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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LH 사장 취임 1주년, 성과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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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LH 사장 취임 1주년, 성과와 과제는?

3기 신도시 조성, 신도시모델 해외수출, 도시재생 사업 순항은 '성과'
공공택지 민간건설사 매각 중단, 분양원가 공개, 수익 개선은 '과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변창흠 사장(오른쪽)이 2019년 11월 27일 인천 송도에서 모하메드 바수키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 장관(왼쪽)과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협력방안을 협의하기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LH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변창흠 사장(오른쪽)이 2019년 11월 27일 인천 송도에서 모하메드 바수키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 장관(왼쪽)과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협력방안을 협의하기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LH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오는 29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4월 취임식에서 변 사장의 경영포부 한마디는 ▲주거복지 로드맵 ▲3기 신도시 건설 ▲도시재생 뉴딜 등 문재인 정부의 주거정책 과제를 차질없이 수행하겠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LH가 의욕을 갖고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신도시 해외수출 등 신성장동력 사업을 적극 발굴해 육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LH호의 키를 잡은 변창흠 선장의 '1년 간 항해'를 바라보는 시선은 현재 3기 신도시, 신도시 해외 진출 부문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이다.

변 사장은 취임 이후 조직개편을 단행해 ▲신도시사업부문 ▲신도시광역교통개선단 ▲지역균형재생처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를 토대로 취임 1년 동안 3기 신도시 사업을 순조롭게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3기 신도시 사업은 지난 2018년 12월 정부의 발표 이후 주민설명회 무산, 주민 반대집회 등 일부 지역주민과 기존 1·2기 신도시 주민의 반발을 샀지만, 현재 5곳 중 4곳의 지구지정이 완료됐고, 이 가운데 3곳은 도시개발 마스터플랜까지 확정지었다.

남양주왕숙, 하남교산, 인천계양지구는 최근 '3기 신도시 기본구상 및 입체적 도시공간계획' 당선작이 발표됐고, 올해 말까지 지구계획이 마련될 예정이다.

경기 고양시 일산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샀던 고양창릉지구는 지난달 지구지정을 마치고, 상반기 중 도시기본구상을 위한 설계공모에 들어갈 계획이다. 부천대장지구도 상반기 중 지구지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변창흠 사장은 베드타운(대도시의 위성도시) 전락, 교통난 가중 같은 이전 신도시의 후유증에서 비롯된 우려들을 불식시키는 데도 힘썼다.

변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와 올해 1월 신년사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3기 신도시는 교통 인프라를 먼저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고, 일자리, 주거, 교통이 어우러진 자족도시로 조성할 계획임을 누차 강조해 왔다.

변 사장은 자신의 전문 분야인 주거복지와 도시재생사업도 착실히 진척시키고 있다.

세종대 행정학 교수 출신인 변 사장은 지난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뒤 '희망서울 정책자문단'에서 활동한 '서울형 도시재생' 전문가이다. 이같은 전문 경력을 인정받아 2009년 LH 통합 출범 이후 첫 학자 출신 겸 첫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출신의 LH 사장 자리에 올랐다.

LH는 지난해 국민·영구·행복주택 등 총 10만 3171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신규 공급했고, 특히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를 위한 공급가구 수를 전년대비 1만 6000가구 늘린 7만 4644가구로 늘렸다.

이달 7일 서울시와 함께 세운상가 일대에 소상공인을 위한 공공임대상가 100개소와 청년창업지원시설을 조성하는 '상생지식산업센터' 건립 계획을 확정지었다.

변 사장은 지난 1년간 신남방국가와 신북방국가를 포함한 해외 사업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보였다.

변 사장은 지난해 8월 베트남에서 '흥이엔성 경제협력 산업단지 예비 시행약정서'와 '하노이 코비 사회주택 사업협력 합의각서'를 체결한데 이어, 같은해 9월 미얀마 양곤에서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을 가졌다.

같은해 11월 한-아세안 정상회의 기간에는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 장관과 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 프로젝트를 논의했으며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또 같은해 12월 러시아 극동지역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한-러 경제협력 산업단지 예비시행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LH는 지난 2월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선정한 '2020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서 공공부문 건설공기업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진보 성향의 학자 출신인 변 사장이 기대만큼 LH의 공공성을 강화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LH는 민간건설사의 폭리를 막기 위해 공공택지를 민간건설사에 매각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조치가 필요하지만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변 사장이 당초 기대만큼 LH의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반대로 공공임대주택 사업 확대나 경기부양을 위한 예산 확대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변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LH는 올해 공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총 20조 5000억 원의 공사·용역사업을 발주할 계획이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최대한 조기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LH가 민생당((당시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LH 임대주택사업은 임대수익보다 노후화 등에 따른 임대관리비용이 더 커 총 9848억 원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지난 2016년 영업이익 3조 1757억 원을 기록했으나, 2017년 3조 1억 원, 2018년 2조 6136억 원으로 조금씩 감소해 왔다.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부채비율은 2018년 282.94%로 2014년 408.67% 이래 꾸준히 개선돼 왔지만 여전히 200%를 넘고 있다.

LH 관계자는 "공공임대주택 등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LH 재정 건전성과 균형을 맞춰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LH 등 공기관이 토지수용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택지를 LH가 독점개발하지 않고 민간건설사에 일부 매각하는 것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상생 차원에서 필요하다"며 "원가공개 역시 하도급업체 등 관련업체의 영업비밀 노출 우려가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