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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아내를 19년 동안 두들겨 팬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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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아내를 19년 동안 두들겨 팬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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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어떤 농부가 ‘명절날’ 새 몇 마리를 잡아왔다. 아내에게 주면서 말했다.

“티티새 수컷이니 맛있게 요리해봐.”

아내가 새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이건 수컷이 아니라 암컷이네.”

남편이 짜증을 냈다.

“무슨 소리야. 수컷이야.”

아내가 우겼다.

“틀림없이 암컷이라고.”

남편이 눈을 부릅떴다.

“내가 수컷이라고 했으면 수컷이야.”

아내도 지지 않았다.

“당신이 뭐라고 해도 이건 암컷이 분명해.”

결국 남편은 아내를 두들겨 패고 말았다. 그래도 아내는 암컷이라고 우겼다.

1년이 지나 다시 ‘명절날’이 되었다. 아내는 1년 전의 말다툼을 끄집어냈다.

“1년 전에 당신이 잡아온 티티새는 틀림없이 암컷이었어. 그런데도 아니라며 나를 두들겨 팼지?”

남편은 여전했다.

“아니야, 수컷이었어.”

말다툼이 1년 만에 또 시작되었다. 남편은 결국 아내를 1년 만에 다시 두들겨 패게 되었다.

농부와 아내는 해마다 ‘명절날’이 되면 말다툼을 되풀이했다. 그때마다 남편은 아내를 때렸다.

논쟁은 19년이나 계속되었다가 끝났다. 아내가 사망했기 때문이다. 아내는 19년 동안이나 남편에게 얻어맞은 것이다.

서양 사람들이 가끔 사용한다는 ‘티티새 논쟁’ 우화다. 별것도 아닌데 두고두고 말다툼을 벌이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티티새는 백설조(百舌鳥)라고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가을에서 봄까지 떼를 지어 다닌다고 한다.

21일 ‘부부의 날’에 돌이켜보는 서양 사람들의 ‘아내 때리기 이야기’다.

물론 ‘우화’일 뿐이다. 요즘에도 이런 덜떨어진 남편이 있다면, ‘당장 이혼’은 물론이고 쇠고랑을 차야 할 것이다.

21일을 ‘법정 기념일’인 부부의 날로 만든 취지는 아주 좋았다. 갈수록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가족도 해체되는 등 사회문제로 이어지는 현실을 감안,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되새기자는 것이다.

‘매년 5월 21일’로 정한 까닭은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렇지만, 서민들에게 부부의 날은 껄끄러운 날이다. ‘쥐꼬리 수입’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0월 현재 월급쟁이 가운데 33.2%가 월 200만 원도 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월평균 임금 100만 원 미만인 경우가 10.1%, 100만~200만 원 미만이 23.1%였다.

그나마 ‘쥐꼬리 월급’도 받지 못하는 월급쟁이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지난달 취업자는 47만6000명이나 감소, 21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고 했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사상 최대인 9933억 원이나 되었다.

이런데 부부의 날이 아기자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부부에게 부부의 날은 아마도 “깜빡 잊은 척하고 슬그머니 넘어가는 날”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