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슈 24] 노벨상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포스트 코로나’ 경제 회복을 낙관하는 이유

공유
1

[글로벌-이슈 24] 노벨상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포스트 코로나’ 경제 회복을 낙관하는 이유

center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낙관론’을 펼치고 있는 노벨상 수상자 경제 석학 폴 크루그먼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병에 의한 경제위기는 세계 대공황 이래 최고의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 경기침체는 얼마나 지속될까, 이어진 회복의 형태는 V자일까, U자일까, 아니면 L자일까. 이에 대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에게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노아 스미스가 물었다.

■ 지금 상황은 수요 쇼크 혹은 공급 쇼크?

노아 스미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과 이로 인한 경기침체는 ‘그레이트 리세션(대불황)’을 부른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에서 비롯된 2007~2009년의 세계적 금융 불황과는 다른 것 같다. 이 전대미문의 사건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이것은 앞선 침체와 같이 ‘수요 쇼크형’으로 볼 수 있을까? 우리의 지침이 되는 심플한 모델은 있을까?

폴 크루그먼: 이것은 ‘수요 쇼크’인가 ‘공급 쇼크’인가 묻지만, 답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총수요. 총공급의 틀이 이번 위기에서 잘 기능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그 전제가 경제는 단일한 물건의 생산 활동으로 거의 나타낼 수 있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대부분 의 경우 더할 나위 없는 접근 방법이지만 지금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은 공급과 수요 모두의 중단이다. 밀접한 접촉을 수반하는 활동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연결된다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표준적인 거시경제 모델을 형태대로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우리가 이용했던 전략적인 단순화를 다용해서 2가지의 ‘섹터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다.

이런 문제에 대해 굉장히 좋은 연구들이 몇 가지 나와 있다. 어떤 섹터의 ‘셧다운은 다른 섹터의 불황으로까지 발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 분석’(베로니카 구엘리 등), 또 그러한 셧다운이 ‘금융시장에 파급효과를 낼 것인가, 또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 분석’ (리카르도 J. 카발레로와 알프 심섹) 등이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지금의 데이터와 정책 반응을 보는 돋보기로 매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즉 어떻게 분석해야 할지 막막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위기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 온 것과 매우 다르긴 하지만, 그 경제적 여파에 대해서는 상당히 잘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 구체적으로 왜 경기부양이나 감세 같은 종래의 대응으로는 부적절한지, 왜 사회 안전망의 문제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이 우리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 이후에 오는 건 인플레 혹은 디플레?

스미스: 즉 전형적인 경기부양책은 이번은 목표가 아니며, 그 대신 우리는 사람들의 고통을 그저 덜어주고 이 쇼크가 끝나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하지만 거기에서 중요한 의문이 제기된다. 지금 정부의 액션을 제한하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것이다. 통상 수요기반의 불황에서는 금융재정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리스크는 거의 없다. 수요 부족이 물가를 낮추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상황에서는 이 충격이 물가를 어느 쪽으로 밀어줄지 확실치 않다. 예를 들어 구엘리 라인의 모델은 이 점에 대해 애매하다. 막대한 재정적자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자산(역주: 국채 등) 매입은 급성 인플레이션 스파이럴을 유발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해야 하나?

크루그먼: 원리상으로는 완전히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있다. 소득이 없는 사람은 지출을 연기하기보다 지출처를 이번 폐쇄로 제한받지 않았던 물건이나 서비스로 전환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실업자 구제대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일은 아무래도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공공 정책의 적자를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민간 부문 흑자가 증가했고 대출 여유도 있어 보인다. 즉, 디플레이션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구엘리 등의 모델에는 투자의 역할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나도 그 모델과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분석했을 테니 이건 비판은 아니다. 수요 위축은 가정이 다시 식당에 갈 때까지 소비를 미루고 있다는 것만이 아니다. 주택, 상업 부동산 등의 건설경기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전염병에 걸렸을 때 오피스 타운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 쓸모없다고 판단되는 두 가지의 개념

스미스: 그건 일리가 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나온다. 앞선 대불황 때, 거시경제 모델을 이용해 이 위기는 테크놀로지 경제로의 필연적 이행의 결과이거나 혹은 노동자에게 일할 생각이 없어진 결과라고 설명하려고 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을 호되게 비난하기도 하지만 사견으로는 그게 옳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어떤 경제학자가 좋은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투자를 제외한 모델로 잘못된 귀결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수정할 수 있는 문제다. 어떤 종류의 이론이나 사고방식을 확실하게 피해야 하나?

크루그먼: 앞선 대불황과 이번 쇼크 양쪽에서 즉석에서 무용하다고 판정할 수 있는 생각이 두 가지 있다. 우선 감세의 마술적 효용 등 ‘좀비 사고’를 전파하고 있는 사람은 깨끗이 배제돼야 한다. 그리고 이번 상황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평시의 사고를 단지 전개하고 있는 사람의 의견도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2008~2010년 금융·재정정책과 관련해 ‘제로 로워 바운드’(명목금리가 제로 근처로 떨어지면서 ‘유동성의 함정’을 일으키는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마치 불경기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소셜 디스턴스(사회적 거리 두기) 전략에 따라 강요된 휴지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늘 그렇듯 우파에 많지만, 좌파에도 다소 있는게 사실이다. 다시 말해 귀담아들을 만한 것은 이 위기의 새로움에 필사적 노력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뿐이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 일어나고 있는 많은 것을 숙고하는 것이 지난한 일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 대부분은 아직 언제나처럼 기능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케인즈 경제학으로도 대략 이해할 수 있다. 평소대로가 아닌 것의 대부분은 평소대로의 예절을 평소대로가 아닌 상황에 적용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없었던 일로 인해 매출이 줄고, 실직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어떻게 소비하느냐는 평시에 실직한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지금 금융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은 2008~2009년의 대차대조표에 나타난 ‘스필오버’(파급) 효과와 같다. 귀찮은 것은 횡단적인 것을 수치화하는 것이다. 인플레 촉진이라고 하는 점에서 공급망(supply-chain)의 붕괴는 과잉 생산 능력과 비교해서 얼마나 중요한가? 소비를 촉진하는 것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투자를 제외한 소비자만의 모델은 매우 도움이 되는 전략적인 단순화다.

그러고 보니 ‘유동성의 함정’을 생각할 때도 그 모델을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델이라면 주요한 요인을 빠트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비상시에 항상 하는 말을 단지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하는 경제학자들에게는 오히려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 코로나19가 ‘잃어버린 10년’ 가져올까?

스미스: 그것은 다행으로 여기며 마지막 질문은 한다. 이번 충격으로 인한 경제 침체는 어느 정도 계속된다고 생각하면 좋을까? 스페인 독감 때도 ‘사회적 거리 두기’ 전략이 다분히 채택됐지만 미국 경제에 지워지지 않을 만큼의 상흔을 남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대경제는 당시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정교한 공급망(supply-chain), 복잡한 채권‧채무에 의존해 제조나 농업보다 서비스에 중점이 옮겨가고 있다. 이것이 ‘잃어버린 10년’이 될 가능성은 얼마나 있을까? 어떤 정책상의 오류가 이 아픔을 더 오래 가게 할까?

크루그먼: 그걸 파악하려고 지난 40년간 일어났던 몇 가지 불황사례를 보고 있다. 지금까지 두 가지 큰 불황이 있었다. 하나는 1979~1982년형 슬럼프, 요컨대 긴축으로 야기된 것. 그리고 2007~2009년 형인 민간 섹터의 ‘오버 리치’(무리한 사업 확장에 의한 빚 과잉)에 의해서 야기된 것이다. 첫 번째 불황 뒤에는 V자 회복이 뒤따르며 “미국에 아침이 왔다”는 것이다. 두 번째 불황 뒤에는 둔한 회복이 있었고, 완전 고용을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번 코로나19 슬럼프는 2007~2009년 형이라기보다 1979~1982년 형과 비슷하다는 게 사견이다. 수정에 몇 년씩 걸리는 ‘불균형’에 의해 야기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바이러스가 봉쇄되면 빠른 회복을 전망할 수 있을까? 그러나 여기엔 중요한 ’단서‘가 몇 가지 있다. 하나는 이 팬데믹이 얼마나 계속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지금 경제가 재개되는 것은 아마 시기상조이며, 이것은 오히려 경제 침체의 기간을 지연시키는 것이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이 팬데믹 이전에 큰 불균형이 없었다고 해도 이 슬럼프가 그것을 낳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사업 폐쇄를 생각해봐도 완전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 때문에 얼마나 장기 변화를 우리가 겪게 될지도 궁금하다. 앞으로 계속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대면형식의 소매가 줄어든다는 쪽으로 이동한다면, 노동자들도 새로운 섹터로 전환해야 하고 거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것은 2009년에 많은 사람이 잘못 주장한 것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해당 될 수도 있다. 대충 말했지만, 지금으로서는 장기 불황이 일어날 증거는 없다고 보고 있다. 이 슬럼프가 앞선 불황처럼 느끼는 사람은 ’또 한 번의 전쟁‘인 것처럼 밖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