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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19 위기 그리고 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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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19 위기 그리고 기회(1)

고영경 교수(Ph.D. in finance, Senior Research Fellow, Sunway University Business School)

목차


[1편] 1. 일상생활용품 & 주방용품
2. 대용량 선호 쇼핑
3. 식료품 & 전자상거래(Ecommerce)
4. 음식 배달 & 전자 결제

[2편] 1. 장갑
2. 콘돔 제조업
3. 코로나19 이후 경제전망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코로나바이러스 펜데믹을 겪으며 글로벌 경제가 충격에 빠졌다. 말레이시아 역시 이 타격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말레이시아가 국경을 닫고 이동제한조치(Movement Control Order, 이후 MCO)가 발표되면서 식품과 에너지, 통신, 은행, 보건 등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일체의 경제활동이 거의 중단된 상황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산업의 생산과 유통업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어떠한 경제위기에서도 늘 그러하듯 기회를 맞이하는 분야가 있기 마련이다. 집 안에만 머물며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 2달여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달라졌다. 식료품과 각종 생활용품에 대한 수요와 소위 ‘방구석 콘텐츠’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구매 채널은 온라인과 TV 쇼핑,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이러한 변화가 비단 말레이시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MCO 기간 연장과 이슬람 금식 기간 라마단이 맞물리면서 소비행태의 변화가 보다 극대화된 측면이 있다. MCO 초기에는 위기상황에 대한 대비용 구매가 주를 이뤘다면 이후에는 외부 활동 금지로 인해 축적된 가계소득이 라마단 세일과 맞물려 일종의 ‘보복적 소비’가 일부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상생활용품 (Fast-moving consumer goods) & 주방용품

MCO가 발효되면서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사람들이 먹고 쓰는 일상생활용품 소비가 크게 늘었다. 먼저 주식인 쌀과 밀가루, 요리에 필수적인 쿠킹 오일과 설탕, 소금과 커리, 간장 등 소스와 각종 식품류 판매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MCO가 시작된 초기에는 보관기간이 긴 캔류 식품, 라면이나 냉동식품이 판매가 호조를 띄었다. 그러나 1차, 2차 이동제한 기간이 연장되면서 인스턴트 식품보다는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비중이 높아지는데다 라마단 영향을 받아 육류와 생선, 야채 등 신선식품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온 가족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장기화되면서 비누와 세제, 휴지 등 생활용품, 유아용품 수요도 폭발했다. 다만 화장품의 경우 외출을 하지 않으니 기초화장품 판매는 늘지만 색조화장품은 예년보다 크게 감소한 상태이다.

집밥이 일상화되면서 주방 관련 용품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리나 플라스틱 보관용기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역시 대량 세트 수요가 많다. 주방세제부터 욕실 세정제, 브러시 등 가정용 청소용품도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위생에 민감해진 만큼 손 세정제(800% 매출 증가)부터 클로락스 제품 수요가 늘어났다.

대용량 선호

말레이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가구당 평균 구성원 수는 4인이다. 소시에테 제네럴(Societe Generale)에 따르면 2018년 6월 추정치로 4~5인 가구 비율이 38%, 6인 이상 가구는 29% 달한다. 반면 1인 가구 비중은 7%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가구당 인원수가 많으므로 이동제한령 기간 동안 대량 포장된 제품을 선호하게 된다. 라면도 10개 묶음, 6개 묶음이 아니라 12개 포장 휴지를 더 많이 사들이고, 대용량 오일과 생수, 세제 등을 사들이고 있다.

이외에 속옷과 게임기, 온라인 학습을 위한 기기 구매도 증가 추세를 보인다. 특히 MCO 기간 중에 라마단이 시작되면서 영양제를 비롯해 다양한 상품의 판매가 호조를 띠고 있다.

식료품 쇼핑 (Grocery Shopping) & 전자상거래(Ecommerce)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이후에도 Aeon Big, Tesco, Cold Storage, Giant, KK Mart 등 대형ž 소형 마트 모두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온라인이나 TV 쇼핑을 통한 주문도 크게 증가했다. 정부도 외출보다 온라인 장보기를 장려하면서 가입자가 늘고 이용 빈도가 낮았던 고객들의 주문이 늘어났다. 예를 들어 Lalamove 신규가입자 수가 110% 증가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 온라인 장보기 및 전자상거래
eCommerce
Lazada, Shopee, Qoo10, Lalamove
Online Grocery
Mygroser, Happyfresh, Redtick, Pantry Express, Potboy, GrocerExpress, Grab Mart, BigBox Asia
Offline & Online
Jaya Grocer, Tesco, Mydin,
Fresh Seafood
My Seafood Mart, Fish Club, Fish for it, Fresh Seafood Malaysia, My Fishman
Organic Product
Signature Market, Everleaf, Organic Express, Organic4U, TMTM Farms, Homemade Neem Tumeric


말레이시아 디지털 협회(Malaysia Digital Association)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1월 대비 3월 셋째 주 트래픽 증가율은 Tesco online 450%에서 Jaya Grocer & HappyFresh 600% 이상 증가했다. 트래픽 과열로 일부 앱과 사이트에서는 주문 처리용량을 초과로 장애나 배송지연과 재고 부족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동제한이 1차, 2차 실행되는 기간 동안 그 기간이 연장되면서 온라인 이용자 수와 주문 증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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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과 모바일을 겸비한 TV 쇼핑 역시 수혜를 입었다.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케이블 사업자 Astro의 Go shop과 TV 네트워크 Media Prima의 Wow shop 모두 MCO 기간 동안 기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원래 가입자만 시청이 가능했던 Astro는 MCO 발표를 기점으로 홈쇼핑 포함 모두 22개의 채널을 열어 비가입자들도 무료 시청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닐슨(Nielsen)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시청자의 1일 평균 TV 시청시간은 7시간 7분(4월 12일 기준)으로 MCO 시행 이전인 1월 말 대비 27% 증가했다. 또한 일일 평균 시청자 수도 350만 명에서 444만 명(4월 12일 기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동 및 유통채널 선택이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TV쇼핑의 시청자 수와 시청 시간의 증가는 시청자들이 소비자로서 구매 의사를 결정짓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음식배달 & 전자결제

이동제한 기간 중에 가장 성장한 분야는 푸드 딜리버리 서비스이다. 말레이시아인들에게 외식이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였으나 MCO가 시행되면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대신 배달 음식을 애용하고 있다. 음식 배달앱의 주문량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최소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어서 언택트(untact) 혹은 제로 컨택트(zero-contact) 그리고 캐쉬리스(Cashless) 등온라인 결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와 음식 배달까지 활성화되면서 각종 디지털 결제와 전자지갑 이용도 크게 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음식배달 및 전자결제
Food Delivery
GrabFood, FoodPanda, HonestBee GoGet, Dahmakan, Mammam, RunningMan, DeliverEat, Cooked, Epic Fit Meals Co, The Naked LunchBox, PappaDelivery,
Digital Payment/E-Wallet
Boost, GrabPay, Lazada Wallet, Touch’n Go, Vcash, WeChat Pay, MaybankPay, Razer Pay, BigPay, Setel, Aeon Wallet, AliPay,


말레이시아 음식배달: 이용자 증가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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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O 기간이 길어지면서 배달인력의 부족으로 대기시간은 늘어나고 소비자들의 위생·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그랩을 비롯한 일부 딜리버리 서비스에서는 소비자들이 주문을 하고 직접 찾아가는 ‘self-pickup’, 일명 따파우(Tapau) 옵션을 내놓았으며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MCO 조치가 완화되고 있지만 라마단 이후 연휴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커머스와 TV 쇼핑 그리고 식료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패턴은 상반기 내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타격을 받은 패션업계나 쇼핑몰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할인행사가 이어지면 보복적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그러나 보복적 소비는 일시적인 현상이지 하반기 소비시장을 이끌 수는 없다. 2020년 하반기 말레이시아 경제의 회복탄력성은 MCO의 종결 시점과 정부의 경제부양정책 효과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