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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똑같은 전산장애에도 투자자 피해 논란…천재냐 인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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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똑같은 전산장애에도 투자자 피해 논란…천재냐 인재냐

키움증권이 전산장애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키움증권이 전산장애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DB
초유의 유가 마이너스 사태로 증권사가 전산장애로 몸살을 앓았다. 마이너스 유가는 증권사에게 공통으로 발생했으나 증권사의 대처에 따라 투자자 피해가 규모가 엇갈리며 위험관리를 제대로 못한 키움증권에 대해 천재보다 인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마이너스 유가에 증권사 HTS 전산장애 속출


22일 업계에 따르면 21일 새벽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증권사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에서 전산장애로 한때 거래가 중단됐다.

사상 처음으로 원유선물가격이 마이너스로 폭락하며 HTS에서 마이너스가 된 것을 인식하지 못하며 전산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앞서 2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305.97% 폭락한 배럴당 마이너스 37.63달러에 장을 마쳤다.

5월물 만기를 하루 앞두고 6월물로 갈아타는 롤오버(Rollover)에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폭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투자자들이 청산을 시도했지만 마이너스 입력이 안됐으며, 5월물을 팔고 6월물을 매수하지 못했다.

원유가격 폭락에 고객 계좌의 평가액이 증거금보다 낮아지며 증권사들이 마진콜(추가 증거금)을 요구했다. 이는 포지션을 강제청산하는 캐시콜로 확대됐다. 캐시콜(cash call)은 보통 마진콜을 받은 고객이 정해진 시간까지 추가 증거금을 예탁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투자자의 미결제약정을 임의로 반대매매해 처분하는 것을 뜻한다.

눈에 띄는 사실은 유가 마이너스라는 공통요인에도 증권사별로 투자자가 받은 충격이 달랐다는 점이다.

가장 후폭풍이 거센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당시 새벽 4시께 키움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해외선물옵션 거래가 마이너스값을 인식하지 못하면서 매매가 강제로 중단됐다.

매매중단된 상품은 거래가 중지된 상품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미니 크루드 오일 선물이다. 원유선물 투자자들은 HTS 매매중단으로 6월물로 월물교체(롤오버)를 하지 못했고 결국 캐시콜을 당하며 투자금을 몽땅 날렸다.

이와 다른 경우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은 똑같이 마이너스 유가요인이 발생했으나 빠른 대처로 투자자의 피해가 크지 않은 케이스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실 유가는 음수값이 나올 수 없는데, 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새벽 3시에 오류를 발견했으며 즉시 조치를 취했다”며 “새벽 5시 이전까지 1-2시간 정도가 거래가 안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벽 3시에 롤오버하는 과정에서 우리뿐아니라 전체 증권사의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견이 됐다”며 “고객별로 손해가 났는지 확인해줄 수 없으나 빨리 조치가 되서 큰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빠른 대처, 사전청산 등 위험관리로 여타 증권사 전산장애 피해 크지 않아


마이너스 유가요인이 전산장애가 발생했으나 사전 포지션 청산으로 투자자 피해가 없는 증권사도 많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등의 경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의 투자자에게 만기일 등을 고지해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청산(매도)하며 투자자들의 피해가 없었다.

예를 들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앞선 21일에 “최근 미니 크루드 선물/옵션 가격의 변동성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다”며 “미니 크루드 가격이 0불이 되기 전에 보유한 미결제 포지션 청산을 권유한다”고 사전위험을 고지했다.

시장에서 똑같은 상황에서 키움증권 고객이 피해가 큰 원인에 대해 위험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너스 유가는 증권사에 공통으로 발생했으나 유독 키움증권 투자자의 피해가 컸다”며 “앞선 전산장애에도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고 있는데, 전산장애에 대응하는 위험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키움증권은 HTS 오류에 따른 투자자들의 피해 규모는 50계좌에서 약 10억 원 규모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금융감독원에 손실보상 민원을 접수하고 키움증권에 소송도 준비중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전체가 아니라 미니 오일 크루드의 상품만 매매가 안됐다”며 “당시 새벽 만기에 청산이 안된 포지션이 강제청산이 됐으며, 그전에 가격이 하락해서 반대매매가 나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