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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퍼블리셔 ‘해피툭’, 대만에서 게임 서비스 강자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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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퍼블리셔 ‘해피툭’, 대만에서 게임 서비스 강자로 우뚝

- 대만 최대 PC 온라인 게임 포털 운영, 2020년 내 현지 상장을 목표로 매진 -
- 아시아권으로 해외 진출 확대 포부, 일본 및 태국에 거점 설립해 서비스 중 -



KOTRA 타이베이 무역관은 대만에서 한국 게임 퍼블리셔로 활약하고 있는 해피툭(HappyTuk) 양민영 대표를 만나 진출 스토리와 대만 게임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들어봤다.(다음은 양민영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

양민영 해피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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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타이베이 무역관

“2012년에 설립해 대만 최대 PC 온라인 게임 포털로 우뚝

해당 사는 한국 게임회사 출신 한국인 3명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한국계 게임 퍼블리셔다. 2012년 대만에 진출해 회사를 설립했고 2014년부터 영업활동을 시작했다.

우리가 운영 중인 게임 포털사이트(https://www.mangot5.com)는 대만 내에서 PC 온라인 게임* 타이틀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누적 회원 수는 300만 명이 넘는다. 대만 PC 온라인 게임 유저의 88%가 우리 플랫폼의 회원인 셈이다.
주*: PC에 별도의 클라이언트를 설치해 플레이하는 게임. 웹 게임(별도의 클라이언트를 설치하지 않고 웹 브라우저를 통해 플레이하는 게임), 모바일 게임(스마트폰 등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플레이하는 게임)과 구분해 사용

영업활동 시작 후 2015년까지 게임 10개를 서비스한 데 이어 거의 매년 5개가 넘는 게임 서비스를 론칭하고 있다. 보통 1년에 1~2개 게임을 론칭하는 대만 퍼블리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간 게임 서비스 론칭량이 많은 편이다. 올해(2020년)는 거의 매월 론칭 계획이 잡혀있는 상황이다.

매출액은 2019년에 3억5000만 대만 달러(원화로 약 143억 원)를 넘어섰으며, 올해(2020년)는 6억5000만 대만 달러(265억 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만 본사 외에도 일본, 태국에도 법인을 설립해 현지 게임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20년 초에는 대만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첫 단계인 GISA(Go Incubation Board for Startup and Acceleration Firms) 시장 등록을 완료했고 2020년 내 상장을 목표로 매진 중이다.

레드오션이지만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대만 게임시장이 개척 여지가 크다거나 고속 성장하고 있어 진출한 것은 아니다. 회사 설립 당시 대만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었다.

개인적으로 사업에 대한 의지는 오래전부터 품고 있었는데 한국 게임회사에 몸담고 있던 중에 대만 주재원으로 파견나와 지내면서 대만은 참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사하고 있던 게임 분야에서 대만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었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니 경쟁자들과 싸워서 이길 수 여지가 보였고 때마침 뜻이 맞는 파트너가 있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당사가 단기간에 대만 최대 PC 온라인 게임 포털로 성장하게 된 데는 남들과 다른 몇 가지 경쟁력이 있다. 먼저 한국계 게임 퍼블리셔로서 한국 게임 위주로 퍼블리싱하고 있는 만큼 모든 부서에 한국인 전문 인력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사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기술 연동 기간을 단축하는 데도 유리해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게임과 연동된 운영관리 플랫폼은 우리가 가진 차별화 요소다. 이 플랫폼을 통해 개발사와 실시간으로 서비스 현황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데이터 투명성이 높고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고 강조하고 싶다.

이외에도 꼼꼼한 번역 감수를 통해 현지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마케팅 에이전시 조직을 내부에서 직접 운영해 전문성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는 대만 내에서 영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현지화에 집중하면서 해외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태국 거점을 자회사로 편입했는데 태국을 기반으로 인근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해피툭이 운영하는 게임 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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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ttps://www.mangot5.com

대만 게임시장, PC→ 모바일 기반으로 발전, 2017년 들어 PC 온라인 게임 재도약

PC 온라인 게임이 등장하기 전까지 대만 게임시장은 일본의 영향이 컸으나 PC 온라인 게임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장 판도가 한국을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현지 양대 퍼블리셔가 한국의 리니지,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하면서 성장한 만큼 대만 유저들도 PvP(플레이어 vs 플레이어) 콘텐츠 또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장르를 선호하는 성향을 갖게 됐다. 이 덕분에 뒤이어 출시된 한국산 게임들도 대부분 대만 시장에 진출했고 대만에서 부흥기를 맞았다.

2010년 웹 게임이 등장하면서 중국이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 당시 한국산 웹 게임은 별로 없었다. 웹 게임이 부상하자 대동소이한 스타일의 게임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면서 유저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추세 속에 모바일 게임이 등장했다. 시장 트렌드가 모바일 게임으로 옮겨가고 한국 게임이 다시 흥행하기 시작했지만 중국의 물량 공세 속에 한국 게임이 시장에서 고전하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도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도가 높아지는 추세 속에 2017년 ‘배틀 그라운드’의 등장은 PC 온라인 게임이 재도약하는데 일조했다.

이런 추세와 별개로 대만 시장이 한국과 다른 점은 ‘충전식 게임머니 선불카드’라는 결제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정착돼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시장 구조로 유저들은 보통 편의점에서 이 카드를 구매, 충전해서 사용한다. 충전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의 게임머니를 추가로 지급하는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대만 유저들의 절반은 이 카드를 이용한다. 대만 게임시장의 양대 퍼블리셔도 각각 선불카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들이 게임 퍼블리싱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도 시장 내에서 꾸준한 입지를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레드오션이지만 한국 게임에 대한 니즈는 있어

대만 게임시장은 규모 자체가 크지 않고 PC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합해서 연간 성장률이 2~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은 아니지만 모바일과 같이 새로운 디바이스가 등장하거나 배틀 그라운드와 같이 매력적인 콘텐츠가 나온다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대만은 절대적인 유저 수가 적지만 게임에 호의적인 편이며, 게임층이 두터운 시장이다. 대만 유저의 게임 성향을 형성하는데 한국 PC 온라인 게임이 일정 부분 기여한 만큼 한국 게임이 주는 재미요소를 선호하는 유저들도 많은 편이어서 한국 게임에 대한 시장 수요는 있다고 보고 있다.

대만 진출 시 일정 수준 리스크 감안하고 충분한 조사·준비 필요

대만 게임시장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계속 인상되는 등 리스크가 적지 않다. 또한 대만 유저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게임에도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시장 성향이 혼재된 면도 있다. 섣불리 진입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는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쳐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시장 진출 시 먼저 현지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퍼블리셔, 마케팅 회사)를 찾아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만은 규모가 작고 성숙한 시장이다. 저성장 단계로 진입해 경쟁이 치열한 분야가 적지 않다. 레드오션 게임 시장에 진출해 PC 온라인 게임 서비스 강자로 우뚝 선 해피툭의 성장 스토리는 시장 진출 시 철저한 시장 조사와 차별화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있다.


자료: 해피툭, KOTRA 타이베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