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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중국판 ‘양치기 소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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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중국판 ‘양치기 소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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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양치기 소년과 늑대’와 닮은꼴인 이야기가 있다. 중국 고사에 나오는 이야기다.

춘추전국시대 때 제나라가 송나라를 침략했다. 침략 소식은 곧바로 송나라 임금에게 보고되었다.

송나라 임금은 부하를 급히 파견했다. 제나라 침략군이 어디까지 왔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부하가 돌아와서 보고했다.

“이미 바짝 다가왔습니다. 백성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송나라 임금은 벼락같이 화를 냈다. 그 자리에서 부하의 목을 쳐버렸다.

송나라 임금은 다른 부하를 파견했다. 부하는 돌아와서 똑같은 보고를 했다.

“이미 바짝 다가왔습니다. 백성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송나라 임금은 그 부하의 목도 쳐버렸다.

송나라 임금은 이렇게 3명의 목을 베어버렸다. 그리고 또 다른 부하를 파견했다.

부하는 제나라 침략군이 있는 곳을 정탐했다. 제나라 침략군은 과연 바짝 다가와 있었다. 목이 달아난 부하들의 얘기는 사실이었다.

위험했다. 하지만 자기 목이 더 위험했다. 사실대로 보고했다가는 목이 달아날 것이 뻔했다.

부하는 자신의 형을 찾아가서 의논했다. 곧이곧대로 보고하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충고였다. 부하는 돌아와서 임금에게 보고했다.

“제나라 군사는 애당초 있지도 않았습니다. 천하가 태평합니다. 앞서 보냈던 부하들의 보고는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송나라 임금은 기뻐하며, 푸짐한 상을 내렸다. 그 사이에 제나라 침략군은 송나라의 수도까지 접근하고 있었다.

허위보고를 한 부하는 어떻게 했을까. 재빨리 임금이 내린 재물을 챙겨 가지고 다른 나라로 도망쳐버렸다. 그리고 잘살았다.

덜떨어진 임금에, 못된 신하였다. 임금이 아첨을 좋아하면 신하는 당연히 간신이 되는 법이라고 했다.

서양에서는 양치기 소년 때문에 양이 잡아먹히지만, 동양에서는 나라가 기울고 있었다. 나라가 끝장나면 임금과 관리들은 재산을 싸들고 다른 나라로 튈 수도 있다. 그럴 재간이 없어서 남아 있는 백성만 고달파질 뿐이다.

미국의 어떤 30대 직장인이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여러 차례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직장폐쇄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해고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래서 뒤져본 중국판 양치기 소년 이야기다.

이 직장인의 ‘코로나 거짓말’ 때문에 회사는 부랴부랴 사업장을 소독하기 위해 폐쇄하고, 다른 직원들에게는 유급휴가를 줬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장사를 하지 못해 매출 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다. 거짓말을 친 장본인은 해고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운전 시비로 시민을 때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까지 폭행한 20대가 “코로나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있다. 이 거짓말 때문에 조사를 받은 경찰서와 파출소 사무실이 폐쇄되고 경찰관 등이 격리되기도 했다고 한다. 코로나 거짓말은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