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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로드킬 동물로 돈 버는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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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로드킬 동물로 돈 버는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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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앞 유리창에 박힌 거북이. 사진=AP/뉴시스

미국 조지아에서 어떤 여성이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난데없이 거북이 한 마리가 날아와 승용차의 앞 유리창을 깨며 박히는 ‘사건’이 일어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여성은 승용차의 앞 유리창 쪽으로 ‘벽돌 같은 물체’가 날아오는 것을 보고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했다. 벽돌 같은 물체는 다름 아닌 거북이였다. 거북이는 유리창을 깨고 들어와 절반은 차 안에, 절반은 유리창 밖에 걸친 채 박혀버렸다고 한다.

이 여성과 함께 타고 있던 남동생은 깨진 유리파편에 부상을 입었고, 거북이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동물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는 보도였다. 유리창과 충돌하면서 간단치 않게 다친 모양이었다.

아마도 앞에서 달리던 차량이 거북이를 치었고, 그 바람에 거북이가 튕겨서 이 여성의 승용차로 날아온 것 같았다고 했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더라면 큰 사고로 이어졌을 사고였다.

‘거북이 로드킬’은 미국 작가 존 스타인벡이 1939년에 쓴 소설 ‘분노의 포도’에 나오고 있다.
소설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 40세가량의 여성이 거북이를 발견하고 급커브를 틀고 있다. 깜짝 놀란 거북이는 껍데기 속으로 몸을 감췄다가 다시 기어가고 있다.

그러나 거북이의 ‘수난’은 그치지 않는다. 이번에는 남성이 운전하는 트럭이 거북이에게 접근하고 있다. 이 남성 운전자는 거북이를 비켜갈 마음이 없다. 되레 거북이 쪽으로 바퀴를 굴려서 잔등 한쪽을 그대로 깔고 넘어간다.

거북이는 고속도로 밖으로 내동댕이쳐져서 몸이 뒤집혀진 채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다리를 공중에 뻗고 허우적거리다가 다행히 돌 하나를 잡고 어렵게 자세를 잡으며 일어나고 있다. 혼비백산한 거북이는 부랴부랴 자리를 뜨지만 ‘거북이 속도’다.

스타인벡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 수난당하는 거북이는 1939년부터 있었던 셈이다. 80년이나 되는 짧지 않은 미국 ‘로드킬의 역사’가 아닐 수 없다. 그것도 ‘실수’로 야생동물을 치는 로드킬이 아니라, ‘심심풀이’로 깔아뭉개는 로드킬이었다.

몇 해 전, 이 로드킬을 당한 야생동물의 모피로 털가죽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생겼다는 소식이 있었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쁘띠뜨 모르 퍼(Petite Mort Furs)’라는 기업이다.

그 ‘장삿속’이 기발했다. “어차피 쓰레기통에 버릴 동물의 털가죽을 활용하면, 다른 동물을 그만큼 죽이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논리였다. 미국의 도로에서 ‘로드 킬’로 비명횡사하는 동물이 연간 3억6500만 마리에 달한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 털가죽을 다듬어서 돈 좀 벌 작정인 것 같았다.

그렇더라도, 문제는 있을 만했다. 마땅한 동물이 운전자의 ‘실수로’ 넉넉하게 죽어주지 않을 경우다.

그러면 존 스타인벡의 소설처럼, 자동차가 ‘고의로’ 야생동물을 향해 질주하는 일도 벌어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야 털가죽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털가죽이 있을 수 없는 거북이는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