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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보리 수출 대국 호주, 중국 관세보복으로 보리농사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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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보리 수출 대국 호주, 중국 관세보복으로 보리농사 망쳤다.

관세부과로 연간 5억 달러 손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조사를 해야 한다는 호주의 주장에 발끈한 중국이 수입관세를 물림에 따라 호주 보리농사가 타격을 입고 있다.한마디로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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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보리농사와 밀농사 현황. 노란색은 곡물생산지, 붉은 점은 수출터미널이다.보리생사은 서호주에 집중돼 있다. 사진=그레인센트럴닷컴.


중국 정부는 지난 18일 호주산 보리에 대해 최대 80%까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기본관세 73.6%에 호주 정부 보조금 지급에 따른 호주 기업의 불공정 이익에 대한 추가 관세 6.9%가 각각 부과된다. 관세는 19일부터 5년간 부과된다. 물론 당사자들의 중간 재검토 요청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5년간 부과될 게 확실하다.

중국 상무부는 덤핑을 '공식' 이유로 들었다. 호주의 거래 관행 탓에 중국 보리 업계에 '실질적인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코로나19 원천을 조사해야 한다는 머리스 페인 호주 여성부 장관과 스콧 모리슨 총리의 발언 등이 꼽힌다.

중국 상무부는 서호주에서 보리와 밀, 카놀라 등의 작물을 거래하는 가족 농업 기업 일루카 트러스트 등 4개사를 지목했다.

호주 곡물업계는 "호주산 보리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관세 80%를 물리겠다는 것은 사실상 보리 수출을 하지 말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곡물 업계 단체인 '그레인 트레이드 호주'는 성명을 내고 "양국 분쟁으로 호주 곡물업계와 지역경제는 최소 연간 5억 달러의 비용을 치를 수 있다"고 밝혔다.

호주의 곡물 뉴스 매체 그레인센트럴에 따르면, 보리는 밀에 이어 호주 2위의 겨울 농작물이다. 2018~19년에 호주는 밀 1520만t, 보리 890만t, zkshffk 230만t을 생산했다.

지역별 보리 생산량은 서호주가 370만t, 남호주 190만t, 빅토리아 250만t, 뉴사우스웨일스 70만t, 퀸즐랜드 6만t이다. 올해 호주 보리농가는 450만 헥타에 보리를 심을 계획인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량은 최소 900만t으로 예상된다.

주요 수출 주는 맥주용 보리와 사료용 보리의 수요가 동부 주보다 적은 서호주와 남호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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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산 보리 수입국과 수입물량. 호주농업부/그레인센트럴닷컴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다. 호주는 중국에 보리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다. 중국은 2015년에서 2018년 사이에 연평균 460만t(13억 호주 달러)을 수입했다. 호주의 보리수출의 70%를 웃도는 양이었다.

중국은 그간 호주산 보리를 수입해 맥주를 만들거나 사료용으로 써왔다. 중국의 호주산 보리 수입은 2018~19년에 250만 8000t이었다. 영국 가디언은 "이는 최고점에 도달한 2016~17년 590만t에 비해 줄었지만 그래도 상당히 많다"고 평가했다. 2018~19년에도 중국은 호주산 보리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19년 2월1일부터 2020년 3월31일 사이에 호주는 중국에 맥주용 보리 66만6000t,사료용 보리 63만4000t을 수출했다.

중국에 이어 일본이 74만6000t을 수입했고 태국과 한국, 필리핀도 호주산 보리를 수입했다.

보리 농사를 망친 호주의 대책은 별로 뾰족한 게 없다. 당장 중국 정부에 관세부과 취소를 촉구하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농업계와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그래도 중국이 꿈쩍하지 않으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것 밖에 거의 없다. WTO를 통한 해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게다가 중국은 WTO를 통한 분쟁해결에 가장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 나라다. 중국은 2002~2019년 사이에 69건의 분쟁에 연루된 나라다. 호주가 WTO에 보리 문제를 제소해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중국은 지난해 WTO에서 미국이 반덩핑 규정을 준수하지 못했다며 최대 36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라는 승소판정을 얻어냈다.

분쟁해결 절차가 수년간 질질끄는 사이 호주 보리농업계는 판로가 막혀 고사할 수밖에 없다는 게 호주 정부의 고민이다.

호주에 부와 경제 성장을 가져다주는 중국을 택할 것인가. 전통의 우방이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미국의 편에 설 것인가.그것이 호주가 당면한 난제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