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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기근' 영화관, 콘서트‧오페라‧강연으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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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기근' 영화관, 콘서트‧오페라‧강연으로 채워진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영화관, 복합 예술 공간으로 변모

멀티플렉스 3사가 관객을 유치하기 위해 콘서트, 오페라, 강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이달 3일부터 28일까지 롯데시네마에서 상영되는 오페라 '카르멘'.사진=롯데시네마
멀티플렉스 3사가 관객을 유치하기 위해 콘서트, 오페라, 강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이달 3일부터 28일까지 롯데시네마에서 상영되는 오페라 '카르멘'.사진=롯데시네마
최근 영화관들이 영화 이외의 다양한 콘텐츠들을 활용해 복합 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달 4일부터 ‘침입자’ '프랑스 여자'를 시작으로 ‘결백’(11일), ‘사라진 시간’(18일), ‘#살아있다’(24일) 등 국내 신작들이 개봉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마련한 6000원 할인권 133만 장도 배포된다. 그러나 영화산업이 회복세라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3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5월 극장 총관객 수는 152만6387명으로 4월 관객 수(97만2477명)보다 약 1.5배 증가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지난해 5월 관객 수(1806만2457명)와 비교하면 11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신작 수도 코로나19 발생 이전으로 매출을 되돌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집단감염 등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세를 보이는 점도 극장들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이에 멀티플렉스 3사는 대형 스크린을 활용해 콘서트, 오페라, 게임중계 등 다양한 장르로 콘텐츠 영역을 확대하며 관객을 유치하고 있다.

먼저 CGV는 극장을 공연장‧스포츠 경기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달 20일부터 미국 헤비메탈 밴드 메탈리카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20주년 기념 공연 실황을 스크린으로 틀어주고 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조시 그로반의 ‘2018년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콘서트’ 실황도 지난 2일까지 특별 상영됐다.

CGV 영등포점은 지난달 30일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 작품에 미디어아트‧음악을 곁들인 공연을 개최했다. 지난달 31일까지는 e스포츠인 ‘리그오브레전드(LoL) 2020 미드 시즌 컵’ 경기가 전국 24개 스크린X관(3면으로 설치된 다면상영관)에서 생중계됐다.

롯데시네마는 ‘오페라 인 시네마’를 매주 수‧일요일 도곡‧수지‧부산점을 포함한 전국 롯데시네마 9개 관에서 진행 중이다. 오페라 인 시네마는 영국 로열 오페라하우스의 오페라 실황을 상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3월 처음 시작됐다.

5월 말까지 '라트라비아타'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 작품이 공개됐으며 이달 3일부터 28일까지는 ‘카르멘’을 만나볼 수 있다. 앞으로 '라보엠'(9월), '피델리오'(10월) '호두까기 인형'(11월), '백조의 호수'(12월) 등 작품이 준비될 예정이다.
메가박스는 영화관에서 강연을 벌인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미술 해설가가 직접 무대에 올라 전 세계 미술관·박물관을 소개하는 ‘시네 도슨트’를 운영 중이다. 이달에는 루브르 박물관·빈센트 반 고흐 미술관‧크롤러 뮐러 미술관이, 7월에는 브리티시 뮤지엄‧내셔널 갤러리·뉴욕 현대 미술관이 강연 주제로 선정됐다.

이외에 오페라 등 고전 명작을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 '클래식 소사이어티'도 마련돼 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엔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인 '피델리오'의 실황 영상과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의 발레 신작 '베토벤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화관들이 코로나19로 공연 산업이 위축된 상황을 역이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영화관이 영화 이외의 즐길 거리를 갖춘 진정한 복합 예술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망된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