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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두산솔루스 인수전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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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두산솔루스 인수전 나설까?

내주초 두산솔루스 예비입찰 진행…롯데케미칼 참여설 ‘솔솔’
사업 다각화 나서는 롯데, 시너지 발휘?…관건은 적정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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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자금 조달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 동박 제조사인 두산솔루스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내주 두산솔루스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지주사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특수 관계인의 두산솔루스 보유 지분 50.48%다.

두산솔루스는 배터리 음극재 재료인 동박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제조하는 회사로, 현금 창출 큰 회사로 꼽힌다. 더욱이 진입장벽이 높은 유럽 배터리 시장에 진출한 두산솔루스는 글로벌 교두보까지 확보하고 있다. 두산 계열사 중 ‘알짜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 2030억 원, 영업이익 380억 원을 올리는 등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는다. 두산솔루스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롯데가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점에서도 인수 참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일본 히타치케미칼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쇼와덴코와 경쟁에서 밀린 롯데케미칼은 아예 쇼와덴코 지분 4.69%를 1700억 원에 사들였다. 롯데가 화학 부문 강화에 힘을 쏟으면서 두산솔루스를 차기 성장동력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롯데케미칼의 인수 여력도 충분하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유동성은 3조 원에 이른다. 인수 의지가 확고하다면 인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두산솔루스 적정가격이다. 두산솔루스의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 원이다. 일각에서는 두산솔루스 50.48% 지분에 5000억 원 수준을 거론하고 있지만, 두산이 수용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 앞서 해당 지분에 6000억~7000억 원가량을 제시한 스카이레이크와의 협상이 결렬됐었다. 경영 위기에 채권단으로부터 2조 이상의 자금을 수혈받으며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압박받는 두산으로서는 1조 원 이상의 매각 희망가를 고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SKC의 KCFT 인수 사례를 감안하면 1조2000억 원 수준의 현 두산솔루스 시가총액은 적정가격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진입장벽 높은 유럽이라는 입지조건과 두산솔루스가 보유한 기존 성장산업까지 감안하면, 현재 시가총액에서 인수 진행은 적절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순현금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유했고 최악의 여건에서도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1조 원 이상의 현금 창출능력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충분히 체질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와 달리 두산솔루스의 성장 가능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통형 규격이 21700으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동박 업체가 크게 메리트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보조금 지급을 통해 동박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향후 공급 과잉 우려까지 겹치고 있다는 점을 들며 롯데케미칼의 인수전 참여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이 연구원은 “배터리 관련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싶다면 국내 배터리에 부족한 핵심 소재 사업에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전고체 전지로 방향이 바뀐다면 동박은 크게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