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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속 리스크’…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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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속 리스크’…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삼성

코로나19 경제위기·격화되는 미중 갈등·새 국면 맞은 한일 갈등
이재용 부회장 2년 4개월 만에 구속 위기 등 각종 악재 ‘혼재’
뉴 삼성·반도체 1위 목표·포스트 코로나 계획, 방향성 잃을 수도
연이은 대외 변수에 ‘비상’…“이재용 외교력 필요한 시점” 목소리
“이재용 대신할 인물이 있을지 불확실해”…외신도 우려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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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온양 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부문 최고경영진과 함께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대책회의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백홍주 TSP(테스트&시스템 패키징) 총괄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또다시 구속 갈림길에 섰다. 지난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지 2년 4개월 만의 일이다.

이 부회장이 세 번째 구속 위기에 놓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미증유의 경제 위기에 이어 격화되는 미중 갈등, 일본 리스크 등 곳곳에서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 총수의 부재 위기에 재계 안팎에서는 탄식까지 쏟아져 나온다.

삼성이 7일 입장문을 통해 이례적으로 “지금의 위기는 삼성으로서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고까지 언급한 것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심각한 상황 인식에서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삼성 유일의 해외 반도체 공장을 찾아 “시간이 없다”며 위기의식과 속도전을 강조해 온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에 따라 ‘뉴 삼성’과 ‘포스트 코로나’ 대응 계획은 첫발도 떼지 못하고 ‘후퇴’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게 재계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과감한 결단’ 절실한 시기…국민과 약속한 ‘뉴 삼성’ 어디로?

오는 8일 법원 구속영장 심사에서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뉴 삼성’ 가속화는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관측이 많다. 막대한 투자 방향성을 결정해야 하는 반도체 사업 등 막대한 자금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산업의 경우 총수의 경영적 ‘과감한 결단과 판단’이 필요해서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되면서 삼성의 대규모 투자는 제동이 걸렸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지난 2018년 8월 삼성은 총 180조 원을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4월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키로 한 데 이어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분 글로벌 1위 목표로 ‘기술력 초격차’ 전략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해 퀀텀닷(QD) 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 원을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위기를 맞은 이 부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를 멈춰선 안 된다”는 그간의 경영철학을 현장에 그대로 투영시켜왔다. 지난달 삼성 유일의 글로벌 반도체 공장인 중국 시안 공장을 찾은 이 부회장은, 제2 공장 증설에 속도전을 주문했다. 추가 투자 계획도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총 9조 5000억 원에 달한다.

또한 지난달 15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평택에 파운드리(주문 생산)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후 10여 일만에 8조 원가량의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등에 따른 비대면 생활양식 확산으로 미래 시장 선점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 결정이다.
◆‘반도체 新냉전’ 시대 미중 갈등 ‘불확실성’ 확산…'발등의 불' 떨어졌는데...

삼성의 총수 부재 위기에 ‘기술 초격차’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의 전범기업 국내 자산 매각 결정으로 일본이 경제적 보복조치를 예고하고 있어 위기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 강행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문제 삼아 보복 절차에 나서면서 홍콩을 통해 수출을 꾀하던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 타격 우려 또한 높아졌다.

홍콩이 특별지위를 잃게 되면 중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부과하는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그동안 홍콩을 경유해 중국에 반도체 물량을 간접 수출하는 방식을 택해왔던 만큼 반도체 수출 전선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반도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다시 정면충돌하면서 ‘반도체 신(新)냉전’ 시대 속에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미중 간 충돌로 당장 삼성전자는 발등의 불이다.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는 미국에 120억 달러를 투자해 5나노 공정의 공장을 짓기로 했다. 미국 반도체 업체들의 TSMC 의존도는 높아지게 된다.

시스템반체 분야 1위 목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파운드리 시장 1위를 목표로 하지만 현재의 위치는 1위와 격차가 큰 2위다. 1위는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절반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한 대만의 TSMC다.

日 추가 보복 예고 ‘반도체’ 초비상…“이재용의 글로벌 외교력 필요” 목소리도

최근 한일 관계 악화로 반도체 업계는 초비상이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 재개를 선언 이후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자산 압류 절차에 돌입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방침으로 한차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일본이 추가 보복조치 예고하고 있어 반도체 기업들은 ‘비상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일본 정부 수출 규제를 적용한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은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부품·소재 국산화, 수입처 다각화를 통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보복조치가 반도체 장비 부품, 설비 관련 규제로 확대되면 국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당장 삼성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 초격차’ 전략과 ‘대규모 투자 계획’에 직격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의 총수까지 구속 위기에 놓이면서 삼성 자체 불확실성까지 가중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이 추가 보복 조치에 나선다면 자칫 삼성의 파운드리, 낸드플래시 건설 계획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이 부회장 등 총수들의 전폭적인 외교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외신들도 삼성 총수 부재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5일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그룹의 경영자원이 재판 대책으로 할애돼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이 지연되는 등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삼성이 불안정한 반도체 시황과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부재는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도 “이 부회장에게 유죄가 선고된다면 대신할 인물이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