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0.50%로 사상최저수준 경신
CMA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의 엇박자가 대표사례다. CMA는 종합금융회사가 고객으로부터 예탁받은 금전을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운용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금융상품을 뜻한다. 짧은 기간에 투자해도 이자를 챙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먼저 고객에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CMA 금리는 앞다퉈 내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메리츠증권•현대차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는 CMA금리를 연0.25%포인트씩 인하했다.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도 이달부터 연0.25% 인하에 동참하며 연1% 아래의 CMA금리가 일반화되고 있다.
반면 고객에게 이자를 받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는 주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주식 매수대금을 대출하거나, 매도할 주식을 빌리는 것을 뜻한다. 증권사는 기간과 고객신용등급에 따라 연 최저 연4%대에서 최고 연9%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만 신용이자 인하…나머지 증권사 큰 변화없어
이번 금리인하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손질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부터 신용이자를 기존 연 4.4%에서 3.9%(1~7일 기준)로 0.5%포인트 낮췄다. 하이투자증권도 이달부터 신용융자와 각종 주식담보대출 상품에 대해 연0.1%~0.4%포인트를 인하했다.
SK증권은 한달 기준(1~30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연 7.5%를 기간을 쪼개 연5.9%(1~7일), 6.9%(8~15일), 7.5%(16~30일)로 차등적용할 방침이다.
이 같은 금리 엇박자가 도덕적해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증권가는 난감해하는 모습이다. 신용융자거래의 자금조달 시장환경은 고려하지 않은 채 기준금리인하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금융기관별로 전혀 다른 자금조달체계를 갖고 있으며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자금의 재원은 채권 등을 발행하며 조달한다”며 “조달금리가 내려가지 않거나 이미 시장에 선반영을 했다면 바로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을 낮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최근 시장유동성의 경색구간에서 정부는 기준금리를 낮췄으나 거꾸로 회사채금리는 급등하지 않았느냐”라며 “수신하면 되는 은행권은 인하된 기준금리만큼 바로 금리를 내려도 큰 문제가 없으나 수신기능이 없는 증권사에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인하를 일률적용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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