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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9평짜리 집에 3식구가 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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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9평짜리 집에 3식구가 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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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박근혜 정부는 ‘행복주택’을 공급한다고 했다.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2020년까지 5만3000가구를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하겠다는 주택이다. ‘주거 안정’을 도와서 아이를 더 낳도록 유도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행복주택의 규모는 36㎡라고 했다. 36㎡는 정부가 쓰지 말라는 ‘평수’로 따지면 고작 11평에 불과했다.

정부 정책처럼,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아서 식구 3명이 이 주택에 거주할 경우, 1인당 면적은 4평도 되지 못했다. 물론 그 공간에 ‘가구’ 따위도 들여놓아야 할 것이었다.

월세 등 ‘비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넉넉하기는 아무래도 까다로울 공간이 아닐 수 없었다. 정부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 좁은 행복주택을 ‘맞춤형 특화단지’로 10군데 조성하겠다고 했었다.

자녀가 3명 이상인 ‘다자녀 가구’에게 우선 공급하겠다던 50㎡ 이상 ‘국민임대주택’도 다를 것 없었다. 50㎡면 15평이다. 자녀 3명 ‘이상’에 부부를 합치면 식구는 ‘최소한 5명’이다. 그러면 1인당 면적은 달랑 3평밖에 되지 않았다.

이제는 더 좁은 주택도 생길 모양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공급하겠다는 무주택 서민을 위한 국민임대주택이다. 7년만의 최대 규모인 2519가구를 모집한다고 발표했는데, 그 중에 29㎡짜리 557가구가 포함되고 있었다.

29㎡를 정부가 쓰지 말라고 하는 ‘평수’로 또 따져보면 9평도 채 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때의 ‘행복주택’보다도 좁았다. 시쳇말로 ‘손바닥’ 면적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평균 ‘가족원’은 2.8명이라고 했다. 사람을 소수점으로 계산하기는 껄끄러우니까, 대한민국의 한 가족은 약 3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1인 가구와 무자녀 가구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지만 평균 가족 수는 3명쯤이다. 그 3명이 9평도 되지 않는 면적에서 살려면, 다리를 쭉 뻗기도 어려울 만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인구가 부족하다고 야단이다. ‘합계출산율’은 0.9명으로 추락했고, 사상 처음으로 5개월 연속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인구 ‘자연감소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국토 면적은 확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0년 지적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국토 면적은 2382㎢나 늘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821배, 제주도의 1.3배나 늘었다는 것이다.

또, 국민의 소득은 늘어나고 있다. 1인당 3만 달러 소득 시대다.

인구가 줄어들고 소득은 증가하면서 국토 면적이 확대된다면, 국민은 조금이라도 넓은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바라는 게 아마도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주거면적은 거꾸로 가고 있다. 정부는 그런 조그만 주택 공급을 늘려주겠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인구도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