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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미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빈부격차 다시 부각…이민자, 흑인 중산층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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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미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빈부격차 다시 부각…이민자, 흑인 중산층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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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적이 사라진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광장.

불과 3주 전 미국 수도 워싱턴의 교외 메릴랜드주의 고급 주택가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 라 페름(La Ferme)의 웨이터였던 미구엘 로드리게스(Miguel Rodriguez)는 삶을 즐기고 있었다. 미국 경제는 호조를 보였고 그의 살림살이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모든 것은 변해 버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유행에 의한 주 규모의 봉쇄에 수반해, 로드리게스가 20년 근무해 온 가게는 폐점을 피할 수 없게 되었으며, 다른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를 하고 있던 아내마저 직업을 잃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미국에서는 순식간에 수백만 명의 노동자가 수입을 잃고 빈곤에 빠졌다. 이 위기로 인해 드러난 것은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에서 갈수록 벌어지는 심각한 빈부격차다.

미국의 싱크탱크 외교협의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에드워드 올든(Edward Alden)은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계층은 저축이 거의 없는 가운데 저소득 가정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2008년 금융위기를 딛고 일어선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엄청난 타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의하면, 실질 임금은 경제위기 후 8년 걸려 회복했지만, 저소득 노동자 사이에서도 증가하게 된 것은 최근 2년 정도이다. 지난해 일부 주가 최저임금을 인상하면서 20년 만에 임금 인상 속도가 가장 빨라졌다. 하지만 “이번 위기에 의해 실업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임금 인상의 효과가 사라져 버렸다”라고 지적한다.

3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취업자는 전달보다 70만1,000명 줄어 10여 년간 지속됐던 증가세가 멈췄다. 실업률은 지난 45년 만에 최고인 4.4%에 달했다. 3월 마지막 2주 동안 1,000만 명에 가까운 근로자가 실업보험을 신청했다.

미국은 사회적 안전망이 부족하고, 저축률은 약 8%로 극단적으로 낮다. 영국 거점의 민간 조사 컨설팅업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Gregory Daco)는 갑작스러운 실업은 서비스 부문의 저소득층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 빈곤층 저축은 거의 없다

1983년 엘살바도르에서 이주해온 로드리게스는 갑자기 처음으로 실업보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실업보험의 급부액은 로드리게스의 수입의 대부분을 지지하고 있던 팁을 고려하지 않고 정해지기 때문에 3명의 아이를 길러 갈 수 있을지 불안하다. 그는 “다소의 저금은 있지만 버틸 수 있는 것은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AFP에 말했다.

로드리게스뿐만이 아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은 예상치 못한 경제적 타격에 대처할 긴급한 때를 위한 저축을 갖고 있지 않다. 저소득 가구가 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 4분의 3은 긴급한 상황에 대비할 저축이 없다.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야말로 거의 가진 게 없다고 다코는 지적한다. 더구나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경제 정체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아메리칸대학(American University) 브래들리 하디(Bradley Hardy) 교수는 고용과 임금에 대한 영향은 최소 2021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미국의 많은 가정은 저축률이 낮은 반면 부채가 많아 지금 불고 있는 경제적 역풍을 이겨내기 위한 필요한 대비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 특히 걱정되는 흑인 중산층

올든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이 “이번에도 많은 미국인의 취약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소득층은 안쓰러울 정도로 은퇴에 대한 대비가 없어 많은 미국인은 70대, 80대가 돼도 계속 일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에 의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사람 중 은퇴 후를 대비한 저축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불과 22%이며, 게다가 계획이 있었다고 해도 그 중앙치는 3만5,000 달러(약 4,245만5,000 원) 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디는 이어 이번 불황은 일견 부유해 보이는 가정까지 포함해 모든 소득층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흑인 중산층 가정에 미치는 영향이 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씨는 주택융자와 자동차 대출을 안고 있지만, 어떻게든 적극적으로 일하려고 하고 있다. 이 위기가 사라지면 경제는 더 좋아질 것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