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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로 ‘위기 돌파’ 나서는 제주항공, 날개 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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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로 ‘위기 돌파’ 나서는 제주항공, 날개 펼까?

400억 지원받은 제주항공, 유증+정부 지원 등 2000억 이상 수혈 예상
대규모 자금 유입에 숨통 트일 듯…하반기 업황·이스타항공 인수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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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제주항공이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사진=제주항공]
저비용항공사(LCC)의 맏형인 제주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유동성 위기 극복의 일환으로 1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유상증자와 정부 지원 등의 대규모 신규 자금 유입을 통해 전환점을 마련하게 될지 주목된다.

22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주당 발행가 1만4000원에 보통주 1214만 주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유상증자 대금 1700억 원 중 1022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686억 원은 채무 상환에 쓴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7월 14일부터 15일 이틀간 유상증자를 진행, 7월 말까지 유상증자 일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유상증자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애경그룹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제주항공의 최대주주로 지분 56.94%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제주특별자치도는 7.75%, AKIS는 1.74%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 발생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대주주인 AK홀딩스가 1000억 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AK홀딩스 등 특수관계인 자금 여력이 제주항공 유상증자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류재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제주항공 유상증자와 관련 “증자 흥행과 이후 정부의 추가 지원 여부가 중요한데, 업황과 실적 전망을 감안 할 때 실권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제주항공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에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400억 원을 지원받았고,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로부터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받게 된다. 유상증자 흥행 성공과 정부 지원 등을 전제로 제주항공은 대략 2000억 원 이상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하반기다.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불확실성 가중에 따른 업황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신규 자금으로 당장의 체력 회복은 가능하겠지만 여객 매출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또다시 한계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연말 추가 자금 조달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에 매출액 2281억 원, 영업손실 638억 원, 당기순손실 995억 원을 기록한 상태다. 코로나19의 본격적인 영향권이 반영되는 시점이 2월 이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2분기 실적도 1분기와 비슷하거나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1분기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이 680억 원으로 단기 금융상품 포함하면 1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매월 고정 비용으로 300~400억 원가량 소진돼 2분기 말에는 현금이 바닥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분기 제주항공의 국제선 수송 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87.6% 감소하고 전체 매출액도 73.1% 줄어든 84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행 제한이 지속될 경우 올해 말에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인수 변수도 제주항공을 압박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번 1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인수와 선을 긋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 노력으로 이스타인수 자금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이 3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직원들의 급여도 수개월째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 갈등마저 표출된 상태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간 해외 결합 심사까지 완료 이후 정부가 1500억∼2000억 원을 지원키로 했지만 제주항공이 ‘선행조건 충족’ 이유를 들며 잔금 지급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일각에선 제주항공이 유동성 부족 상황에서 자칫 이스타항공 인수로 동반부실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산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545억 원에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수합병을 승인했다. 계약금 115억 원을 지급한 제주항공은 현재 잔금 430억 원을 남겨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이 유입이 현실화한다면 위기에 놓인 제주항공은 당분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하반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항공업계의 자구노력과 동시에 정부의 공격적인 지원이 수반돼야 위기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