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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코로나19 시대 기억하자” 영국 등 유럽박물관 락 다운 시민증언, 물건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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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코로나19 시대 기억하자” 영국 등 유럽박물관 락 다운 시민증언, 물건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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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의한 락 다운(도시 봉쇄) 하의 영국 전 국토에서 매주 행해진, 의료·간호 종사자에 경의를 나타내기 위한 박수 캠페인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

“슬리퍼를 전시시켜 주지 않겠습니까?” 이는 영국의 박물관이 시민들에게 요구하는 메시지 중의 하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의 유행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영국의 박물관은 벌써 락 다운(도시 봉쇄) 하의 생활을 기억하기 위한 증언이나 물품을 모으는 기획을 시작하고 있다.

런던 박물관의 시니어 큐레이터 베아트리스 베렌(Beatrice Behlen)은 “이것은 극히 드문 비일상 체험이니까”라며 AFP의 취재에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락 다운 조치가 실시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우리는 당장 미래를 위해 무엇을 모을 필요가 있는지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코로나19 감염증 유행 하의 생활을 비추는 물건들의 기부를 런던 아이들에게 모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베렌은 “예를 들면 매일 신고 있는 마음에 드는 슬리퍼와 같이, 무엇인가 안심시켜 주는 아이템인 경우도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수집된 아이템 중에는 사제 잼 병도 있었다. 또 락 다운 하의 전국에서 매주 의료·간호 종사자에 경의를 나타내기 위해서 행해진 박수 때에 사용된 수제 유리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에게 흥미로운 것은 반드시 물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이야기다, 사람들에게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물건들에 대한 에피소드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말로 수집이 어려운 것은 ‘사람의 감정’이다. 집에 자율 격리됐을 때의 기분, 상실감이나 공포감, 또 안심이나 희망, 사랑 같은 감정도 있을 수 있다.

어떤 가족은 런던의 거주 박물관(Museum of the Home)의 요청에 따라 식탁 앞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화상채팅을 통해 먼 친척들과 식사를 함께하는 모습을 기록했다. 또 다른 가족은 거실을 공방으로 개조해 의료진을 위한 가운을 만들었다.

■ 느낀 감정까지 컬렉션 대상으로

이와 함께 박물관은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을 통해 자택을 사무실과 교실, 헬스클럽으로 사용하는 데 대한 감상도 모았다. 한 여성은 “락 다운 기간 중 집에서 뭐든 할 수 있게 됐고, 이스트런던에 있는 빅토리아 양식의 집이 궁전처럼 변신했다”고 표현했다.

대조적으로 정원이 없는 좁은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여성은 교도소 독방에 갇혀 있는 것 같다며 “그래도 나는 안전하고 귀찮은 인간관계가 없다는 것에 감사한다. 아래층 이웃들은 항상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아 솔리카리(Sonia Solicari) 거주 박물관 큐레이터는 화상이나 증언 컬렉션뿐 아니라 감정도 컬렉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인스타그램에는 가상 박물관도

이렇듯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이란 역사적인 시대를 기록하기 위해 전 세계의 학예사들이 같은 노력을 하고 있다.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있는 북방민족박물관(Nordiska Museet)에서는 일상생활이 어떻게 변했는지,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어린이들의 느낌을 모아 놓았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박물관이 지금까지 수집한 1,800건의 기록 중에는 락 다운 아래서 맞은 생일 사진과 유리창 너머 키스 사진도 포함돼 있다.

또 스페인 바르셀로나(Barcelona)에서는 광고회사 젊은 간부 3명이 코로나19 유행과 락 다운에 힌트를 얻어 인스타그램 상에 가상박물관인 ‘코비드 아트 뮤지엄’(Covid Art Museum)을 만들어 이미 전 세계에서 900점 이상의 작품이 모여들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