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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4월’ 맞은 정유업계, ‘숨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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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4월’ 맞은 정유업계, ‘숨넘어 간다’

수요급감·유가하락…정유사, 역마진에 가동률 낮춰·급여 반납까지도
사우디·러시아 감산 합의 가능성에 유가 반짝 반등…불확실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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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러시아와 사우디간 감산 합의 가능성에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20달러 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국내 전 산업이 생존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정유업계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당장 정유업계의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마이너스(-)1달러 선까지 추락했지만 반등의 기회는 조처럼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 국가를 뒤덮은 코로나19가 동남아시아까지 강타하면서 글로벌 수요 감소폭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산유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급 경쟁 불확실성에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여전하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 침체기를 보낸 정유사들은 코로나19 장기화 조짐에 이제는 생존까지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난해 평균 배럴당 45~40달러 수준이던 국제 유가는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20달러대로 폭락했다. 지난달 31일에는 WTI가 20.09달러로 마감되는 등 2002년 이후 18년 만에 최저 수순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3일 업계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러시아와 사우디간 감산 합의 가능성에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20달러 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24.67%(5.01달러)뛰어오른 배럴당 25.3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 일시 35%까지 치솟기도 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5.20 달러 상승한 29.4 달러에 마감됐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유락 추락 행진에 제동이 걸린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러시아’ 간 합의 예상과 감산 발언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 지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이들 두 나라가 “수일 내로 유가 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할 것으로 믿는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또 사우디와 러시아가 ‘1000~1500만 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수요 급감과 산유국간 증산 경쟁이 완전 해소까지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유가 급락세는 4월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우디와 러시아간 감산 합의가 성사될지도 미지수인 데다 사우디의 증산이 미국 셰일오일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000~1,500만 배럴은 전 세계 일일 공급량의 10~15%에 해당하는 수준이어서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만으로는 단기간에 유가 하락세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국제 유가 하락세에 더해 가장 큰 문제는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한 정유사의 정제마진 회복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통상 정유사들은 수익지표인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3~4달러로 보고 있다.

3월 정제마진은 둘째 주 배럴당 3.7 달러를 기록한 이후 연속 마이너스 행진으로, 넷째 주 –1.1 달러까지 떨어졌다.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본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선 국내 정유업계 1분기 영업손실이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정유회사들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유설비의 특성상 가동 중단은 불가능해 가동률 조정 이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울산 정제공장 가동률을 지난달부터 15%가량 낮췄고, 현대오일뱅크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90%로 낮춰 운영하고 있다. 또 현대오일뱅크는 임원 급여 20% 반납키로 하는 등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다. 게다가 에쓰오일은 최근 글로벌 장기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상태다.

당장 4월 석유제품 소비 증가도 불투명한 데다 항공사들의 운항 중단이 언제 재개될지 가늠하기 힘들어 정유사들의 경영난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관세 납기 연장을 신청한 정유업체에 대해 납기 유예를 2개월간 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업계는 관세 유예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기 상황이 이어진다면 정유사 공장 가동률을 지금보다 더 낮추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어 자력으로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의 추가적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