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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박사방’ 조주빈의 형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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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박사방’ 조주빈의 형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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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조주빈. 사진=뉴시스
‘레미제라블 시대’의 프랑스 청년 장 발장은 빵 한 덩어리를 슬쩍한 죄로 19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다. 탈옥을 시도하다가 형량이 늘어나면서 세상 구경을 다시 하게 된 것은 46세였다. 당시로서는 늘그막에 접어든 나이였다.

‘성희롱’의 경우는 어땠을까. 장 발장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장기간 투옥된 ‘과거사’가 있었다.

1786년 봄이었다. 페리에라는 젊은 ‘귀족’이 오페라 극장에서 어떤 여성을 발견했다. 아름답고 우아한 여성이었다.

페리에는 그 미모에 빠져서 휘파람을 불며 ‘작전’을 걸었다. 오늘날 용어로 ‘성희롱’이었다.

그러나 실수였다. 그 여성은 다름 아닌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였다. 페리에는 감히 나라의 왕비를 희롱했던 것이다.

페리에는 곧바로 템플 형무소에 수감되었다. 명색이 ‘귀족’인데도 재판 절차조차 거의 없었다.
페리에가 갇혀 있는 동안 세상은 급변하고 있었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고 앙투아네트는 단두대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폴레옹 시대’가 흘러가고 있었다.

페리에는 나폴레옹 황제가 엘바섬에 유배된 1814년이 되어서야 석방되는가 싶었다. 새 정부의 관리가 묵은 서류를 정리하다가 페리에가 28년 동안이나 감옥에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덕분에 페리에는 어렵게 석방 수속을 밟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나폴레옹이 엘바섬을 탈출하고 있었다. 그 바람에 석방 절차는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감옥살이를 더 할 수밖에 없었다.

페리에가 햇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1836년이었다. 젊은 혈기에 ‘휘파람’ 잘못 불었다가 정확하게 50년을 감옥에서 보낸 것이다. ‘성희롱죄=징역 50년’이었다. 그 사이에 22살의 팔팔했던 청년 페리에는 72살 할아버지로 오그라들었다는 이야기다.

‘박사방’ 조주빈의 형량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보도다. 조주빈이 받는 혐의 중 형량이 가장 높은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과 강간이 인정될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기징역이 아닌 유기징역을 받는다고 해도 최대 형량이 45년에 이를 수 있을 전망이라고 한다.

더구나 동정을 받을 여지도 좁다. 조주빈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청원에 이어 담당 판사까지 교체하라는 여론의 압력이 대단했다. 여론이 엄벌을 원하고 있는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조주빈의 나이는 25세라고 했다. 만약에 45년 동안 감옥살이를 한다면 조주빈은 70세의 늙은이다.

그래서 50년 동안 투옥되었던 프랑스 청년의 형량이 떠오르는 것이다. 젊었을 때의 잘못이 인생 내지 일생을 깡그리 망쳐먹을 수 있는 법이라고 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