펴 교양으로 습득되게 한다. 통사적 세계발레를 통해 한국발레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전망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 책에는 인물, 무대, 삽화, 공연 사진, 역사적 현장 등 귀한 발레 사진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흥미를 배가시킨다. 지은이의 성장과 오버랩 되는 작품들은 성장영화를 보는 듯한 감동과 설득력을 얻는다.
노틀담의 곱추, 국립발레단, 에스메랄다역 김순정, 콰지모도역 문병남, 1987이미지 확대보기
노틀담의 곱추, 국립발레단, 에스메랄다역 김순정, 콰지모도역 문병남, 1987

'발레 인사이트'는 5장 25편의 발레로 구성된다. 1장 '환상과 신비': 로맨틱발레 6편(라 실피드, 지젤, 파 드 캬트르, 해적, 코펠리아, 고집쟁이 딸), 2장 '춤과 마임 그리고 디베르티스망': 고전발레 6편(호두까기 인형, 돈키호테, 백조의 호수, 라 바야데르, 라이몬다, 잠자는 미녀), 3장 '미하일 포킨과 발레 뤼스': 3편(빈사의 백조, 불새, 결혼), 4장 '열정과 개성 그리고 풍성한 볼거리': 현대발레 8편(파리의 불꽃, 로미오와 줄리엣, 신데렐라, 오네긴, 스파르타쿠스, 카르멘 조곡, 안나 카레니나, 마농), 5장 '1980년대 국립발레단의 창작발레를 향한 열정': 2편(춘향의 사랑, 노틀담의 꼽추)이 엄선되어 격정의 발레 현장으로 이끈다.

'발레 인사이트'에 실린 발레들은 지은이의 연구 성과이기도 하지만 한 발레리나가 지금까지 화두로 삼아 온 발레 인생의 기록이기도 하다. 김순정은 1970년 12월 어린이회관 무지개 극장에서 무대에 오른 뒤, 이후, 동아무용콩쿠르 전체 대상(1982), 서울사대 체육과 졸업과 동시 국립발레단 입단(1983년), 백조의 호수(전4막) 주역으로 발탁(1984), 영국유학(1987년~1989년), 국립발레단 퇴단(1991), 청주대 교수(1992~1994), 동덕여대 교수(1995~1999), 러시아 유학(1999~2002년), 이후 성신여대에서 힐링 발레를 지도할 때까지 발레 사랑을 실천해왔다.

빈사의 백조, 안나 파블로바, 부에노스아이레스, 1919이미지 확대보기
빈사의 백조, 안나 파블로바, 부에노스아이레스, 1919

현대의 발레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무한 질주본능을 보이는 발레, 고전 명작이 현대 감각으로 재창조되어 혁명적 혁신상품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경계는 허물어지고, 전통은 새로운 문화원형을 이웃한다. 지은이는 '발레 인사이트'를 통해 "오래될수록 빛을 발하는 보물과도 같은 발레 예술의 세계로 즐겁게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기를" 바란다. 예술가들의 진솔하고 생생한 육성이 담긴 글은 감동을 준다.

'발레 인사이트'는 독자들과 지은이 자신이 발레리나 김순정의 열정의 삶을 연민과 애정으로 바라보게 하고, 영혼에서 흘러넘치는 발레에 대한 사랑이 바람직한 발레를 낳고, 발레 기교를 진전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김순정은 이 책을 통해 발레예술가들은 끊임없는 스스로의 움직임과 노력으로 균형을 맞추어온 사람들이며, 발레는 아름다운 형태만을 만드는 예술이 아니라 삶의 진정한 가치를 음미할 수 있게 해주는 예술이라 믿는다. 많은 예술의 갈래 중에 발레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나온 감칠 맛 나는 에세이는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다.

김순정 발레리나(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교수)이미지 확대보기
김순정 발레리나(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교수)

○ 지은이 김순정

2020 현재, 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교수 및 융합문화예술대학 학장, 김순정발레단 예술감독, 한국무용역사기록학회 부회장, 발레메이트페스티벌 총예술감독,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상임이사, 한국무용교육혁신위원회 상임이사, 동아무용콩쿠르 자문위원,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실행위원.

1982년, 동아무용콩쿠르 전체 대상 수상

1983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졸업.

1983년, 국립발레단 입단

1984년, 백조의 호수(전4막) 주역으로 발탁,

1987년, 〈노틀담의 꼽추〉의 에스메랄다 역 등 국립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로 활동.

1987년, 이화여대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1987년~1989년 영국 골드스미스 칼리지 라반센터(Laban Centre)와 영국왕립발레아카데미 (R.A.D)에서 수학.

1990년, 국립발레단 재입단 한 후 한.러 수교 기념공연〈돈키호테〉전막 주역 키트리 역을 마지 막으로 1991년 국립발레단 퇴단.

1992년~1994년, 청주대학교 무용학과 교수

1994년, 김순정발레단 창단

1995~1999년, 동덕여대 무용과 교수

1999~2002년, 러시아 국립무대예술아카데미(GITIS) 발레교사 양성 정규과정 및 안무자 양성 정규과정 수료 및 모스크바 스타니슬라브스키 극장 발레단 수학

2003~2008년, 예원, 서울예고, 선화예고, 서울대, 한예종, 국민대 강의 및 작품 안무, 출연 등의 무대활동 병행

2009년~ 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교수

2013년, 무용학 박사학위(동덕대학원) 취득.

2014년 TV영화 〈발레리노〉 총예술감독

2013~2015년, 사)한국발레협회 부회장

2016~2018년, 사)한국예술교육학회 회장

출연작: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카르멘 조곡〉 〈노틀담의 꼽추〉 〈돈키호테〉 〈처용〉 〈춘향의 사랑〉 〈사운드 오브 뮤직〉 〈검은 달〉 〈외침과 속삭임〉 〈나비〉 〈Dancing with karma〉 〈안중근,천국에서의 춤〉 〈오월 바람〉 등 다수

안무작: 〈몽유〉 〈일상의 꿈〉 〈머물며〉 〈시간의 꽃, 오늘〉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신비〉 〈10개의 막대를 위한 구성〉 〈깃을 치다〉 〈길을 담다〉 〈물거품 그리고 달〉 〈질문있습니다〉 〈still flower〉 〈눈의 여왕〉 〈초충도〉 등 다수

저서: <문화예술교육 개론>(2017, 공저), <무용과 매체>(2018, 공저), 번역서: <발레의 기초이론과 실기>(2010)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무용평론가, 서울댄스플레이 조직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