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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미국서 “트럼프 오판이 코로나19 감염 확산 대재앙 비극 불렀다” 비판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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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미국서 “트럼프 오판이 코로나19 감염 확산 대재앙 비극 불렀다” 비판 여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감염병 전문가 앤서니 파우치 박사의 회견을 불편한 기색으로 쳐다보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감염병 전문가 앤서니 파우치 박사의 회견을 불편한 기색으로 쳐다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의 대유행으로 대 타격을 받고 있는 뉴욕주나 시에 대해서 적의가 가득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연방정부에 인공호흡기와 마스크 부족을 호소해 온 뉴욕에 대해 “왜 그렇게 많은 의료물자가 필요하냐”고 물으며 “이는 일부 병원이 싹쓸이하고 있음이 틀림없다”고 비난했다.

병원을 고발 했지만 트럼프는 증거를 내놓지 않았고 병원 이름도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에 비판적인 인사들은 정권의 혼란스러운 위기 대응에 비판이 쏟아지면서 책임 추궁의 칼끝이 자신에게 향하지 않도록 별도의 범인을 만들려는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의 상투적인 책임회피 수단이라는 것이다.

일부 의료 종사자와 일부 병원이 인공호흡기 등 의료품을 사재기하고 있다고 트럼프는 지난 3월 29일 기업 간부들과의 회의 후 백악관 기자 회견에서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공호흡기 사용 계획이 없는 병원은 당장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빌 더블라지오 시장(모두 민주당)은 트럼프에게 격렬하게 논쟁을 벌였다.

⬛ “마스크 수요 급증 이상” 문제 제기

마스크에 대해서도 뉴욕시 등에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한 것은 이상하다고 트럼프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보도진에게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조사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인공호흡기 등 매우 중요한 물자를 많은 주가 저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인정하지 않는 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필요한 마스크가 점점 늘어나 10장, 20장에서 3만 장, 30만 장이 되는 걸까. 아무리 비상시라고 해도 이상한 이야기”라고 트럼프는 물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 마스크 어디 갔지? 부정하게 빼돌리는 거 아니야? 일주일에 1만 장 있어야 한다는 얘기에서 왜 30만 장이 돼? 그런 일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부작용 우려되는 미승인 약 실험 지시도

쿠오모는 한 달 전쯤 주내의 병원에서 의료물자가 도둑맞았다고 밝혔다. 그것이 의도에 반하여 트럼프에게 공격 재료를 주었을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쿠오모는 “여러 대가 반출됐다는 수준이 아니라 의료물자가 실제로 도둑맞았다는 얘기”라고 3월 6일 기자 회견에서 밝혔다. 그리고 “나는 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마스크와 의료기기, 방호복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물자의 사재기나 수요증가에 관한 트럼프의 의문에 대해 정례회견에서 코멘트를 요구받은 쿠오모는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비난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트럼프는 이 건 외에도 주 정부가 요구하는 수만 대의 인공호흡기를 수배하기보다는 잠재적 치료약으로 기대되는 항 말라리아약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 혼합약을 시험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 약은 아직 임상시험 단계에서 유망하지만 심각한 부작용도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4월 5일 기자 회견에서 트럼프는 연방정부가 이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2,900만 정을 샀다고 발표하면서 “효과가 없을 수도 있지만, 있을 수도 있다. 가격이 싸 잃을 것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코로나대책팀 조언자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적일 가능성이 낮다고 말한 바 있다. 기자가 파우치를 지목해 그 사실을 물어보려 하자 트럼프가 대답을 못 하게 가로막으며 “그 건에 대해서는 몇 번이나 대답했다”라고 강변했다.

국가적 위기 속에서 트럼프의 오락가락 발언은 갈수록 수위를 더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많은 미국 일반 시민의 목숨이 걸려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