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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사우디 국부펀드의 유럽 석유메이저 주식 매입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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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사우디 국부펀드의 유럽 석유메이저 주식 매입 '미스터리'

폭락시장서 토털·쉘 등 사들인 후 주가 급등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토탈, 로열 더치 쉘 등 유럽 석유메이저 주식들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토탈, 로열 더치 쉘 등 유럽 석유메이저 주식들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유럽 석유메이저 주식들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이 과연 올바른 투자인지 미스테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리얼머니가 9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지난달 중반 브렌트유 가격이 50% 넘게 폭락하던 시기 유럽 석유메이저 주가는 60~80% 폭등했다. 지난달 중반 사우디 국부펀드가 유럽 석유 메이저 주식들을 대량으로 매입한 덕분이다.
여기서 음모론도 피어난다.

유가가 폭락한 배경이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급감이기는 하지만 지난달 사우디가 러시아와 석유전쟁을 선언하며 하루에 300만 배럴을 추가로 시장에 쏟아내겠다고 공언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였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디 국부펀드가 주식매입을 모두 끝낸 뒤인 4월 3일 사우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대규모 감산 계획을 발표한 뒤 석유 메이저 주가가 더 뛰었던 점을 감안하면 유가 추락을 통해 석유 메이저 주식을 떨어트리고 헐값에 인수한 뒤 다시 주가를 띄우는 작전을 펼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올 수밖에 없게 됐다.

당시 상황을 시간 순으로 들여다보면 그림이 더 명확해진다.

사우디는 3월 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의 감산합의가 결렬되자 하루 300만배럴 증산을 공언했고, 이 때문에 유가는 50% 더 폭락했다.

이미 코로나19로 국제유가가 25% 하락한 상태에서 50% 추가 폭락한 것이다.

그러나 3월 18일 유럽 석유 메이저 주식들은 상승하기 시작했고, 평균 70% 폭등했다. 그 배후에는 사우디 국부펀드의 매수가 있었음이 언론을 통해 최근에야 확인됐다.
2주 뒤인 4월 3일 사우디는 석유 가격전쟁은 끝났으며 유가 안정을 위해 약 14% 감산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고, 유가는 40% 폭등했다.

그러나 지금 석유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지는 의문이라고 리얼머니는 지적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이제 곧 발표되기 시작할 1분기 석유메이저들의 실적이 최소 30~40% 순익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석유 메이저들은 손익분기점 유가가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55달러 안팎이다. 유가가 이 수준은 돼야 지출, 현금, 배당 등에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록다운 확산으로 국제 석유수요가 한 순간에 하루 2500만~3000만배럴 사라졌고, 석유 업체들은 지출을 계획했던 것보다 20~30% 줄이고 있다. 2014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석유 메이저들은 지출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 배당을 잠정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OPEC와 러시아가 하루 1000만배럴 감산에 합의했다고는 하지만 수요 감소폭을 상쇄하기에는 크게 부족하고, 하루 1000만~1500만배럴이 여전히 남아돌게 된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경기가 급속히 회복되면 유가가 뛰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먼 얘기이다.

석유 메이저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음모론까지 불거지게 만드는 사우디 국부펀드의 유럽 석유메이저 주식 매입은 특히 20배가 넘는 주가수익비율(P/E)을 감수하고 이뤄진 것이어서 그 논리의 타당성에 더욱 의문을 갖게 한다고 리얼머니는 지적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미국 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