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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전투에서 지더라도 전쟁에선 지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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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전투에서 지더라도 전쟁에선 지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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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전투에선 지더라도 전쟁에선 지지말라!’ 이기고도 지는 게임이 있고, 지고도 이기는 게임이 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마주한다. 인간관계에서, 승진경쟁에서, 기업 간 경쟁에서, 심지어는 정치적인 대립에서도 이런 상황에 맞닥뜨린다.

정치에 관해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는 정치로 우선 이 문제를 적용해 보도록 하겠다. 지금 주도권 경쟁을 하는 여야 대치 국면에서도 이런 상황을 볼 수 있다.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당은 상임위 자리를 모두 차지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상임위원장을 야당에 배정하지 않겠다고 한다. 전략상 그렇게 주장할 수도 있고 실제로 그렇게 주장할 수도 있다. 어떻든 이런 대치 국면에서 대기업인 여당이 다수결의 원칙으로 밀어붙이면 중소기업인 야당으로서는 뾰족한 대처 수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전투에선 지더라도 전쟁에선 이기겠다는 자세를 야당에서 취한다고 생각해 보자. 상임위원장 자리에 대한 양보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야당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전투에선 지더라도 전쟁에선 이기는 전략을 적용할 경우 말이다. 이런 경우 과거 관행을 무시하고 다수결의 원칙으로 여당이 상임위 자리를 몽땅 차지하기 위한 국회 개원을 하면 이를 물리적으로 막을 것이 아니라 참석해서 반대 의사를 표현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전투에서는 지고 전쟁에서는 이기는 전략이다.

전투에서는 지고 전쟁에서는 이기는 전략을 사용하려면 철학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존재 의미를 생각하고 이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야당은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 말이다. 결정이 어려울 때 민주주의는 다수결 원칙으로 해결하지만, 다수결의 원칙에 독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다수의 결정이 반드시 옳지 않다는 것을 역사는 말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의 처지에서는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건강한 비판을 한다는 대의명분으로 현재의 난관에 대처하는 것이 전투에서는 지더라도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이다.

사실 이런 사례는 수없이 많이 있다. 초한지의 주인공인 항우와 유방의 전쟁도 마찬가지다. 백전백승하던 항우는 마지막 한 번의 패배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유방의 정책은 백성을 사랑하는 정책이었으나 항우의 정책은 전투에서 이기는 것이 최우선의 전략으로 인해, 한신과의 마지막 전투에서 사면초가 노래로 항우의 추종자들이 모두 다 떠나버린 것이 그가 재기하지 못한 이유일 것이다.

소설 속 삼국지에서도 이런 사례를 볼 수 있다. 유비가 전투 중에 따르는 백성과 함께 도주하다가 전투에서 지고 만다. 물론 따르는 백성을 물리치고 조조와 전투를 했더라도 진 전투일 수 있겠지만 유비는 백성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으로 유비는 백성들로부터 군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명성을 얻게 된다. 이런 명성이 보잘것없는 그가 나라를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인간관계에서도 이런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자신이 조금 양보하면 좋은 인간관계가 유지되어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었을 텐데, 감정에 북받쳐 좋지 않은 말로 시작한 싸움으로 평생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경우를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기업이라고 다르지 않다. 거래하면서 눈앞의 이익을 취하다가 큰 손해를 본 사례는 무수히 많이 있다. 불법적인 요청인지 알면서 거래를 지속하다가 나중에는 회사 전체가 존망의 갈림길에 서기도 한다. 당장 눈앞에 이익을 취하기 위한 갑질로, 최근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회장까지 물러난 사태나 기업이 존폐 위기까지 몰린 상황도 마찬가지다. 결국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전쟁에서는 진 사례들이다.

이병철 회장이나 정주영 회장이 사업을 하다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은 망하는 상황에서도 신용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점이다.

“전투에서는 지더라도 전쟁에서는 지지말라!”는 말을 손자병법에서는 욕금고종(欲擒故縱)이라 하고, 사업가는 신용이라고 말하며, 리더는 신뢰라고 말하고, 정치가는 대의명분이라고 말한다. 천년기업리더십에서는 이를 경영철학, 또는 조직운영철학이라고 말하고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으로 다룬다. 어떤가? 전투에서는 지더라도 전쟁에서는 이겨야 한다는 말은 아주 우리 가까이에 있는 중요한 결정기준이라고 생각되지 않는가?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